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346_42800_1146.jpg)
더 많은 권력은 더 많은 경쟁자를 끌어들인다. 그들은 당신의 고객, 핵심 인재, 시장 점유율을 노린다. 포춘은 반도체, 인공지능, 전기차, 금융, 에너지 등 5개 분야에서 가장 치열한 기업 간 경쟁 구도를 집중 조명했다. 이들 기존 강자와 신흥 주자 모두 강력하지만, 정상의 자리를 노리는 ‘다크호스’들 또한 결코 간과할 수 없다.
AI 반도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회사의 눈부신 성공을 잠시 음미해도 좋을 만하다. 생성형 AI 수요 급증에 힘입어 엔비디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가 되었으며, AI 훈련 및 실행에 필요한 특수 고성능 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황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AMD는 대안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으며, 여러 스타트업이 AI 추론 속도를 높이기 위한 맞춤형 칩을 앞세워 시장을 노리고 있다. 아직 엔비디아의 지배력에 큰 위협은 아니지만, 조용한 추격은 시작됐다.
리사 수 AMD CEO
AMD의 리사 수 CEO는 먼 친척인 젠슨 황과 성장 과정에서 만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가족 모임 같은 건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두 사람은 실리콘밸리 인근에 본사를 두고 직접 맞붙고 있다. 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대형 고객들을 확보하며 AMD를 ‘제2 공급처’로 만들고 있다.
전기차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대중에게 전기차를 보급한 일론 머스크는 최근 정치와 소셜미디어 이슈에 휘말리며 명성에 타격을 입었다. 테슬라는 2024년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이후 분기별 실적도 계속 줄고 있다. 머스크는 AI 기반 카메라 중심 자율주행 시스템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미래를 걸고 있지만, 경쟁사 웨이모(Waymo)나 BYD에 비해 기술이 뒤처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왕촨푸 BYD CEO
고(故) 찰리 멍거는 왕촨푸 BYD 창업자 겸 CEO를 “천재이자 근면한 인물”로 평가했다. BYD는 2023년 테슬라와 EV 판매 세계 1위를 놓고 경합하면서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빠른 충전 기술과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저렴한 가격 덕분에 BYD는 글로벌 EV 시장 점유율 20%를 확보했고, 배터리 부문에서도 세계 2위를 기록 중이다.
인공지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강력하면서도 논쟁적인 인물이다. 그가 이끄는 오픈AI는 주간 사용자 7억 8000만 명을 보유한 챗GPT를 앞세워 생산성 툴부터 전용 하드웨어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3월 소프트뱅크 주도로 약 3000억 달러 가치 평가를 받은 오픈AI는 올해 1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 다만 수십억 달러의 손실도 감수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올트먼의 급부상은 적도 많이 만들었다. 일론 머스크와는 이미 수년 전 갈라섰고, 최근에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메타는 오픈AI 직원을 고액 연봉으로 영입 중이다. 챗GPT는 구글 검색 지배력에도 위협이 되고 있고, 구글의 딥마인드와도 AI 모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트먼은 오픈AI에서 갈라져 나온 앤스로픽(Anthropic) 창업자들과도 앙금이 깊다. 이들은 올트먼의 리더십과 AI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회사를 떠났다.
금융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CEO로 20년 가까이 재임 중인 제이미 다이먼은 월스트리트의 대부로 통한다. 2024년 회사는 2789억 달러의 매출에 585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사모펀드의 도전에 대응해 JP모건도 자체 사모대출 부문을 키우고 있으며, 아폴로 등 경쟁자가 자사 인재를 빼가자 공개 경고를 날렸다.
마크 로완 아폴로 CEO
전직 기업변호사 출신인 마크 로완은 사모펀드 업계의 신흥 강자다. 2021년 아폴로의 CEO가 된 그는 사모대출 전략에 집중했다. 이 분야는 최근 5년간 시장 규모가 2조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아폴로는 2024년 4분기만 해도 14억 9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 전략은 전통 은행인 JP모간에게 점점 더 강한 위협이 되고 있다.
에너지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
셰일가스 붐에서 뒤처졌던 엑손모빌은 대런 우즈가 2017년 CEO에 오르며 재도약했다. 2020년 팬데믹 때 다우지수에서 탈락하고 시가총액이 한때 셰브런보다 낮아졌지만, 자본 규율과 M&A, 배당 중심 전략으로 다시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현재는 퍼미안 분지에서 셰일 생산 1위이고, 가이아나 해상 유전도 경쟁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마이크 워스 셰브런 CEO
1982년 엔지니어로 입사한 후 줄곧 셰브런에서 일한 마이크 워스는 2018년 CEO가 됐다. 한때 투자자들의 총애를 받았던 셰브런은 최근 다시 엑손의 추격을 받고 있다. 퍼미안 분지와 가이아나 유전, 심지어 리튬 채굴 사업까지 모든 분야에서 맞붙고 있다. 유럽의 BP·셸이 신재생에너지로 방향을 튼 사이, 엑손과 셰브런은 여전히 화석연료와 저탄소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프랑스 토탈에너지만이 재생에너지에 본격 ‘올인’하고 있다.
/ 글 Fortune Staff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