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라이 메이저사이트전성기는 지나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인 티르제파티드가 148년 된 제약 거인을 놀라운 여정으로이끌었다. 현재 일라이 메이저사이트는 세계에서 9번째로 가치 있는 기업이 됐다.
/ 글 Erika Fry & 편집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

일라이 메이저사이트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도나네맙(donanemab)에 관한 좋은 소식이 데이브 릭스(Dave Ricks) 최고경영자에게 전해진 것은 7월 2일, 그가 콜로라도의 외딴 지역을 하이킹하고 있을 때였다. 이 제약회사는 35년 동안 노력하며 80억 달러를 투자해 이 끔찍한 기억 상실 질병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해 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승인 소식이 마침내 도착했을 때는 인디애나폴리스에 본사를 둔 이 제약회사의 연례 휴무 주간이었고, 최고경영자와 2만 명의 미국 직원 대부분이 휴가 중이었다. 릭스는 페이스타임(FaceTime)을 통해 즉석에서 축하 자리를 가졌다.
최고 과학 책임자 두 명이 이 성과를 축하하며 샴페인 잔을 들어 올렸고, 릭스는 물병으로 건배했다. 곧 키슨라(Kisunla)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되어 연간 32,000달러에 처방되겠지만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는 아니다. 이 약물은 질병의 초기 진행을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릭스는 이번 승인이 메이저사이트의 프로세스가 잘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우리에겐 끈기의 교훈이었다.” 일주일 후 휴가에서 돌아온 57세 최고경영자가 말했다.
“포기할 수 있었던 순간이 많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실제로 10여 년 전만 해도 148년 역사의 이 회사 미래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일라이 메이저사이트(Eli Lilly)에는 축하할 일이 많다.
현재 세계에서 9번째로 가치 있는 이 회사는 2년 만에 글로벌 500 순위에 455위로 재진입했다. 2023년 매출은 34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 증가해 기록을 세웠고, 암에서 궤양성 대장염에 이르는 다양한 질환을 위한 혁신적인 신약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메이저사이트의 실험적 유전자 치료법으로 한 아이의 청각 장애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여름 메이저사이트는 올림픽 미국 대표팀 후원사이며, 여자프로농구(WNBA) 팀 인디애나 피버(Indiana Fever)의 유니폼에 빨간색 필기체 메이저사이트 로고가 새겨질 예정이다[신인 스타 케이틀린 클라크(Caitlin Clark) 유니폼 포함].
하지만 메이저사이트의 가장 큰 이슈이자 8,950억 달러라는 엄청난 시가총액의 주된 이유는 회사의 체중 감량 약물 티르제파티드(tirzepatide)를 둘러싼 열광이다. 이는 테슬라(Tesla), 엑손 모빌(Exxon Mobil), 그리고 최대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

티르제파티드(tirzepatide)는 2022년 5월 당뇨병 치료제 먼자로(Mounjaro)로 시장에 출시되기도 전에 이미 “GLP-1 계열 약물의 킹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장의 강자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노보 노디스크는 이를 오젬픽(Ozempic)과 웨고비(Wegovy)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GLP-1 계열 약물은 식욕 조절 호르몬을 모방하며, 티르제파티드는 이를 한 단계 발전시켜 두 가지 호르몬을 모방한다. 일라이 메이저사이트가 이 약물을 연간 1,300만 달러 상당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로 출시했을 때, 대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점은 이미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실제 시장 반응은 일라이 메이저사이트의 가장 낙관적인 예상마저 뛰어넘었다. 젭바운드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뛰어나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의 평균 체중 감량률이 18%에 달하며, 이는 오젬픽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로 인해 유명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고 틱톡(TikTok)에서도 화제가 됐다.
먼자로와 젭바운드의 총매출액은 73억 달러에 달한다. 일라이 메이저사이트가 환자들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었다면 이 수치는 더 높았을 것이다. 주 1회 주사하는 장기 사용 목적의 두 가지 티르제파티드 제품은 젭바운드 출시 후 몇 달 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국가 품절 목록에 올랐으며, 특정 용량은 아직도 그 목록에 남아 있다.
