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룸에서 만난 사람] 이유정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
호주제가 없어진 지 20년. 이제 장자승계도 쉽지 않다.배우자, 딸이 슬롯사이트 꽁머니권을 응시한다. 20대 로펌의 첫 여성 CEO이자,젠더법 학자인 이유정 대표변호사는 변화의 조짐을 느낀다.
문상덕 기자mosadu@fortunekorea.co.kr사진강태훈

●이유정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1991년 사시(33회) 합격, 1994년 서울북부지검 검사로 임용. 2년 뒤 변호사로 전직했다. 헌법과 행정, 슬롯사이트 꽁머니법률 분야 전문가로, 인하대 로스쿨 교수, 민변 슬롯사이트 꽁머니인권위원회 위원장,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등을 맡았다. 2003년 호주제 폐지를 위한 법무부 가족법 개정위원회에 참여했고, ‘인혁당 재건위’ 사건 재심을 맡아 무죄 판결을 이끌어 냈다.2010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과 ‘법무법인 원’을 설립했고, 지난해 업무집행대표를 맡았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한정후견,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혼소송 등을 맡았다.
#2016년 8월, 서울가정법원은 신격호 당시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을 개시한다고 알렸다.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가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고, 법원이 받아들인 것. 이후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불복해 항고와 재항고를 했지만, 대법원은 기각했다.
#2019년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타계했다. 조원태·현아·현민 3남매는 선대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가졌다. 법정상속비율에 따른 것. 이듬해 1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사모펀드 등과 손잡고 슬롯사이트 꽁머니권에 도전했다. “슬롯사이트 꽁머니 위기”를 이유로 전문슬롯사이트 꽁머니인 도입 등을 주장했다.
#2020년 8월,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타계한 뒤 배우자 송영숙 회장은 선대 회장의 한미사이언스(지주사) 지분의 30%를 상속받았다. 임종윤·주현·종훈 3남매는 15%씩 받았다. 이후 모녀와 형제가 슬롯사이트 꽁머니권 분쟁을 벌인 끝에 2025년 2월 모녀가 슬롯사이트 꽁머니권을 확보했다.
#2023년 2월,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배우자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연수 자매는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재산 분할 협의 당시 유언장이 있는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았다고 모녀 측은 주장한다.법정상속비율을 적용하면 구 회장의 ㈜LG 지분은 크게 준다.
슬롯사이트 꽁머니권 분쟁이 갈수록 잦다. 지난해는 역대 최다였다. 2024년 한 해 동안 기업이 슬롯사이트 꽁머니권 분쟁 과정에서 공시한 ‘소송 등의 제기·신청’(슬롯사이트 꽁머니권 분쟁 소송)은 88개사 313건이었다. 2023년엔 93개사 267건이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빈도만큼 양상도 바뀌었다. 새로운 목소리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여성 배우자와 딸의 것. 상속재산을 나눌 때 법정상속비율(자녀는 균등하게, 배우자는 50% 가산)을 따르고, 때로는 슬롯사이트 꽁머니권에 도전한다. 어머니의 지지가 장자의 슬롯사이트 꽁머니권을 결정하고, 때론 어머니가 직접 슬롯사이트 꽁머니에 나선다.
장자승계는 과거 호주제(※박스기사 참조)와 문화적인 궤를 같이 한다. 호주제는 장남을 호주로 봤다. 그리고 장남 중심으로 가족의 재산을 처분하는 게 당연했다. 이유정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는 “(최근 사건들을 보면서) ‘여성이 슬롯사이트 꽁머니에 관여하면서 의견을 내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변호사는 2005년 호주제 폐지 과정에 깊게 관여했다.
이 대표변호사의 입지는 독특하다. 가정과 기업 사이에 있다. 젠더법학을 연구한 학자이면서, 동시에 로펌의 슬롯사이트 꽁머니을 맡고 있다. 특히 법무법인 원은 오너일가의 굵직한 가사 사건을 여럿 맡아 왔다.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 소송부터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한정후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등을 다뤘다.
그는 변호사이면서 활동가이기도 하다. 법이 부당하면 논리를 만들고 판례를 만든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남들이 안 하는 데서 일을 저지르는 사람”으로 설명했다. 대표인 지금도 그렇다. 그는 “조직과 함께 뭔가 바꿔가는 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여성의 슬롯사이트 꽁머니 참여가 느는 지금을 그대로 기뻐하지 않는다. “(지분의) 균등 분할은 한 기업의 레거시, 슬롯사이트 꽁머니 철학을 승계하도록 할 때 바람직한 접근은 아니”라는 것.
