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의 국내 산업계 '침공'이 이어지면서 여의도 정가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경기도 판교 인근에 위치한 무료 슬롯 사이트 사옥 모습. [사진=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6/48501_41758_2054.jpg)
중국 'IT 공룡'텐센트가 국내 게임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K-게임의 '대장주'중 하나로 꼽히는 넥슨을 약 20조 원에 인수를 전격 검토하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텐센트 홀딩스는 넥슨 그룹의 지주사인 NXC를 150억 달러(약 20조 3415억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인수 협상을 위해서 넥슨 창업주인 고(故) 김정주 회장의 유족 측과 물밑 접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넥슨이 이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지, 또 양측이 어떤 세부 조건을 내걸지는 아직 뚜렷하지 않은 실정이다.
텐센트가 넥슨을 노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9년 한 차례 넥슨 인수전에 참여하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실제 텐센트가 본입찰에는 참여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중국 자본의 한국 산업계 '침공'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2주 전에는 텐센트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2000억 원 규모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전량 취득한 바 있다. SM의 명실공히 2대 주주로 자리매김하면서 K-엔터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잇달아 한국 시장에 직접적으로 진출하면서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고객에게는 제품 가격이 만 원도 채 되지 않은 제품을 팔고, 입점사에는 입점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정책을 펼치면서 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갔다.
최근엔 알리페이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과 기술 제휴를 맺고 해외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경우 단순히 기술 협정을 넘어 앤트 그룹을 2대 주주로 두고 있다.
그러나 해외 기업이란 탓에 국내법을 위반해도 마땅한 제재가 어렵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는 별 규제 없이 한국에서 자유롭게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게 돼 있다. 반면 국내 게임사가 중국에 진출할 때는 판호(허가증) 외에도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해야 하는 등 여러 규제를 받고 있다.
알·테·쉬만 보더라도 쿠팡, G마켓 등 국내 e커머스 기업이 적용받는 국내 규제를비껴가면서 국내에서 입지를 빠르게 다졌다.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 직구 상품은 안전 인증(KC)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게 대표적이다.
이에 정치권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이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대규모 중국 자본이 온라인 플랫폼 업계뿐 아니라 자동차, 엔터 등 침식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머지않아 국내 금융 시장에도 침식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미 국내 간편결제 시스템에 김숙이 침투하고 있지 않나"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텐센트-넥슨 인수 건은 우리 상임이 소관 이슈인 만큼, 정권 이양 시기와 당의 내홍과는 별개로 상임위 차원에서 관련 긴급 회의를 열고구조조정 등 사후 이어질 이슈에 빠르게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고 밝혔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