이 새로운 계열의 약물이 미치는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이 약물들은 미국의 900억 달러 규모 다이어트 산업을 빠르게 뒤흔들고 있다. 체중 감량 약물에 대한 오랜 통념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는데, 그동안 이런 약물은 효과가 없고 보험 적용도 안 된다고 여겼다. 보험 적용 여부는 제약회사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약물들은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부터 대사 관련 지방간염(MASH)까지 다양한 관련 건강 문제를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또한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
토끼들 사이의 거북이
10년 전만 해도 일라이 메이저사이트(Eli Lilly)가 이런 높은 위치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당시 회사는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었다.
일라이 메이저사이트는 1876년 창립자 일라이 메이저사이트가 인디애나폴리스에 2층짜리 실험실을 열면서 시작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창립자는 남북전쟁 당시 북군 대령 출신의 화학자였다. 의심스러운 약물과 사기성 상품이 난무하던 그 시대에 일라이 메이저사이트는 품질 관리에 특화된 회사였다. 후에는 “붉은 메이저사이트 마크가 있다면 틀림없이 좋은 약”이라는 문구로 회사의 명성을 더욱 높였다.
지난 100년간 이 회사의 주요 제품으로는 미국 최초의 상용 인슐린, 소아마비 백신, 페니실린, 그리고 대형 히트작인 항우울제 프로작(Prozac) 등이 있었다.
하지만 제약 산업은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산업이다. 28년 전 메이저사이트에 입사해 승진을 거듭해 최고경영자(CEO)가 된 릭스(Ricks)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했다.
릭스가 회사에 들어온 지 몇 년 후 ‘엑스의 해(Year X)’가 찾아왔다. 당시 회사 매출의 4분의 1, 이익의 3분의 1을 차지하던 프로작의 특허가 만료되어 다른 회사들도 이 약을 제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더 심각한 ‘와이제트의 해들(Years YZ)’이 닥쳤다. 회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4개 약품의 특허가 동시에 만료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신약 개발도 수년간 이루어지지 않아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당시에는 정말 심각한 의문이 있었다. ‘이 회사가 과연 계속 운영될 수 있을까?’”라고 릭스가 회상했다.
2009년, 당시 일라이 메이저사이트의 최고경영자였던 존 레클라이터와 경영진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놀라운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서 흔히 선호하는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사업부 매각 같은 지름길을 택하는 대신, 메이저사이트는 자체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길은 연구개발이다. 회사를 재정비하겠다. 수익 성장을 멈추고 오히려 줄이겠다. 여러분이 우리와 함께 이 어려운 시기를 견뎌 주기를 바란다.’”라고 릭스는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월가는 이를 믿지 않았다. “주가는 28달러였다. 정말 겸손해지는 순간이었다.”라고 릭스는 말했다. (현재 주가는 948달러다.)

느리지만 꾸준함으로 승리
이는 회사의 최저점이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어려운 시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일라이 메이저사이트(Eli Lilly) 과학자들은 엄격한 연구로 유명했지만, 업계에서 가장 느린 축에 속했다. 임상에서 시장 출시까지 평균 11년이 걸렸다. 당시 업계 평균은 8년이었다. 게다가 좋은 결과 대신 비용이 많이 드는 후기 단계 실패를 자주 겪었다. 한때는 연속으로 5번이나 신약 개발에 실패했고,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서도 여러 번 실패했다. 릭스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업계의 면역항암제 붐을 활용하고 있을 때, 메이저사이트는 그 기회를 놓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릭스와 회사의 최고과학책임자인 댄 스코브론스키(Dan Skovronsky)는 집중과 실패조차도 올해의 성공으로 가는 길을 닦는 교훈이 되었다고 말했다.
스코브론스키는 “월가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불만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회상했다. “왜 그렇게 어려운 일만 하느냐? 다른 회사들처럼 대세에 편승할 수는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메이저사이트(Lilly)가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 같은 대중적 인기가 덜한 분야에 대해 진행한 연구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2017년 릭스(Ricks)가 최고경영자가 되기 몇 달 전, 스코브론스키(Skovronsky)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당뇨병 치료를 위한 실험 약물에 관한 싱가포르의 소규모 연구 결과였다. 12명의 참가자들이 체중이 너무 많이 줄어 식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중도 탈락 했다는 것이었다. 이상한 일이었지만, 두 사람은 이것이 유망한 신호라고 직감했다. 스코브론스키는 “이건 특별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약물이 바로 티르제파티드였다.