기업승계가 지분의 상속 이상이 돼야 한다고 이 대표변호사는 말한다.
![2020년 1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 유가족들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콘서트홀에서 엄수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6/48472_41717_1125.png)
Q 남매간 분쟁, 배우자의 슬롯사이트 꽁머니 참여가 눈에 띕니다.
호주제가 폐지된 지 20년입니다. 법이 바뀌면서 그간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크게 바뀌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과거에는 승계 문제에서 배우자나 딸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을 거예요. 그런데 이제 장자라는 지위보다 개인의 능력이 중요해졌어요. 기회가 늘면서 슬롯사이트 꽁머니의 능력도 과거보다 좋아졌을 것이고요.
Q다만 좋은 의도로 시작된 변화가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분을 균등하게 나눠 가지면, 슬롯사이트 꽁머니권은 취약해지니까요.
저는 여성이 적극적으로 슬롯사이트 꽁머니에 참여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현상, 장자 승계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기업 문화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업 승계는 상속재산을 분할하는 것 이상으로, 기업의 슬롯사이트 꽁머니,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상속을 둘러싼 분쟁으로 기업 슬롯사이트 꽁머니이 어려움에 처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슬롯사이트 꽁머니을 승계하면서 소유와 슬롯사이트 꽁머니을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들이 지분을 소유하지만 전문슬롯사이트 꽁머니인에게 슬롯사이트 꽁머니을 맡기거나, 지주회사는 가족들 소유로 하고 자회사에서 실질적인 슬롯사이트 꽁머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주주간 협약을 통해 가족들이 주주간 협약을 체결해서 슬롯사이트 꽁머니 일선에 관여하는 것은 자제하고, 주주로서 약속한 권한만 행사할 수 있도록 합의하는 방식 등입니다.
Q 해외에선 기업승계에 재단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공익법인이 보유할 수 있는 지분은 20%가 최대치예요. 의결권 행사는 10%만큼만 가능합니다. 기업을 지배할 수 있는 정도의 지분을 확보할 수 없어요. 실제론 상속세 감면 때문에 공익법인 기부를 하죠. 혹은 정말 공익법인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 싶을 수도 있고요. 공익법인을 설립하고, 친족 등 자신이 믿을 만한 사람을 이사로 참여시킬 수 있어요.
만약 공익법인을 설립할 생각이 있다면, 생전에 증여를 하거나 공익법인을 설립해서 실제로 의미있는 사업을 하는 방식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후에 유증을 하는 경우에는 세금 부담도 더 크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으니까요.
Q 최근 오너들은 자녀 승계에 신중한 모습을 보입니다. 최태원 회장, 이재용 회장이 자녀 승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었습니다.
지금 나이가 60대인 오너들은 위 세대와 다르다고 생각해요. 고학력이 많고, 유학도 많이 다녀오셨어요. ‘많이 모아서 자식에게 물려줘야 하겠다’라기보다 ‘내가 잘 즐기다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시니어도 이제 세대가 갈리는 거죠. 새로운 시니어들은 기업승계에서도 다른 시도를 할 것이라고 봐요. 삼성, SK가 중요한 모델이 될 것 같아요.
Q 전문슬롯사이트 꽁머니인 체제가 답일까요?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어떤 방식으로든 남겨놓는 구조를 만들지 않을까요? 그건 사람의 본성이니까요. 전문슬롯사이트 꽁머니인이 오더라도 영향력을 지키는 방법. 결국 기업의 가치와 철학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저 슬롯사이트 꽁머니을 잘한다고 해서 전문슬롯사이트 꽁머니인에게 맡겼는데, 창업자가 생각한 방향과 다를 수 있거든요. 기업 고유의 철학을 찾고, 그걸 승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겁니다.

당장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가치관이 분명하다면,그 조직은 오래간다고 저는 생각해요.
Q 원은 오너일가의 가사 사건을 많이 맡았습니다. 2012년삼성가 상속 사건이 그랬죠.
그 사건은 대형 로펌 2곳과 함께 했어요. 제가 사건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원에서는 정무적인 조언을 주로 했다고 해요. 언론 대응이나 판결 전망, 그리고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법리적으로만 판단할 수 없거든요. 원은 정무적 조언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을 들어요.
