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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국경 넘은 현대슬롯 잭팟 “데이터 사이언스, 세계를 설득 중입니다”

AWS Impact | 배경화 현대슬롯 잭팟 디지털 부문 대표(부사장)

  • 기사입력 2025.05.16 06:00
  • 기자명김다린 기자

‘슬롯 잭팟사’ 현대슬롯 잭팟가 ‘글로벌 AI 플랫폼 수출기업’으로 변신했다. 일본 빅3 슬롯 잭팟사에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을 수출하면서 테크기업 못지않은 기술 저력을 입증했다.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사진강태훈

배경화 대표는 “기술보다 비즈니스 이해가 먼저”라고 말했다.
배경화 대표는 “기술보다 비즈니스 이해가 먼저”라고 말했다.

한국이 글로벌 IT 강국이라지만 특정 분야에서만 그렇다. 반도체, 스마트폰, TV 같은 하드웨어 산업에서는 세계 1, 2위를 다투는 게 맞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에선 글로벌 무대에 이름을 올린 사례가 드물다. 국산 소프트웨어가 외국 기업에 팔렸다는 소식은 더욱 생소하다.

지난해 10월, 이 생소한 소식을 현대슬롯 잭팟가 알렸다. 자체 구축한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팔았는데, 고객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빅3 슬롯 잭팟사인 SMCC였다. 알려진 바로는 수출 규모는 수백억 원대였다. 국내에선 단일 소프트웨어 기준 최대 수출 계약이었다.

금융이 딱딱한 산업이란 점을 고려하면 현대슬롯 잭팟의 성과는 더 놀랍다. 국민의 삶과 밀접한 금융산업은 그만큼 데이터가 풍부하지만, 이걸 잘 다루는 건 어렵다. 까다로운 규제와 공고한 전통 때문이다.

한국에 있는 거의 모든 금융사가 ‘디지털 혁신’을 외치고 여러 기술을 접목해 고객의 금융 생활이 편리해지긴 했다. 그런데 디지털로 돈을 벌만큼 혁신한 사례는 없었다.

현대슬롯 잭팟는 달랐다.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행동과 성향을 정교하게 분석했고, 이를 마케팅과 리스크 관리, 고객 응대 등 다양한 영역에 AI로 확산했다. 이런 기술을 인프라 수준으로 내재화하고, 외부에 수출 가능한 플랫폼 ‘유니버스’로 만들었다.

현대슬롯 잭팟의 혁신 비결은 여럿이지만, 첫손에 꼽히는 건 정태영 현대슬롯 잭팟 부회장의 비전이다. 2015년 정태영 부회장은 ‘디지털 현대슬롯 잭팟’를 선언하고 테크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업의 전환을 선포했다. 현대슬롯 잭팟를 상징하는 키워드 역시 ‘데이터 사이언스’다. 이후 역량 있는 IT 인재를 끌어들이고 막대한 R&D 비용을 쏟았다.

정 부회장은 2023년 10월 호 슬롯 잭팟코리아 단독 인터뷰에서 “현대카드는 데이터 분석보다 데이터 설계가 훨씬 강한 회사”라면서 “자신하는데 세계 금융사 중 우리가 이 부문에선 최고”라고 장담했는데, 이 장담을 유니버스 일본 수출로 증명한 셈이다.

현대슬롯 잭팟의 과감한 전환을 가능하게 한 또 하나의 축이 있다. 바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활용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글로벌로 확장하려면 기술뿐 아니라, 보안, 인프라, 규제 대응, 지원 체계 등 복합적인 조건이 꼭 필요하다. 현대슬롯 잭팟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클라우드 사업자로 AWS를 선택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먼저 금융권 클라우드 규제 인증을 획득한 점, 전 세계에 걸쳐 리전을 운영해 국가별 규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강력한 암호화 기술과 B2B 지원 체계를 갖춘 점을 눈여겨봤다.

현대카드의 유니버스 수출은 한국 AI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슬롯 잭팟코리아가 현대카드의 방대한 디지털 조직을 이끌고 있는 배경화 현대카드 디지털 부문 대표(부사장)를 만났다.

유니버스의 글로벌 진출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처음엔 유니버스를 GPCC(범용 신용슬롯 잭팟)와 PLCC(상업자 전용 신용슬롯 잭팟) 사업을 효율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어요. 내부 고객 데이터를 AI로 구조화한 ‘PDI 태그’를 만들고, 여기에 다양한 AI 엔진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만들어 놓고 보니, 우리만 쓰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만큼 신통했군요.
유니버스는 고객의 성향, 행동, 상태 등을 약 수백 개 태그로 정밀하게 정의하고 예측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재구성하는데요. 이렇게 태깅한 데이터를 토대로 다양한 AI 엔진이 작동합니다. 누구를 타기팅할 것인가, 어떤 콘텐츠를 제공할 것인가, 언제 제공할 것인가,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모두 자동화·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쓰임새를 고민할 수 있겠네요.
맞습니다. 단지 마케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리스크 관리, 채권 회수, 고객 응대 등 거의 모든 금융 비즈니스의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부 사업화, 특히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게 된 겁니다.

기술적 어려움은 없었나요.
처음엔 내부 효율화를 위해서 만들었지만, 구조적으로는 처음부터 글로벌 수출이 가능했습니다. AWS 인프라를 활용했으니까요. 그럼에도 우리는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슬롯 잭팟사이기 때문에 단순히 ‘우리가 플랫폼을 만들었어요’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웠죠.

