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09/42666_34287_4920.jpg)
한네케 빌렌보르그 올리 최고경영자(CEO)는 몇 년 전 주치의를 찾아 갱년기증상을 두고 상담하던 중 예상치 못한 경험을 했다. 기분 변화가 심하다는고충을 털어놓자, 의사가곧바로 항우울제를 처방했던 거다.
빌렌보르그는 "의사의 의도는 좋았지만, 더 나은 대안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항우울제 복용을 원치 않았고, 의사가 충분한 설명 없이 너무 쉽게 약을 처방한 것에 놀랐다"고설명했다.
이런 진단은 의외로 흔하다. 영국 연구에 따르면 폐경기 여성 중 약 40%가 주치의로부터 항우울제를 처방받았으며, 그중 80%는 "이런 치료가 적절하지 않다"고 느꼈다. 항우울제와 호르몬 대체 요법이 폐경 관련 우울증과 안면홍조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모든 여성이 항우울제 치료를 선호하는 건 아니다.
네덜란드 출신인 빌렌보르그는 유니레버가 소유한 비타민 및 건강보조제 식품 기업 올리를 경영하고 있다. 그만큼 건강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과거 의사의 진료 경험을 계기로 올리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빌렌보르그는 이런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11가지 폐경기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는 신제품 '멜로우 메노포즈'를 출시했다. 아울러 올리 직원들을 위한 포괄적인 폐경기 지원 정책을 마련했다. 이 정책은 직원 건강 개선을 위해 유연 근무, 쾌적한 근무 환경 조성 외에도 난자 냉동 및 호르몬 치료와 같은 확장된 생식 건강 관리 혜택까지 제공한다.
아직 폐경기 초기 단계인 빌렌보르그는 자신이 개발한 제품과 정책을 두고 "약간 이기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렌보르그는"우리 회사에서 여성을 더 잘 지원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고서는 폐경기 솔루션으로 사람들을 돕겠다고 말할 수 없다"고설명했다.
세븐스 제너레이션과 벤앤제리스에서 사회적 책임 경영을 실천해 온 빌렌보르그는폐경기를 겪으며 나이든 여성들의 롤모델로서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심한 기분 변화에 고통스러웠다"며"많은 여성들이 폐경기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72%가 폐경기 증상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빌렌보르그는 자신 역시 에스트로겐 감소의 심각성을 몰랐던 만큼, 침묵하지 않고 폐경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제품 발표회에서 그는 "여전히 내 안의 목소리가 '여성의 건강 문제는 다루지 말아야 한다'고 속삭이지만, 나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빌렌보르그는 삶에 다양한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는 거다. 특히, 아이들을 적절하게 돌보면서도 자율성을 보장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빌렌보르그를 지탱하는 건 건강한 생활 습관과 자신감 있는 태도였다. 매일 아침 일찍 운동하고 건강한 식단을 챙겨 먹으며, 출퇴근길에는 자전거를 타며 활력을 충전한다. 빌렌보르그는 올리가 개발한건강개선 제품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직접 제품을 테스트해본 결과, 그 효과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 글 Beth Greenfield & 편집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