(※삼성가 상속 사건2012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장남인 이맹희(CJ그룹 명예회장) 등이 삼남인 이건희를 상대로 낸 상속재산 인도청구소송. 이건희가 선대회장의 차명주식을 단독으로 상속한 점을 문제 삼아 자신들의 상속분을 요구했다. 재벌가 차명재산이 일반에 알려진 사건이었다.)
Q 신격호 회장의 한정후견에는 참여했어요.
성년후견 사건으로는 전례가 없었죠. 구성원을 봤을 때, 그리고 저희가 해온 공적 역할을 봤을 때 법원에서 ‘이곳에 맡기면 차질 없이 하겠다’고 판단했을 거예요. 변호사가 나쁜 마음을 먹고 ‘한쪽 자녀 편을 들어서 친해져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저희도 공공기관이다 싶을 정도로 신중했어요. 나중에 법원에서도 고마워했어요. 차질 없이 잘해줘서 고맙다고요.
롯데 사건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그때 절차와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특히 어느 쪽에도 말이 새나가지 않게 보안을 철저히 했어요. 앞으로 후견 사건이 더 많아질 거예요. 그러면 법원 감독을 잘 받으면서 사감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필요해질 겁니다. 가장 중요한 전문성은 신뢰예요. 재산을 나누는 일인데, 믿지 못하면 맡길 수 없겠죠.
Q 오너일가 분쟁을 보면 의아합니다. ‘상속재산이 저렇게 많은데, 왜 미리 정리를 안 했을까?’
유언장을 쓰는 분들은 매우 적습니다. 언젠가 늙고 병들고 죽어간다 하더라도 미리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있으니까요, 누구나 죽음은 멀리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삶과 늘 가까이 있는데도요. 유언장은 한번 작성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죽기 전까지 재산이나 가족관계의 변화가 계속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유언장을 갱신하라고 조언합니다.
Q 연구자 이유정과 대표변호사 이유정. 두 정체성이 기업승계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승계는 기업의 일이면서, 또 가정 내의 일이니까요.
개인 이유정은 연구자보단 활동가에 가까운 것 같아요. 연구자와 대표 중에선 대표의 성격이 강한 것 같아요. 연구자는 홀로, 대표는 조직 속에서 일을 벌이는 사람이잖아요. 저는 조직과 함께 뭔가를 바꿔가는 일을 좋아합니다. 비즈니스를 잘한다고 하기엔(웃음). 변호사로서 전형적인 길을 걷지는 않았어요. 학교에도 있었고, 젠더법학을 전공하기도 했고.
Q ‘상법을 전공했으면…’ 이런 생각을 하시나요?
파트너 변호사님들이 갖고 있는 지향성이 반드시 돈은 아니었어요. 법률가로서 원칙을 지키면서,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데에 동의하시는 분들입니다. 물론 일상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건 매우 중요해요. 다만 그 이상의 무엇인가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요. 좋은 공동체, 사회적 기여에 대한 공감대. 그래서 저 같은 캐릭터가 리더십을 갖도록 용인해 주셨다고 생각해요.
이런 모습이 우리 사회가 로펌에 기대하는 모습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회에 옳고 그른 게 있고,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법률가들이 있다. 당장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가치관이 분명하다면, 그 조직은 오래간다고 저는 생각해요.
Q 돈 버는 일과 가치를 좇는 일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가치 있는 건 당장 가치가 있으니까 돈을 지불하는 것이고, 미래에 가치 있는 건 투자해서 준비하는 것이죠. 대표님과 원의 궤적을 보면, 그렇게 투자한 것들이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2년 만에 검사를 관두고 개업했어요. 1995년이었습니다. 그 당시 검찰이 12·12사태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어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라고 했죠. 저는 그때 서울북부지검에 있었는데, 화난 대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졌어요. 출근하니 건물 1층이 까맣게 그슬려 있었죠. 그런데 다른 분들이 직장이 탔다고 학생들을 비난하고 있어요. 그 모습을 보고 ‘내가 이곳을 10년 다닐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관예우가 뭔지도 모를 때 개업했으니, 작은 사건을 많이 맡았어요. 수임료가 없어서 어떤 분은 김치를 담가 주셨어요.
그때는 또 슬롯사이트 꽁머니 변호사가 많지 않을 때라서 슬롯사이트 꽁머니 의뢰인이 많이 왔습니다. 성매매, 성폭력 피해 슬롯사이트 꽁머니분들. 그런데 피해자들은 있는데, 이분들을 변호할 수 있는 논리도 없고, 판례도 없었어요. 예를 들어 과거에는 굉장히 강도 높은 폭행과 협박이 있어야만 강간죄가 성립했어요. 그런데 칼을 들지 않아도 강간으로 느끼는 상황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폭행과 협박의 범위를 넓히는 일들,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들을 동료 변호사들, 그리고 슬롯사이트 꽁머니단체와 했어요.