이 시점에서 메이저사이트의 회생 이야기는 마치 거북이와 토끼 우화와 같아 보일 수 있다. 메이저사이트의 느리지만 꾸준한 과학적 연구가 결국 덜 집중적인 경쟁사들을 앞섰다. 현재 많은 경쟁사들이 비만 치료제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허둥대고 있다.
릭스는 약간의 자부심을 담아 “결국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암흑기를 회상하며 “우리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재정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사실 우리의 전략은 옳았다”고 말했다.
스코브론스키는 핵심은 인내심이었다고 설명한다. “메이저사이트는 오랜 기간 동안 어려운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회사다. 이는 자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끈기의 문제이기도 하다.”

새로운 목표 - 속도와 과학
티르제파티드(Tirzepatide)는 일라이 메이저사이트(Eli Lilly)의 전환점을 나타낸다. 너무 느리게 움직이던 회사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법을 배운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일라이 메이저사이트는 티르제파티드를 임상에서 시장 출시까지 단 6년 만에 완료했다. 11년의 개발 주기를 가졌던 과거와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연구개발 혁신의 핵심은 일라이 메이저사이트 과학자들의 사고방식 재설정이었다. 릭스(Ricks)는 조직의 초점을 속도와 과학에 맞추었다. 개발 과정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후기 단계 실패와 낭비를 초래할 수 있는 편견을 없애는 것이 목표였다.
첫 번째 목표인 ‘업계에서 가장 빠른 시장 진출’은 대담했지만 비교적 단순했다. 스코브론스키(Skovronsky)는 약물 개발 과정의 800단계를 정리하고 간소화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비용 절감보다 시간 절약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두 번째 목표인 ‘과학적 조직이 순수하게 과학적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특정 아이디어, 프로젝트, 팀에 대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편견을 극복해야 했다. 릭스에 따르면 해결책은 결정에 필요한 중요 데이터를 얻기 위해 연구를 더 신중하게 설계하는 것이다.
스코브론스키(Skovronsky)에 따르면 핵심은 과학자들에게 “실패해도 좋다”는 자유를 주는 것이었다. 이는 일반적인 개발 과정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대담한 사고를 장려하는 마인드셋이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하는 데 몇 달씩 기다리는 대신, 메이저사이트(Lilly)는 일부 레저용 차량을 이동식 실험실로 개조해 직접 지역사회를 찾아가 시험 참가자를 모집했다.
2020년 팬데믹 당시 메이저사이트는 더 이상 느림보가 아님을 증명했다. 8개월 만에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한 최초의 기업이 된 것이다. 릭스(Ricks)는 “이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이 회사의 변화에 감탄하고 있다. 모닝스타(Morningstar)의 헬스케어 주식 연구 책임자인 데이미언 코노버(Damien Conover)는 “메이저사이트의 혁신 수준이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제약 산업의 혁신을 추적하는 컨설팅 회사 IDEA 파마(IDEA Pharma)의 CEO 마이크 레아(Mike Rea)는 “그들은 오랫동안 평범한 기업이었다”며 “이제 메이저사이트는 다른 기업들보다 같은 게임을 더 잘할 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를 다르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소비자 기업으로의 변신
릭스는 중서부 아버지다운 편안하고 쾌활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10명의 전임자들과 구별되는 점이다. 그는 메이저사이트에 처음 입사했을 때의 격식을 떠올리며, 초기 경력 시절 엘리베이터에서 회사 최고경영자에게 인사를 건넸다가 동료들을 놀라게 했던 일화를 회상했다.
릭스는 점점 더 환자를 메이저사이트의 주요 고객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업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오랫동안 메이저사이트와 같은 회사들은 주로 자사 제품을 처방하는 의사들에 초점을 맞추었고, 최근에는 가격과 보장 조건을 협상하는 보험사와 약국혜택관리자에 주목했다.
릭스는 “의료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혼란스럽다”고 말하며, 메이저사이트 약물 복용자들에게 애플 스토어와 같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금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우수한 소비자 기업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를 위해서는 현상 타파가 필요하며, 메이저사이트는 몇 가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3년 초, 메이저사이트는 인슐린 제품을 고객에게 유통하기 위한 온라인 약국 플랫폼인 ‘메이저사이트다이렉트(LillyDirect)’를 시범 출시 했다. 이 프로젝트는 저온 유통 요구사항과 주별 약국 허가 및 규제 요건으로 인해 물류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 초에는 젭바운드(Zepbound), 먼자로(Mounjaro), 그리고 메이저사이트의 편두통 약을 50% 할인된 쿠폰 가격으로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 메이저사이트다이렉트는 또한 환자들을 의료 서비스 제공자 및 기타 자원과 연결해 주는 기능도 한다.
