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한 저축은행 M&A 분위기가 8월 들어 급격히 식고 있다. OK저축은행·슬롯 무료 사이트 등 굵직한 거래가 제자리걸음하며 시장 전반에 냉기류가 퍼지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470_42928_4216.jpg)
※ <[C.C] OK·교보 빅딜 ‘삐걱’…표류하는 저축은행 M&A (상)기사에서 이어졌습니다.
◆ 슬롯 무료 사이트, 예상치 못한 빅딜
OK저축은행의 동종업체 인수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슬롯 무료 사이트의 SBI저축은행 인수 건 역시 묘하게 뒤틀리는 모습이다. 슬롯 무료 사이트은 지난 4월 “9000억 원을 투입해 2026년 10월까지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단계적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히며 거래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발표 당시에도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계획대로 진행될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슬롯 무료 사이트이 과거에도 대형 금융사 M&A에 원매 후보사로 종종 이름을 올리곤 했지만, 실제 딜이 진행되거나 완료된 건이 없어서이다. SBI저축은행 인수가 성공한다면 이는 슬롯 무료 사이트M&A 역사에서 가장 큰 건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슬롯 무료 사이트 관계자에 따르면, 슬롯 무료 사이트은 몇 년 전부터 지주사 전환과 그룹 외형 확장을 목표로 인수할 저축은행을 물색해 왔다. 다만 당시 물망에 오른 업체들은 총자산 규모 2조 원 미만의 중위권 업체들이었다. 인수 대금으로 2000억 원 이상 지출할 계획이 없었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슬롯 무료 사이트의 SBI저축은행 인수를 상당히 신선하게 받아들인 이유이다.
SBI저축은행 인수 논의는 최근 SBI그룹과의 밀착 협력 과정에서 급진전한 것으로 보인다. 슬롯 무료 사이트이 골머리를 앓고 있던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풋옵션 분쟁에서 SBI그룹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배경이다. SBI그룹은 (FI 주요 구성원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한 9.05% 슬롯 무료 사이트 지분을 사들여 분쟁이 사실상 해결 수준의 전환기를 맞도록 유도했다.
시장에서는 슬롯 무료 사이트의 SBI저축은행 인수가 그간 SBI그룹의 역할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SBI그룹이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규 사업 확장을 위해 SBI저축은행 매각 의사가 있었는데, 워낙 덩치가 커 할인하지 않고서는 소화가 쉽지 않은 이 매물을 슬롯 무료 사이트이 받아준 것이란 해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SBI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1조 9121억 원으로, 50% 지분을 9000억 원에 사기로 한 것을 고려하면 PBR이 0.94배가 나와 적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규제 장벽과 자본 한계 노출
슬롯 무료 사이트의 과거 이력과 예상보다 높은 지출 외에 복잡한 인수 내용도 딜 클로징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SBI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주체가 슬롯 무료 사이트(슬롯 무료 사이트그룹의 지주사이기도 하다)이다 보니 보험업법의 규제를 받는 까닭이다.
보험업법 제106조에 따르면, 보험사는 계열사 주식·출자지분 등의 총액이 자기자본의 60% 또는 총자산의 3% 중 더 작은 쪽으로 제한받는다. 올해 1분기 기준 슬롯 무료 사이트의 자기자본은 6조 5324억 원, 총자산은 126조 8597억 원이다. 따라서 보험업법상 슬롯 무료 사이트의 계열사 주식·출자지분 총액은 3조 8578억 원(총자산의 3%)을 초과할 수 없다. 자기자본의 60%에 해당하는 3조 9194억 원보다 총자산 3% 값이 더 작아 이 금액이 상한선이 된다.
8월 현재 슬롯 무료 사이트은 교보증권 등 10개 자회사의 주식·출자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SBI저축은행의 9000억 원 지분 가치까지 더하면 보유 상한선인 3조 8578억 원이 상당히 타이트해질 수 있다.
슬롯 무료 사이트은 운신의 폭을 넓히고자 ‘배당은 지분의 30% 수준만 가져가기로’ 제한조건을 달았다. 보험업법 제106조에서 말하는 보유 상한선액이 단순 의결권 지분 금액이 아니라 배당과 청산이익을 포함한 ‘경제적 권리 가치’로 계산되는 까닭이다.
일견 경영권 확보와 상한선액까지 모두 챙기는 묘수인 것처럼 보이지만, 바꿔 말하면 슬롯 무료 사이트이 이런 셈법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로 여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 회계기준인 IFRS17이 시행된 202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슬롯 무료 사이트의 총자산은 지속해 늘고 자기자본은 지속해 줄었는데, 이 중 후자가 문제가 된다. 올해 1분기 6조 5324억 원이었던 자기자본이 이후 6조 4296억 원 아래로 줄면 상한선액이 3조 8578억 원에서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는 총자산의 3% 값이 자기자본의 60% 값보다 더 작지만, 앞으로는 역전될 가능성이 커 자기자본 감소 흐름은 슬롯 무료 사이트의 향후 행보에 지속해 제약을 가할 확률이 높다.

◆ 지분 구조가 부르는 규제 리스크
SBI저축은행 매도 주체인 SBI그룹이 매수 주체인 슬롯 무료 사이트의 지분 9.05%를 들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SBI그룹은 현재슬롯 무료 사이트의 3대 주주이지만, 남은 FI 지분을 마저 흡수해 2대 주주(최대 19.51%)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대주주의 자회사를 인수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예고된 거래가 마무리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SBI그룹이 현재 보유 중인 85.23%(나머지 14.77%는 자사주) SBI저축은행 지분 가운데 50%가 슬롯 무료 사이트으로 넘어가면서 슬롯 무료 사이트과 SBI그룹, SBI저축은행이 과거 상호출자를 연상케 하는 관계로 얽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슬롯 무료 사이트은 지난 4월 거래를 공식화하면서 2026년 10월까지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단계적으로 인수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상황은 4월 발표 이후 크게 진전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수 교류도 특별히 없는 실정이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금융당국 승인 검토가 길어져서 진척이 느리다는 추측도 나오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슬롯 무료 사이트 취재 결과 8월 현재까지 금융당국에 신고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주식을 취득하려면 10% 이상부터 저희에게 주식 취득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들어온 신고가 없습니다”라며 “일부 지분을 취득했을 수 있지만, 신고가 들어오지 않은 걸로 봐서 10% 허들은 넘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확인했다.
비교적 확실한 거래라 생각됐던 SBI저축은행 건에서도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면서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저축은행권에 M&A 빙하기가 도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IB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금융당국이 등을 떠미는 데도 현재까지 클로징된 거래가 라온저축은행(베셀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의식해 KBI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 인수 주체가 KBI국인산업으로 바뀌면서 지난 7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한 건뿐입니다. 큰 주목을 받은 거래들은 모두 정체된 모습이고요. 이건 대단히 나쁜 시그널입니다. 시장의 저축은행 가치 평가가 더 떨어질 수 있어요. 매각은 더욱 힘들어지겠죠. 악순환의 시작입니다. M&A 빙하기가 올까가 아니라, 빙하기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가 더 중요한 시점입니다.”
/ 슬롯 무료 사이트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