불닭 신화의 주인공인 김정수 슬롯사이트사이트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을 처음 만났던 2023년. 슬롯사이트사이트은 1조 원 클럽을 눈앞 고지에 두며 주변의 축하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불과 2년이 흐른 2025년. 슬롯사이트사이트은 이제 2조 클럽을 목전에 둘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

"경영자로서 Next Level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삼양식품그룹) 부회장이 2023년 10월 슬롯사이트사이트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당시 삼양은 창사 이래 첫 매출 1조 원 돌파를 앞두고 업계의 찬사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의 눈에 즐거운 축하 파티보다 더 크게 비친 것은 슬롯사이트사이트의 다음 성장 로드맵이었다. 공급망 확대, 제품군 다변화, 조직 혁신, 신사업 진출 등 '앞으로 할 일'이 산적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 2년 뒤인 2025년 5월.과연 슬롯사이트사이트이 스스로 내건 과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되돌아봤다. 진정한 무기를 연마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는지, 아니면 구호에 머무른 비전으로 끝났는지를 짚어보기 위해서다.

슬롯사이트사이트의 성장세는 당장 매출 변화만 봐도 가채점이 가능해진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슬롯사이트사이트의 매출은 1조 7300억 원, 영업이익은 3442억 원이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액이 70% 급등한 모습이다. 영업이익은 창사 62년 만에 처음으로 3000억 원대를 돌파했다.

해가 바뀐 올해는 그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5290억 원, 영업이익은 134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67% 증가한 수치다. 특히 1분기 해외 매출의 경우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 늘어난 4240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 성과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총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기존 70%에서 80%로 늘었다. 글로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 40년 만에 해외 생산 기지도 새로 마련하기로 했다. 해외 공장을 세울 곳은 다름 아닌 중국. 중국은 슬롯사이트사이트의 최대 수출국으로 최근 몇 년간 높은 제품 수요를 보이는 시장이다. 중국 생산법인은 중국 자싱시 내의 식품산업단지에 자리 잡아 오는 2027년 1월 완공될 예정이다.

그동안 슬롯사이트사이트은 국내에서 제품을 전량 생산해 해외에 조달하는 형식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해외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자 결국 해외 현지 생산을 결정한 것이다. 2023년 김 부회장이 "인기를 실감하지만 부담도 더해진다"며 "수요를 못 따라가는 공급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별도로 1년여의 공사 끝에 6개의 생산 설비로 구축된 밀양 2공장도 올해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일찌감치 진출에 나선 영미권 반응은 더 뜨거워졌다. 미국 전역의 월마트 입점을 완료한 슬롯사이트사이트은 불닭 라면과 불닭 소스가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올 1분기 기준 9100만 달러(약 127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62% 신장세를 보인 셈이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유럽법인도 권역 내 대표적인 대형마트인 알버트하인 입점에 성공하며 1분기 매출 600만 유로(약 250억 원)를 기록했다.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은 슬롯사이트사이트은 현지 맞춤 브랜드 출시에도 잰걸음이다. 지난해 말 태국을 시작으로 일본, 말레이시아에 글로벌 브랜드 '맵(MEP)'을 공식 론칭했다. 맵은 슬롯사이트사이트이 2023년 국내에서 선보인 국물 라면 브랜드 '맵탱'의 해외 맞춤 버전이다. 각 현지인의 입맛을 고려해 국가마다 맛을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슬롯사이트사이트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그동안 불닭을 계기로 해외 고객이 한국 라면 맛에 관심을 가졌다면 앞으로는 현지화한 라면으로 해외 제품과 경쟁해 우위를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이 오르니 기업 주가는 그야말로 '고공행진'이다. 2023년 당시 "주당 20만 원만 넘어도 더 바랄 게 없겠다"라던 김 회장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슬롯사이트사이트의 주가는 주당 118만 원(5월 18일 종가 기준)에 안착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업이 빠른 속도로 몸집이 커지니 자연스럽게 조직 내부에도 변화가 이어졌다. 불닭을 만들어낸 김 부회장은 지난 4월 지주사인 슬롯사이트사이트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지난 2023년 8월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다만 사내이사로 남아 이사회엔 참여한다. 기존 슬롯사이트사이트식품 대표이사직도 계속 유지한다.

