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을 일찍 샀더라면” “엔비디아 주식을 더 일찍 샀더라면” 하고 아쉬워한다. 하지만 아타리(Atari) 공동창업자 놀란 부슈넬처럼 ‘더 큰 기회’를 놓친 경우는 드물다. 스티브 잡스의 실리콘밸리 첫 상사였던 그는 과거 잡스로부터 “단돈 5만 달러에 애플 지분 3분의 1을 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

오늘날 애플은 3조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자랑한다. 아이폰은 10억 대 넘게 팔렸고, 맥(Mac) 사용자도 전 세계 1억 명을 넘어섰다. 만약 부슈넬이 그 제안을 수락했다면그의 몫은 지금 1조 달러에 달했을 것이다.

부슈넬은 1970년대 아타리에서 기술자이자 게임 디자이너로 일하던 잡스를 통해 그의 잠재력을 처음 목격했다. 잡스는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엔지니어였지만, 강한 리더십 성향 때문에 사내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부슈넬은 잡스를 주로 야간 근무에 배치했는데, 이때 워즈니악이 함께 와서 벽돌깨기 게임 ‘브레이크아웃’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부슈넬은 “잡스는 천재였지만 까다로운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늘 방 안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었고, 그걸 굳이 다 알려주곤 했다. 사회적으로는 그리 좋은 역학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는 후회하지 않았다. 2015년 ABC뉴스 인터뷰에서 부슈넬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5만 달러에 애플의 3분의 1을 살 수 있었지만 거절했다. 대신 멋진 가족과 좋은 아내가 있고, 내 삶은 만족스럽다. 내가 엄청난 부자가 됐다면 지금 같은 행복을 누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투자를 했다면 애플의 성공이 지금 같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 2013년 테크레이더 인터뷰에서는 “내가 잡스를 거절했기 때문에 그를 돈 밸런타인(Don Valentine)에게 소개했고, 이어 마이크 마쿨라(Mike Markkula)와 연결됐다. 그는 워즈니악과 잡스만큼이나 애플 성공의 주역이었다”고 말했다.

부슈넬만이 아니다. 억만장자가 될 기회를 놓친 유명 인사는 여럿 있다. 애플의 덜 알려진 공동창업자 로널드 웨인(Ronald Wayne) 역시 그 중 하나다.

웨인은 아타리에서 잡스와 함께 일했고, 애플 설립 초기 잡스와 워즈니악을 설득해 회사를 세우도록 도왔다. 계약서까지 작성해 본인에게는 10%, 잡스와 워즈니악에게는 각각 45%의 지분을 배분했다. 그러나 불과 2주 만에 그는 자신의 10% 지분을 800달러에 팔고, 회사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1500달러를 더 받았다. 오늘날 이 10% 지분은 750억~3000억 달러 가치가 될 수 있었다.

그는 2017년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터뷰에서 “잡스와 워즈니악은 가진 게 없었지만, 나는 집도 있었고 차도 있었으며 은행 계좌도 있었다. 만약 일이 틀어지면 내가 책임을 져야 했다”고 당시 결정을 설명했다.

유튜브 창업자 채드 헐리(Chad Hurley), 스티븐 첸(Steven Chen), 자웨드 카림(Jawed Karim)도 비슷한 사례다. 이들은 2006년 가을 유튜브를 구글에 16억 5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각각 수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받았지만, 오늘날 유튜브의 가치는 5500억 달러에 달한다. 당시에 매각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1000억 달러가 넘는 부를 손에 쥐었을 것이다.

/ 글 Emma Burleigh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