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가 100조엔 규모의 기업 가치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10년 전 정부 통제 하에 있으며 적자에 시달리던 이 일본 반도체 기업은 현재 35조엔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2030년까지 100조엔 규모의 시장 가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전 메릴린치(Merrill Lynch) 은행가 출신인 시바타 히데토시(Hidetoshi Shibata) 사장의 해외 인수합병 전략이 있다. 51세의 시바타 사장은 취임 5년 차를 맞아 인도 시장 진출과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춘 마이크로컨트롤러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매출을 현재의 2배인 20조엔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기업 가치를 16조엔에서 17조엔 사이로 3배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르네사스의 이러한 목표는 최근 AI 열풍으로 인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도요타(Toyota), 혼다(Honda), 닛산(Nissan)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르네사스의 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르네사스는 NEC, 히타치(Hitachi), 미쓰비시 일렉트릭(Mitsubishi Electric)의 반도체 부문이 통합되어 2009년 설립되었으며, 당시 인텔(Intel)과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의 반도체 기업이었다.
그러나 일본 고객사들의 쇠퇴와 함께 르네사스의 위상도 흔들렸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주요 공장 피해로 자동차 기업들이 단일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르네사스는 경쟁사인 NXP 세미컨덕터스(NXP Semiconductors)에 밀리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는 르네사스의 행보가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슬롯 무료 사이트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