바통을 이어받은 새 대표는 장석훈 슬롯사이트사이트식품 경영지원본부장이다.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지난 2023년부터 슬롯사이트사이트식품의 살림살이를 책임져 왔다. 슬롯사이트사이트은 재무 전문가를 통한 전문 경영체제로 재편하면서 재무적 전략으로 성장 기회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외부 인재 영입도 잇따른다. 20년 동안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몸담아 온 박용재 슬롯사이트사이트라운드스퀘어 전략2실장의 합류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슬롯사이트사이트으로 이직한 박 실장은 2004년 아모레퍼시픽에서 뷰티 신사업을 주로 맡아온 인물이다. 슬롯사이트사이트은 박 실장의 영입을 통해 김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슬롯사이트사이트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상무)이 주력하고 있는 헬스케어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초에는 '삼성맨'도 불러들였다. 조직 개편을 통해 신성장브랜드본부를 신설하고 삼성전자 출신의 김선영 본부장이 사령탑을 맡았다. 신성장브랜드본부는 불닭을 제외한 슬롯사이트사이트의 전 브랜드를 총괄하는 부서로 신규 브랜드 발굴부터 제품 마케팅 관리를 전반적으로 이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본부장의 영입은 김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본부장은 앞서 2003년부터 약 20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 대부분 생활가전사업부 안에서 가전 브랜딩 기획과 전반적인 마케팅을 맡았다. 김 본부장의 전문성을 감안하면 슬롯사이트사이트에서도 새로운 브랜드 출시를 견인할 중책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통해 불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앞서 김 부회장이 예고한 슬롯사이트사이트의 신사업 분야는 불닭의 '기세'와 비교하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오너 3세인 전 상무가 전적으로 키를 잡고 있는 슬롯사이트사이트의 신사업은 크게 헬스케어로 집약할 수 있다. 1961년 슬롯사이트사이트식품 설립 당시 전중윤 창업주이자 슬롯사이트사이트 명예회장이 국민들의 배고픔을 걱정한 창업 정신을, 이제는 소비자 건강을 걱정하는 웰니스(Wellness)로 풀어내겠다는 뜻이다.

2023년 9월 전 상무는 비전선포식에서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 하고 언제 앓을지 모를 질병을 예방하고 싶어 한다"며 "식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넘어 소비자 삶을 즐겁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슬롯사이트사이트은 지난해 슬롯사이트사이트스퀘어랩을 신설하고 노화연구센터와 디지털헬스센터를 각각 마련했다. 마이크로바이옴과 천연물 연구를 개발해 항노화 식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바이오 기업 인수 또는 외부 기술 유치 대신에 내부 연구 인력으로 바이오 부문을 차츰 키워가겠다는 계획이다.

김정수 부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헬스케어 컴퍼니라는 새로운 가치를 개척해 나가는 여정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욱 강하고 유연한 조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개발에도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슬롯사이트사이트은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를 새롭게 단장했다. 앞서 2023년 3월 잭앤펄스는 식물 기반 단백질 음료인 '프로틴 드롭'단일 제품으로 출발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미온적인 시장 반응으로 일찌감치 재정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잭앤펄스는 주력 카테고리를 건강기능식품과 맞춤 영양 컨설팅으로 확장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슬롯사이트사이트이 추진하고 있는 웰니스(wellness)센터와의 시너지 가능성이다. 웰니스센터는 강원도 대관령에 위치한 슬롯사이트사이트목장의 운영사인 슬롯사이트사이트라운드힐이 물밑에서 공들이고 있는 종합 건강 관리 플랫폼이다. 600만 평 규모의 아시아 최대 유기 낙농장은 웰니스센터를 주축으로 지역 랜드마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관광 숙박시설까지 더해 리조트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슬롯사이트사이트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대관령이라는 특수한 자연 경관 탓에 당장 리조트 사업을 추진하기엔 현실적으로 제약이 크다"면서도 "머물며 건강을 관리한다는 웰니스센터의 콘셉트를 고려하면 숙박시설 마련도 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슬롯사이트사이트은 올해 들어 미생물 연구기업 헬스바이옴이 근력 개선을 위해 개발한 건기식 'HB05P'를 국내에서 독점 판매한다. 최근엔 건기식 판로 확보를 위해서 약국 채널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