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시대가 저물고 위대한 앙심의 시대로 접어들었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565_43038_299.jpg)
일터에서 새로운 권력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사회와 휴게실 모두에서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직장 내 권력 역학의 급격한 전환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내가 시켰으니까, 묻지 말고 그렇게 해.”
팬데믹 기간 노동력 부족으로 기업들이 파격적인 임금 인상과 입사 보너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대퇴직(Great Resignation)’ 시대가 끝났다. 지금은 그 뒤를 이어 ‘위대한 앙심(Great Resentment)’이 찾아왔다. 팬데믹 이후 잠시 힘을 가졌던 직원들에게서 경영진이 다시 권력을 회수하겠다는 거다.
이 현상은 단순히 DEI(다양성·형평성·포용)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반발이 아니다. 재택·유연근무의 생산성 논란만도 아니다. 잠시 임금과 물가가 치솟으며 1970년대 경제사 교과서를 다시 펼치게 했던 특수 상황의 시장 조정도 아니다.
본질은 고용주가 노동자에게서 권력을 되찾는 것이다. 주인 행세를 잊은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보복이다. 계급의 문제이자, 누가 가진 자이고 누가 아닌지를 환기시키는 사회적 신호다. 무엇보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앙심을 품었다.
2021년부터 2023년 중반까지, 팬데믹 시기 기업들은 인력 공백을 메우려 눈이 휘둥그레지는 수준의 임금을 제시했다. 이직자는 평균 16%의 급여 인상을 경험했고, 특히 서비스업과 소매업에서 두드러졌다. 채용 공고는 사상 초유의 연봉을 내걸었고, 노동자들은 기회를 붙잡으며 대규모 이직 러시를 이뤘다. 이른바 ‘대퇴사’였다.
그러나 러시가 가라앉자, 시계추는 다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수요가 둔화하고 2024년 내내 해고가 이어지면서 협상력은 기업 쪽으로 기울었다. 2023년 집리쿠루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 절반가량이 채용 공고 임금을 낮췄다고 답했다. 이는 채용 광풍 이후의 ‘정상화’라고 주장했다. 구인난 완화와 실업 증가로 노동자는 힘을 잃었고, 보스는 다시 손에 권력을 쥐었다.
보복의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사무실 복귀(RTO) 명령이다. 2023년 말 완만하게 시작된 흐름은 2025년에 들어 강경한 규칙으로 굳어졌다. CEO들은 주 5일 출근을 고집했고, 거부한 직원은 징계나 해고에 직면했다. 표면적 명분은 협업과 생산성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연구에 따르면 많은 기업은 RTO를 인원 감축 수단으로 활용한다. 재택에 적응한 인력을 사무실로 불러내면 일부가 자진 퇴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는 노골적 해고 대신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이며, 노동계는 팬데믹 시기 노동자 자율성에 대한 보복으로 본다.
RTO만이 아니다. 팬데믹 시기 인상된 임금을 기업들은 은밀히 되돌리고 있다. 대퇴사의 직격탄을 맞았던 서비스·소매·의료업종은 임금 동결과 점진적 삭감에 나섰다. CEO들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2023년 CEO 교체율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5년은 ‘CEO 긱 이코노미’의 시작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기업들은 임금 삭감을 두고 “물가보다 빨리 오른 임금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결과는 동일하다. 호황기에 입사한 직원들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줄어든 급여를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해고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 같은 ‘빅 페이백’에 노동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사이에서는 ‘리벤지 퇴사’가 확산 중이다. 조용히 퇴사하거나 슬금슬금 손을 떼던 과거 방식과 달리, 리벤지 퇴사는 돌연 퇴사해 기업에 타격을 주는 방식이다.
또 다른 저항 방식은 ‘리벤지 RTO’다. 직장인들이 의도적으로 전화를 받지 않거나, 과도하게 잡담을 늘리거나, 사무실 전자레인지에 팝콘을 태우는 식의 사소한 반항을 벌인다.
심지어 ‘커피 배저(coffee badger)’라는 새로운 종족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출근카드를 찍고 동료와 잠시 얼굴을 비춘 뒤, 커피 한 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간다. 수년간 원격근무에 익숙해진 밀레니얼의 방식이다. 반면 Z세대는 멘토십과 구식 오피스 문화를 원한다며 대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지위를 잃고 권력을 빼앗겼던 CEO들이 당장은 복수의 쾌감을 맛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새로운 ‘나무늘보형 직원’이 속속 등장하는 직장은 정글에 가깝다. 보복은 일방향이 아니다. 양방향이다. 그리고 직장은 다시, 정글이 되고 있다.
/ 글 Nick Lichtenberg, Ashley Lutz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