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가 영국 루턴의복스홀밴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100여 명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하게 됐다.

26일(현지 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며, 영국 내 전기 밴 생산을 체셔 주 엘즈미어포트공장으로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번 발표에 대해 영국 최대 노동조합 유나이트는 루턴 공장 근로자들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했다.

회사 측은 영국의 전기차(EV) 전환 가속화 정책이 이번 결정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위해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제한하는 정책이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논리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승용차 판매의 22%, 밴 판매의 10%를 전기차로 채워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판매 건당 1만 5000파운드(약 2500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영국에 공장을 둔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수요가 충분하지 않고 운전자들의 전기차 전환을 위한 혜택이 더 필요하다며 정부에 규제 완화를 촉구해왔다. 스텔란티스의 루턴 공장은 현재 가솔린 및 디젤 밴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중형 비바로전기 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폐쇄 결정으로 해당 모델은 엘즈미어포트 공장에서 생산하게 된다.

스텔란티스는 루턴 공장을 내년 봄에 폐쇄하고 기존의 밴 생산을 프랑스로 옮길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이 "생산 효율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엘즈미어포트 공장에는 5000만 파운드(약 83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며, 수백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산업계의 압박과 루턴 공장 폐쇄 발표 이후, 조나단 레이놀즈 영국 기업통상부장관은 무공해차 의무판매제로 알려진 전기차 판매 규정이 예상하는 효과를 내고 있지 않아,변경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턴의 복스홀 공장은 1905년에 문을 열었으며, 1932년부터 밴 조립을 시작했다. 전성기에는 3만7000명을 고용했으나, 1960년대 이후 고용 규모가 꾸준히 줄어들었다.

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