레딧(Reddit) 포럼을 보면 아마존(Amazon)과 트루필(Truepill)의 온라인 약국이 지원하는 이 플랫폼에 사용자가 급증했고, 고객 반응은 엇갈리는데 부정적인 의견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릭스는 개선할 점이 많다고 인정하면서도 지금까지의 시도를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난제
하지만 아무리 혁신적인 방법을 동원해도 메이저사이트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바로 공급 문제다.
지난 3월, 아이오와주 시더폴스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이자 네 아이의 아버지인 데이브 냅(Dave Knapp)이 틱톡(TikTok)을 통해 일라이 메이저사이트에 호소했다. “약병을 출시해 주세요!”
냅은 2022년부터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먼자로를 복용해 왔는데,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때때로 처방전 조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메이저사이트 측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양의 약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현재의 엄청난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생산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메이저사이트는 약품 생산을 위한 공장을 신속히 증설하고 있으며, 2020년 이후 180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이렇게 엄격한 규제를 받는 제조시설을 건설하는 데는 보통 3~4년이 걸린다.
이러한 공급 부족 문제는 냅이 운영하는 블로그 ‘온 더 펜(On the Pen)’에서 자주 다뤄지는 주제다. 그는 다른 환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려고 이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수만 명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수많은 절박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약을 구하기 위해 수 시간을 운전하고 수백 개의 약국에 전화를 거는 사람들, 약을 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복용 방법을 바꾸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그는 의문을 품었다. 왜 일라이 메이저사이트(Eli Lilly)는 이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냅(Knapp)은 메이저사이트가 직면한 과제의 복잡성을 이해했다. 티르제파티드(Tirzepatide)는 두 가지 다른 브랜드 약물로 판매되며, 각각 6가지 용량으로 제공된다. 이 약물은 환자들에게 편리한 일회용 주사펜 형태로 공급되지만, 제조 과정은 복잡하다.
하지만 냅은 메이저사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단순한 일회용 바이알 형태로 약물을 공급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이 방식은 환자들이 직접 주사기로 용액을 뽑아야 하지만, 메이저사이트는 일부 해외 시장에서 이미 이런 방식으로 약물을 공급하고 있다. 냅은 이 방식이 제조하기에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환자들이 처방된 약물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냅은 미국에서 바이알을 출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들은 줄곧 이런 비상 대책을 가지고 있었다”고 냅은 말했다. 제약 공급망의 깊숙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냅의 ‘바이알을 출시하라(#ReleasetheVials)’ 호소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는 릭스(Ricks)의 주목을 받았고, 릭스는 이러한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업계의 작동 방식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이는 좋은 일이다. 우리 분야에서는 환자들이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모여 기업들에게 더 많은 생산을 요구하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 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럼에도 메이저사이트는 아직 바이알을 출시하지 않았다. “우리는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릭스가 7월에 말했다. 그는 환자들이 의약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유감을 표했다. “이는 나와 회사의 최우선 과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기술적 난관이 있으며, 물류가 복잡하고, 규제도 엄격해서 해결할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내가 방문한 날, 릭스는 위스콘신주 플레전트 프레리로 향했다. 이곳에는 메이저사이트가 최근 티르제파티드 의약품 생산 확대를 위해 인수한 무균 제조 시설이 있다. 또한 메이저사이트 본사에서 북쪽으로 48킬로미터 떨어진 인디애나주의 옥수수밭에서는 건설 작업이 한창이었다. 먼지 묻은 광고판에는 “먼자로(Mounjaro)와 젭바운드(Zepbound)의 미래 생산 현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메이저사이트는 이 시설을 2026년까지 완공해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메이저사이트는 이 세상의 힘든 일에 안주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젭바운드(Zepbound)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약물로는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약속하는 3중 작용 약물과 알약 형태의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있다.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슨라(Kisunla) 출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연구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전례 없는 성공의 순간에 릭스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그는 “많은 기업이 성장하면서 평범해진다”고 말한다. 이제 목표는 계속해서 “평범함을 뛰어넘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우리의 목적”이라며 “중요한 일을 대규모로 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