그러다가 이화여대에서 젠더법학을 공부했어요. 이대에서도 젠더법 전공은 제가 첫째, 둘째 정도였습니다. 그때는 ‘법슬롯사이트 꽁머니학’이라고 했어요. ‘법슬롯사이트 꽁머니학이 뭐냐, 법남성학은 없냐’는 소리를 들었는데, 젊은 마음에 택했죠. 법슬롯사이트 꽁머니학을 하다 보니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남들이 안 하던 젠더법학, 남들이 안 하던 과거사 사건을 맡았어요. 그렇게 개척했어요. 남들이 하던 걸 잘 쫓아가기보다는, 남들이 안 하는 데서 일을 저질러 온 것 같네요.
법이 규율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새로운 법을 만들 수도 있고, 새로운 논리, 판례를 만들어갈 수도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이 있습니다. 저희 로펌도 그런 변화를 이끌고 있고요.
Q 변호사로서 판례를 바꿔가는 즐거움이 있겠네요.
성매매 슬롯사이트 꽁머니들이 포주들에게 받는 선불금 사건에서 선불금이 불법원인 급여로 무효라는 판결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패소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결혼했다는 이유로 사직서 제출을 강요받은 슬롯사이트 꽁머니을 대리해서 결혼퇴직 무효를 다툰 사건도 있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 지원하는 단체화 함께 비동의간음죄 입법 운동이나 법원에서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너무 좁게 해석하는 판례를 바꾸기 위한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활동을 하면서 변호사로서 느끼는 즐거움과 보람이 있지요.
Q 아이로니컬합니다. 소외된 분들을 위해 한 활동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사회 최상단에 있는 슬롯사이트 꽁머니들이 더 기회를 갖고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됐습니다.
소외된 분들을 위해 싸우는 운동이 제도 변화를 이끌어 내면, 수혜는 위에서부터 받아요. 예를 들어 육아휴직으로 싸우면 대기업에 계신 분들부터 수혜를 받아요. ‘감정노동’이란 말이 나온 지 10여 년 됐는데, 그 개념이 정교화돼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논의가 커졌어요.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해서 노력을 가장 많이 하는 곳 역시 대기업이고요. 그러다 보면 소외된 분들에게 수혜가 안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사회는 이런 식으로 변해 갑니다.
2002년 노무현 후보는 호주제 폐지를 약속했다. 취임 첫해부터 개정에 착수했지만, 논란이 거셌다. 법무부에서 실무를 맡았는데, 법개정위원회가 열리는 날이면 갓 쓴 유림들이 “나라가 무너진다”며 시위를 벌였다. 법무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컸다.
호주제의 병폐는 분명했다. 이혼한 슬롯사이트 꽁머니은 자녀의 법정대리인이 될 수 없었다. 자녀는 여전히 남성 가장의 호적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2005년 헌법재판소는 호주제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 평등을 기초로 성립·유지되어야 한다’고 규정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가정이 해체된다’는 불안감은 여전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가족별, 개인별 신분등록제가 충돌했다. 가족별 제도는 장남이 아닌 사람도 가족의 기준인이 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상 호주제와 같은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개인별 제도는 개인을 기준으로 가족관계를 서술한다.
이유정 대표는 당시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는 “법무부에서 나온 분이 ‘본인은 가족끼리 대단히 친하다, 왜 가족을 해체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논의는 공전했다. 마지막 회의에 강금실 당시 장관이 배석했다. 현황을 듣던 강 장관은 이렇게 되물었다고 이 대표는 기억했다. “저는 가족이 없는 건가요?” 당시 강 장관은 자신의 언니, 그리고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 뒤 법무부는 개인별 등록제를 바탕으로 한 민법개정안을 냈다.
2005년 3월 민법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해 7월엔 대법원이 슬롯사이트 꽁머니도 종중 구성원으로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종중 재산을 나눌 때 슬롯사이트 꽁머니에게도 나눠야 한다는 것이었다.
호주제 폐지 20년. 이유정 대표는 “법이 변하면서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그간 바뀌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기업승계에서도 슬롯사이트 꽁머니 배우자와 자녀가 목소리를 내는 게 그 징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