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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브랜드, Z세대와 엇박자 내는 이유

Z세대가 ‘나만의 개성’과 ‘집단 내 소속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이 럭셔리의 마케팅 전략이 바뀌고 있다.

  • 슬롯사이트입력 2025.06.20 08:48
  • 기자명Eleanor Pringle & 김다린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고급 브랜드들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보다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문턱을 낮췄지만, 이제는 다시 고급스러움과 희소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모든 걸 공유하려는 Z세대 소비자들과 이 전략이 충돌하고 있다는 데 있다.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럭셔리 시장은 2024년 1조 7000억 달러(약 1조 5000억 유로) 규모였지만, 2025년 1분기 기준 전년 대비 3%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개인 소비재 부문은 2023년 3690억 유로에서 2024년 3640억 유로로 줄어들며, 팬데믹을 제외하면 15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약 5000만 명의 고객이 럭셔리 시장에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Z세대와 젊은 소비자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이는 고객 충성도 하락으로도 이어졌고, 브랜드 입장에선 관계 회복이 급선무로 떠오른 상황이다.

베인앤드컴퍼니의 클라우디아 다르피치오(Claudia D’Arpizio) 파트너는 “오랜 시간 브랜드들은 고객층 확대를 위해 스트리트웨어, 스니커즈, 뷰티 등 비교적 접근성 높은 제품을 전략적으로 활용했다”며 “하지만 이 전략은 오히려 과도한 대중화를 불러오면서 혁신 속도를 떨어뜨렸고, 결국 소비자로 하여금 ‘과연 이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가치 방정식(value equation)’, 즉 그들이 지불한 가격에 합당한 경험, 품질, 문화적 만족을 얻고 있는지를 둘러싼 고민을 시작했다. 이는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특히 Z세대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정체성과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카메라 없는 갈라 행사’나 ‘비밀스러운 백룸’은 옛말이 됐다. 지금은 럭셔리 제품이 등장한 지 몇 초 만에 '포유(FYP)' 피드에 올라가는 시대다.

다르피치오는 “이전 세대가 부나 성취를 과시했다면, 지금은 미적 감각, 삶의 질, 개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Z세대는 공유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면서도, 한편으론 집단의 기준에 부합하고자 하는 ‘동조 욕구’도 강하다.

이 상반된 욕망은 럭셔리 브랜드에게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브랜드는 일관된 정체성을 제공함과 동시에,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내포함으로써 양쪽 욕망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SNS는 이런 경향에 강력한 추동력을 제공한다. 다르피치오는 “소셜미디어는 소비자층을 넓히는 동시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진화시켜 도달 범위를 확장시켰다. 브랜드는 여전히 ‘배타적’이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SNS의 힘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럭셔리는 원래 ‘과시의 문화’였다. 하지만 지금 그 과시는 더 이상 재산이나 지위가 아니라, 개성과 감각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브랜드는 그 과시의 방식을,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 글 Eleanor Pringle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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