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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날’ 직격탄 맞은 동남아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동남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 무료 슬롯 사이트입력 2025.04.06 07:00
  • 기자명Lionel Lim & 김다린 기자
트럼프 대통령.[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사진=뉴시스]

백악관이 새로 공개한 관세 차트에서 두드러지는 국가들이 있다. 바로 캄보디아는 49%, 베트남은 46%, 태국은 36%라는 고율 관세가 매겨지는 것이다. 아시아 다른 지역 대비, 동남아 국가는 이번 ‘해방의 날’ 발표에서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동남아 경제는 그간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의 수혜를 누려왔다. 즉 주요 제조사가 공급망 일부를 중국 외 다른 국가로 옮기는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며, 서방과 중국 기업 모두 여러 이유(중국보다 더 싼 노동력, 관세 회피, 팬데믹 같은 충격에 대비한 회복력 등)로 동남아를 택한 것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흑자가 1235억 달러에 이르렀다. 올해 초부터 이미 “관세 리스크가 가장 큰 국가”로 지목돼 왔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선제적으로 인하해 미국 측 호의를 얻으려 했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최고 지도자 또 람(To Lam)과 통화해 ‘생산적’ 대화를 나눴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에 따르면 람은 “양국이 합의만 하면 베트남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0%까지 낮추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베트남 외에도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이 일제히 높은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캄보디아 49%, 라오스 48%, 태국 36% 등이다.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등도 상당한 수준의 추가 관세를 맞았다. 베트남은 GDP의 최대 30%가 대미(對美) 수출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가장 큰 충격이 예상된다.

HSBC의 프레데릭 뉴먼, 저스틴 펑 이코노미스트는 “단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자로 여겨지던 베트남이, 이제 미국 관세의 ‘중심 타깃’이 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은행 OCBC는 이번 관세로 인해 베트남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6.2%에서 5%로 낮췄다. 베트남 지도부는 당초 최대 8% 성장도 기대했었다. 또한 태국 역시 OCBC는 성장률 예측치를 2.8%에서 2%로 낮춰 잡았다.

‘중국 견제’ 동남아도 포착

이번 관세로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에 높은 세율이 적용되면서, “중국 근접지”를 골라 부분 공급망을 옮기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이 어렵게 됐다.

한편 중국은 이번 ‘해방의 날’에 추가로 34% 관세가 붙었다. 이미 공표된 20%에 더해지는 셈이라, 중국산 물품의 부담도 한층 커졌다.

이에 따라 갭(Gap), 나이키(Nike), 리바이스(Levi’s) 등 여러 미국 브랜드가 대체 생산지를 찾아야 하는 난관이 생겼다. 이들은 미·중 갈등으로 중국산 상품의 관세 부담을 줄이려, 베트남 같은 동남아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전략을 펼쳐 왔다.

예컨대 나이키는 전체 제품의 25%, 신발은 5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고, 갭 역시 최대 공급처가 베트남이다. 룰루레몬(Lululemon)도 상품의 40%를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서방·중국 기업들은 동남아의 낮은 인건비와 중국에 가까운 공급망 인프라를 활용해 생산 거점을 이전해왔다. 미국 정부가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대중 관세를 올리는 과정에서, 동남아는 회피처로 주목받기도 했다. 또 팬데믹 이후엔 애플(Apple) 같은 기업도 중국 외 생산을 베트남·인도로 확대하며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려 했다.

그러나 이제 이런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이 트럼프의 새 관세 폭탄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동남아에서도 고율 관세를 내느니, 차라리 미국으로 공장을 옮겨야 하나”라는 고민이 커지고 있다. 미국 내 생산은 인건비 등 비용이 훨씬 높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 될 전망이다.

/ 글 Lionel Lim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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