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슬롯 사이트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워싱턴DC 치안 강화 조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워싱턴=AP/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549_43018_227.jpg)
“워싱턴DC의 범죄와 유혈 사태가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며 미국 수도 워싱턴DC 경찰국을 통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지역 식당들이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고 있다. 연방정부가 시 경찰을 접수한 뒤, 예약 데이터에서 손님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OpenTable)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자치법(D.C. Home Rule Act)을 발동한 지난주 월요일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고, 화요일은 27%, 수요일은 31% 급감했다.
오픈테이블 집계에 따르면, 워싱턴은 미국 주요 도시 가운데 드물게 올 8월 들어 전년 대비 예약 건수가 감소한 곳이다. 경찰 장악 이전까지만 해도 D.C.는 11개월 연속 전년 대비 예약이 증가하고 있었다. 이번 8월의 하락세는 더욱 이례적인 이유다. 보통 8월은 의회 휴회와 막바지 휴가로 인해 워싱턴 식당업계가 가장 한산한 달이지만, 이번엔 그 폭이 유난히 컸다.
레스토랑협회 워싱턴 지부(RAMW)의 숀 타운센드 회장은 “매년 8월이면 예약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거리에 연방 요원과 군인들이 눈에 띄게 배치된 점도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본격화된 게 주 중반부터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때문인지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현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알 볼로(Osteria Al Volo)의 서버 아리엘 페레이라는 “손님이 줄어든 건 확실하다”며 “보통 만석이던 식당이 지금은 40%밖에 차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아이들이 개학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 건지, 경찰 장악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볼티모어 역시 같은 기간 예약 감소가 있었지만, 워싱턴보다 완만했다. 8월 17일 하루만 19% 감소했고, 나머지는 모두 10% 미만의 하락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는 지난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란히 앉은 자리에서 “언론은 ‘그가 독재자다, 장악하려 한다’고 하지만, 나는 단지 국민의 안전을 원할 뿐”이라며 “워싱턴에서 몇 년간 외식하지 않던 사람이 다시 식당에 나가고 있고, 최근 며칠간 식당은 오히려 꽉 찼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D.C.는 올해 들어 범죄율이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800명의 주방위군과 수백 명의 연방 요원을 배치했다. 이어 공화당 주지사들은 8월 16일 추가로 750명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300명이 체포됐으며, 워싱턴포스트는 그중 40% 이상이 불법 이민자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시민의 반발도 거세다. 수백 명이 거리로 나와 ‘적대적 장악’에 항의했고, 경찰이 도입한 청소년 통행금지(17세 이하 청소년의 특정 지역 집합 제한)에도 시위가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조치를 지지했다. 시민 순찰단체(COPE) 설립자인 리로이 소프는 NBC 워싱턴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경찰을 장악하는 건 필요하고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단체 소속 셰릴 왓슨도 “아이들이 통제를 벗어났다”며 동의했다.
반면 다른 주민들은 “거리가 기묘할 만큼 텅 비었다”며 “순찰대가 도는 모습이 불안하다”고 전했다. 전 D.C. 경찰 예비요원이자 현 조지타운 로스쿨 교수인 로사 브룩스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D.C.에 범죄 위기는 없다”며 “이건 경찰국가, 사실상 바나나 공화국식 경찰국가 상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