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7/49022_42392_1341.jpg)
미국인의 반려동물 사랑은 곧 거대한 비즈니스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가정이 반려동물의 진료 및 의약품에 쓴 금액은 약 400억 달러. 사료·간식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지출 항목이다. 전체 반려동물 시장은 2027년까지 173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특히 수의 진료 부문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입양된 수백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노령기에 접어들며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리서치팀의 수석 애널리스트 커티스 네이글은 온라인 반려동물 유통업체 츄이(Chewy)의 전략을 분석하며 “회사가 완전히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츄이는 게임스톱 CEO이자 ‘밈 주식’으로 한때 화제를 모은 라이언 코헨이 만든 온라인 사료몰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시가총액 160억 달러 규모의 상장기업으로 성장했다. 고객 수는 2000만 명을 넘는다. 코헨은 2017년 츄이를 33억 5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그 과정에서 츄이는 미국 최대 온라인 반려동물 약국으로 자리잡았다. 연 매출 11억 달러, 시장점유율 7% 수준이다. 다만 현재 츄이 고객 중 약국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25%에 불과해 성장 여지가 크다. BofA는 침투율이 40%까지 오를 경우 약 7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고령 반려동물이 늘어나면서 의약품 수요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ASPCA)에 따르면 팬데믹 동안 입양된 반려동물은 2300만 마리에 달한다. BofA는 이 반려동물들이 이제 중장년에 접어들며 병원 방문, 약 처방, 전문 치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은 연평균 4%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6~2027년에는 더 큰 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츄이는 최근 수의병원(Chewy Vet Care, CVC)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미 11곳이 문을 열었고, 이들 병원은 구글에서 1000건 이상의 리뷰에서 평균 4.8점을 기록하고 있다. 고객들은 현대적 시설, 투명한 가격, 그리고 츄이의 온라인 플랫폼과의 매끄러운 연동을 강점으로 꼽았다. BofA에 따르면 경영진은 CVC의 고객 참여도와 신규 유입 모두 “예상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한 리뷰는 “츄이를 원래부터 좋아했는데 병원까지 운영하니 금상첨화”라고 평했다. 물론 가격이나 진단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어떤 고객은 “웰니스 방문에 이렇게 비싼 돈을 낸 적이 없다”고 했고, 다른 고객은 “항생제 대신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았다”고 지적했다.
BofA는 츄이의 병원 사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자본지출(CapEx)의 3분의 1을 성장 전략에 쓰고 있는 츄이는 그중 15%만 수의병원 확장에 투입하더라도 2030년까지 CVC 매출이 3억 350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BITDA 마진은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이는 현재 월가 추정치보다 4%포인트 더 높은 수준이다.
츄이는 현재 미국 전역에 17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80%에 하루 만에, 100%에 이틀 만에 배송이 가능하다. 약국 전용 물류망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향후 확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미국에는 3만 4000개 이상의 수의병원이 있으며, 시장은 여전히 분산돼 있다. KPMG에 따르면 병원의 30%는 사모펀드가, 20%는 기업이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50%는 대부분 독립 병원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마스 수의헬스(Mars Veterinary Health), 내셔널 베터리너리 어소시에이츠(NVA), SVP·MVP, 스라이브 펫 헬스케어(Thrive), 펫코(Petco) 등이 있다. 이들은 미국 내 지점 수가 300~2000개에 달한다. 츄이는 이제 막 시작한 셈이다.
BofA는 츄이의 수의 서비스 및 약국 확대 전략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 내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병원 확장과 약국 이용률 증가가 본격화되면, 츄이는 향후 10억 달러 이상의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 글 Nick Lichtenberg&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