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OpenAI)는 최근 AI 업계에 두 건의 ‘폭탄급’ 발표를 했다. 차세대 언어모델 ‘GPT-5’를 공개했는데, 그보다 앞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강력한 AI 모델의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버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기습적으로 모델을 공개한 뒤 촉발된 중국발 AI 붐에 대한 대응이었다.

기업 가치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오픈AI의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전환은 이례적이다. 오픈웨이트(Open Weight) 모델은 개발자가 처음부터 재학습하지 않고도 특정 작업에 맞게 모델을 미세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오픈’이라는 이름과 달리, 오픈AI는 그간 폐쇄형 독점 모델을 내놓으며 내부 구조를 공개하지 않았고, 강력한 모델 접근에 요금을 부과해왔다.

항저우 기반의 딥시크는 이 전략에 정면 도전했다. 오픈AI·앤스로픽(Anthropic) 같은 서방 경쟁사에 필적하는 성능의 모델을 전 세계 개발자가 직접 써볼 수 있도록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로 공개했다. 이후 중국 AI 개발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대부분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모델을 발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고, 상당수는 고도화한 성능을 자랑했다.

딥시크의 등장 직후 흔들렸던 미국 기술주는 이후 반등했지만,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전환은 단기 현상이 아닐 수 있다. 지난 3월 샘 올트먼(Sam Altman) CEO는 “폐쇄형 전략을 고수한 것이 역사적으로 잘못된 선택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미국이 민주적 가치를 기반으로 만든 개방형 AI 스택 위에서 전 세계가 혁신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누구나 무료로 활용하고 널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모델 공개를 앞두고 올트먼이 한 말이다. 그의 발언은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뒤처질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다.

벤치마크(Benchmark) 총괄 파트너 빌 거리(Bill Gurley)는 7월 말 X(옛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동시에 쏟아지는 오픈 AI 모델과 기술 논문은 ‘아이디어 향연’이다. 집단 혁신의 속도는 단일 기업이 단독으로 낼 수 있는 성과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다. 전 세계 어디서든, 단일 독점 플레이어를 압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바이두(Baidu) CEO 리옌훙(Robin Li)은 자사 ERNIE 모델을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로 전환한 이유를 두고 “모델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면 사람들은 호기심에라도 써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때 중국 AI 선두였던 바이두는 알리바바(Alibaba), 딥시크에 뒤처지자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를 선택했다. 콰이쇼우(Kuaishou), 텐센트(Tencent) 역시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영상 생성 모델을 내놨고, 지푸(Zhipu) AI, 문샷(Moonshot) AI, 미니맥스(MiniMax) 등 ‘AI 타이거’로 불리는 기업도 최근 합류했다.

중국 기업은 비공개 전략 대신 개방이 더 많은 혁신과 확산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알리바바 경영진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큐원(Qwen) 모델이 기업과 스타트업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더 많이 쓰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딥시크 이후 중국 기업들은 소셜미디어, 자동차, 심지어 에어컨까지 자국 AI 모델을 탑재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그동안 ‘모방’ 이미지에 가려졌던 중국 기술력을 전 세계에 직접 증명하는 효과도 있다.

중국 상하이에 기반을 둔 AI 분석가이자 AI 프로엠(AI Proem) 설립자인 그레이스 샤오(Grace Shao)는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 AI 연구소가 압박을 느끼고 있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모델이 AI 개발을 민주화하는 역할이 점점 더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칩 설계 아키텍처 ‘리스크-파이브(RISC-V)’ 같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기술에도 적극적이다. 이는 ARM·인텔 x86 같은 독점 아키텍처의 대안 전략이다. 엔지니어 간 지식 공유를 촉진해 산업 성장을 가속화한다. 미국이 2022년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행하자,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서둘렀고 RISC-V 채택도 강화됐다. 이로 인해 미국 의회 일부에서는 미국인의 중국 RISC-V 개발 참여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조지타운대 헬렌 토너(Helen Toner) 전략국장은 “오픈AI나 앤스로픽, 구글처럼 업계 최전선에 있는 기업은 매우 가치 있는 자산을 갖고 있다”면서 “당연히 경쟁자에게 모델을 공짜로 내줄 이유가 없고, 폐쇄형 시스템에 프리미엄 요금을 매겨 판매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하지만 기술 최전선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후발주자라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모델을 내놓는 것이 자사 기술 수준을 과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호감도’를 높이고 상당한 소프트파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토너는 한때 오픈AI 이사회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이번 오픈AI의 결정은 미국 AI 산업이 드물게도 ‘추격자’ 위치에 선 순간을 보여준다.

/ 글 Nicholas Gordon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