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슬롯이 정치 논란에 휩싸였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6/48739_42022_5247.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종료가 1년 이상 남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자를 조기에 지명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혼란과 정책 신뢰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은 “이런 ‘그림자 의장’(shadow chair) 지명은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뿐 아니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 반발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곧 파월 후임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며, 최근에는 “금리를 지금 수준에 두려는 사람은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찬성하는 인물을 지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탄탄한 흐름과 트럼프발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현재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통상적인 절차대로라면 후임 지명은 2026년 1월 전후에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훨씬 이른 시점에 ‘차기 의장’을 낙점해 시장 기대를 선제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블라인더 전 부의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두 명의 연준 수장이 동시에 존재하는 듯한 상황은 시장에 심각한 혼란을 줄 것”이라며 “둘이 같은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정책 일관성은 무너지고, 신뢰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장 전략가들도 우려를 더했다. 마이클 브라운 페퍼스톤 선임 전략가는 “정책 신호가 혼선에 빠지고,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달러와 미 국채에서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의도와는 달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오히려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전통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중시해 왔다. 의장과 이사들은 백악관이나 의회의 입법 정책에 언급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며, 동시에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독립된 정책 결정을 고수해 왔다.
블라인더는 또, 조기 지명된 후임자가 파월 의장과 다른 입장을 취할 경우 FOMC 구성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FOMC 위원 대부분은 파월 체제에서 임명됐기 때문에, 조기 지명된 후임자와 의견 충돌이 발생하면 조직 내부에서 ‘조용한 반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연준 내부에서는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임명한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우먼 이사는 “7월 기준금리 인하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파월 의장을 비롯한 다수 위원은 보다 많은 경제 지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그림자 의장’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연준 이사인 아드리아나 쿠글러의 임기가 2026년 초에 만료되므로, 실제 후임 지명은 2025년 10~11월에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 글 Jason Ma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