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터레스트(Pinterest) CEO 빌 레디(Bill Ready)는 3년 전 월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단기적인 사용자 참여 지표보다 장기적인 사용자 웰빙을 우선시하겠다는 것. 이는 회사 주가 하락을 감수하겠다는 의미였다.
이 도박은 성공을 거뒀다. 현재 이플랫폼은 5억 7천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Z세대가 전체 사용자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크고,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는 사용자 층이 됐다.
핀터레스트의 주가는 레디가 2022년 6월 CEO로 취임한 이후 86% 상승했다. 다만 2021년 2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는 여전히 58% 하락한 상태다.
레디는 포춘(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긍정성에는 좋은 사업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선행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으며, 이는 단기와 장기의 문제다.”
가장 논란이 된 조치는 2023년에 있었다. 핀터레스트는 주요 플랫폼 중 최초로 16세 미만 사용자의 계정을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설정했다. 이는 어린 사용자들이 온라인상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막고 특정 소셜 기능을 제한하는 조치였다.
이 결정은 투자자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2023년 4월 14일부터 5월 5일 사이 주가는 26% 급락했다.
레디는 “우리가 이를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Z세대와의 관계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1년 후 우리는 거의 두 배로 성장했다. 이는 우리가 Z세대와 소통하는 핵심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레디의 다소 일반적인 통념에 반하는 접근 방식은 화면 시간을 최대화하는 대신, 사용자 건강에 초점을 맞추면 플랫폼이 번창할 수 있다는 그의 폭넓은 철학을 반영한다.
다른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가장 강한 반응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보여주도록 알고리즘을 최적화하는 것과 달리, 핀터레스트는 AI을 재설계했다. 사용자가 순간적으로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우선시하도록 한 것이다.
레디는 “과거 친구들이 올린 게시물을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것에서 AI가사용자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고리즘을 바꾸면서 소셜미디어를 독성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사용자가 자극적인 것을 더 오래 본다는 것을 알아냈다”며 “우리 기술 업계는 같은 자극적인 콘텐츠가 상위에 오르면서 시청 시간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핀터레스트의 알고리즘은 이제 레디가 말하는 “무의식적 선택이 아닌 의식적 선택”에 호소한다.
운전자들이 교통사고 현장을 보기 위해 속도를 늦추는 비유를 들며, 레디는 사람들이 충격적인 내용을 흘깃 볼 수는 있지만 실제로 더 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중에 '다른 것도 보고 싶으세요?'라고 물어보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니요, 끔찍했어요.'라고 대답한다.”
이 전략은 특히 Z세대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레디는 “Z세대 사용자에게 '왜 핀터레스트를 사용하나요?'라고 물어보면 두 가지 대답을 꼭 듣게 된다”고 말했다. “첫째는 '핀터레스트는 나를 잘 이해해요.'다. 하지만 다른 중요한 부분은 그들이 핀터레스트를 다른 온라인 공간에서 경험하는 독성에서 벗어난 오아시스로 여긴다는 것이다.”
“사용자의 장기적인 건강에 전념해야 한다는 말이 논란의 여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내가 증명하려는 것은 긍정성에도 좋은 사업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신속하게 개인정보 보호 설정을 넘어 청소년 중심 정책을 확대했다.
핀터레스트는 학령기 사용자들에게 수업 시간 동안 팝업 메시지를 보여주며 수업 후에 돌아오도록 권장한다. 물론 이 메시지는 무시하고 건너뛸 수 있다.
또한 대서양 양쪽의 정치인들 및 규제 기관들과 협력하며 휴대폰 없는 학교를 지지하고 있다.
레디는 처음에 투자자들의 불만을 사는 결정을 내릴 때 따르는 압박감을 인정한다.
그는 “확신과 용기를 가지고 '아니요, 이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끝까지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며 ’“지만 결과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핀터레스트에게 이러한 결과는 레디의 장기적 접근 방식을 입증했다.
이 플랫폼은 레디가 “소비자 앱 중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부르는 것을 달성했다. 즉, 젊은 사용자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함으로써 실제로 “연령대가 낮아지고”있으며, 이는 이전의 고령화 추세를 뒤집은 것이다.
광고 업계의 침체기 동안 회사의 성공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레디는 Z세대 사용자들에 대해 “내 생각은 우리가 대안을 제시하면 그들이 선택할 것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그것이 우리에게 효과가 있었다.”
글 Massimo Marioni, 편집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