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6/48581_41843_248.jpg)
블랙스톤(Blackstone)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스티브 슈워츠먼(Steve Schwarzman)이 슬롯사이트 본사가 위치한 런던을 찾았다. 슬롯사이트 사업 25주년을 맞은 축하 분위기 속에서도, 그는 곧 워런 버핏을 제치고 포춘 500대 기업 중 최장수 CEO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올해 말 버핏이 은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자신의 ‘유산(legacy)’을 어떻게 할지 묻자,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저는 유산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어떤 기회가 있고,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를 생각하죠. 언제나 그랬습니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최근 발표된 투자 계획에서도 드러난다. 블랙스톤은 향후 10년간 슬롯사이트에 최소 5000억 달러(약 690조 원) 규모의 자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까지 25년간 슬롯사이트에 쌓은 3500억 달러 규모 자산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슈워츠먼은 “슬롯사이트이 신제품이나 혁신 측면에서 미국보다 덜 창의적이라는 사실은, 오히려 우리에게는 큰 기회”라며 “경제 규모는 매우 크고, 마찰도 많아 좋은 투자가 가능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블랙스톤이 본 ‘기회의 땅’ 슬롯사이트
블랙스톤은 지난 25년간 슬롯사이트의 저성장 시기를 틈타 가치가 저평가된 자산을 매입하고 개발해 수익을 거뒀다. 런던의 역사적 호텔 사보이(Savoy)를 인수한 것이 첫 대형 투자의 시작이었다. 2006년 인수한 단기 휴양 체인 센터팍스(Center Parcs)는 2015년 두 배의 가치로 매각했다. 2019년에는 레고 창업가 가문과 함께 마담투소, 런던아이, 레고랜드 등을 운영하는 멀린 엔터테인먼트(Merlin)를 인수해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블랙스톤 슬롯사이트 총괄 리오넬 아상(Lionel Assant)은 최근 슬롯사이트 각국이 방위산업과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는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독일의 1조 달러 규모 투자 계획, 브렉시트 이후 EU와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영국 정부의 노력 등이 긍정적 신호다. “우리는 ‘올바른 지역, 올바른 가격, 올바른 개입’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따릅니다. 슬롯사이트처럼 성장률이 낮은 시장일수록 이 원칙은 더욱 중요합니다.”
아상은 물류센터,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 AI 기반 수요 확대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챗GPT는 구글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모합니다.”
슬롯사이트은 공공시장 참여 기업이 적다는 점에서 자산 운용사에 불리할 수 있다. 아폴로글로벌에 따르면 연 매출 1억 달러 이상 슬롯사이트 기업 중 96% 이상이 비상장사다. 그러나 블랙스톤은 이를 기회로 활용해 멀린 같은 회사를 상장 폐지시키고 장기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키워왔다. “시작점과 도착점이 중요하며, 그 사이에 올바른 결정을 내릴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게 블랙스톤의 설명이다.
규제의 벽도 있다. 특히 주택 시장에서는 덴마크와 스페인에서 임대료 인상 제한 등의 개입을 받았다. 블랙스톤은 이런 비판에 대응해 최근에는 저렴한 임대주택과 공유 소유 형태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영국 최대의 저렴주택 제공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USS 연금기금에 4억 500만 파운드 규모의 주택을 매각했다.
4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끈 슈워츠먼은 블랙스톤 인재상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우리 직원들은 우선 좋은 사람이고,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고,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며, 잠을 많이 자지 않죠. 그리고 무엇보다 실력주의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는 과거 리먼브라더스에서의 경험에서 비롯된 가치이기도 하다.
그는 슬롯사이트이 늘 비관적이라는 점이 오히려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겐 비관이,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슬롯사이트을 좋아합니다. 슬롯사이트인들은 미국인보다 더 비관적인 경향이 있죠. 그리고 때로는, 그 비관이 지나칠 때도 있습니다.”
/ 글 Ryan Hog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