그런데 어떻게 수출에 성공했나요.
단지 플랫폼이 아니라 실질적인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스케이스(Use case)’를 함께 제공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일본 SMCC와의 계약이 그랬는데요. AI 솔루션만 판매한 게 아니라, ‘이 솔루션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지’를 수치와 사례로 증명한 거죠.

배경화 대표는 AWS 리인벤트에 매년 참석하는 실전형 기술 리더다.
배경화 대표는 AWS 리인벤트에 매년 참석하는 실전형 기술 리더다.

일본 시장은 한국 기업에 특히 더 보수적이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한국 솔루션에 대한 편견이 있습니다. 그걸 넘어선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왜 일본이나 미국산 솔루션이 아닌 한국산이냐”는 내부 반대도 많았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결국 성능이 모든 걸 설득했죠.

설득 기간이길었다고 들었습니다.
일본은 기술 도입에 앞서 검증을 매우 철저하게 합니다. 현대슬롯 잭팟는 PoC만 6개월을 진행했고, 전체 계약까지는 1년이 걸렸습니다. SMCC가 기존에 사용하던 글로벌 AI 솔루션과 현대슬롯 잭팟의 유니버스를 비교 분석했고, A·B 테스트 결과에서 유니버스가 더 나은 성과를 수치로 입증해 냈습니다. 덕분에 최종 계약까지 이어질 수 있었죠.

우수한 성능의 비결이 무엇입니까.
기술보다 중요한 건 비즈니스 적용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랫폼 기업은 기술만 만들고, 금융사는 그걸 잘 못 씁니다. 반대로 금융사는 비즈니스를 알지만, 플랫폼을 못 만들죠. 현대슬롯 잭팟는 이 두 간극을 메운 유일한 기업일 겁니다. 직접 개발하고, 내부에서 바로 적용하고, 성과가 입증된 기술만 플랫폼에 넣는 구조예요. 그래서 훨씬 실용적이고 확장성이 높았습니다.

기술을 현실에 적용하는 게 중요하네요.
현대슬롯 잭팟는 국내 PLCC 시장에서 78%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생태계를 중심으로 3억 명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협업을 3000건 이상 수행했습니다. 언제든 유니버스를 고도화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인 거죠. 지금도 많은 글로벌 금융사의 협업 문의가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현대슬롯 잭팟의 다음 타깃 시장은 어디인가요.
크게 세 가지 전략을 갖고 있어요. 일단 일본처럼 직접 진출하려는 국가를 콕 집어 뒀습니다. 몇몇은 과정을 거치고 있어요. 또 SMCC처럼 기존 고객사 안에서도 다양한 확장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SMCC에는 100개가 넘는 파트너가 있는데, 이들에도 유니버스를 공급하려고요. 마지막으로 규제 때문에 직접 진출이 까다로운 시장은 현지 네트워크가 강한 파트너사를 통해 유니버스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추가 수출 낭보를 기대할 수 있겠네요.
금융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으로 유니버스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현대슬롯 잭팟가 AWS를 파트너로 고른 덕분에 아마 더 수월할 겁니다.


유니버스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AWS와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다. 유니버스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갖춘 AWS의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현됐다. 덕분에 국가별 규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고, 보안과 확장성 측면에서도 경쟁사보다 한발 앞섰다.

배경화 대표는 “AWS는 규제 관련 가장 먼저 국내 인증을 받은 클라우드 사업자였고, 글로벌 진출을 고려했을 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WS는 높은 가용성과 안전한 암호화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군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왔다.

배 대표가 생각하는 AWS의 강점은 ‘B2B 서포트’였다. 배 대표는 “처음부터 B2B 비즈니스로 출발한 AWS는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지원하는 데 능했다”며 “기술뿐 아니라 협업 과정 전반이 체계적이고 안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배경화 대표는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테크 기업과 삼성전자, SK플래닛 등 국내 주요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다. 아울러 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실전형 기술 리더다. 매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AWS 리인벤트(AWS re:invent)에도 직접 참석하고 있다. 최신 기술을 직접 보고 듣기 위해서다. 이런 실전 경험은 현대슬롯 잭팟가 기술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왜 AWS였나요.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글로벌 진출을 고려했을 때, 마켓 셰어가 높은 AWS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습니다.

AWS와 협업하며 체감한 강점이 있다면요.
뛰어난 B2B 지원 역량입니다. 기업을 지원하는 체계가 매우 탄탄해요. 요청한 기술이나 구조를 바로 이해하고, 필요한 자원을 빠르게 조율해 줍니다. 기술 개발도 매우 빠르고 보안성 측면에서도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리인벤트에 직접 참석한다고요.
정말 재밌어요. AWS의 발표를 보고 있으면, 정말 기술에 진심인 회사라는 게 느껴지거든요.

AWS의 서비스와 솔루션은 여럿인데,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뭔가요.
최근 발표된 아마존 Q 디벨로퍼(Amazon Q Developer)가 흥미로웠습니다. 테스트 코드나 코드 리뷰 같은 반복 업무를 AI가 대신 해주는 도구인데, 우리 같은 개발자의 생산성을 굉장히 높여줍니다. 또 하나는 AI 솔루션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입니다. 다양한 언어 모델을 활용할 수 있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게 도와줘서 저희 같은 기업엔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죠.

협업 강도가 더 올라갈 것 같습니다. 현대슬롯 잭팟는 테크기업으로 전환하고 있으니까요.
정태영 부회장님이 2015년부터 데이터 사이언스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고,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구조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클라우드를 써야 했죠. 그게 결국 AWS를 선택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당시 국내 금융 규제를 가장 먼저 통과한 게 AWS였거든요.

금융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도전일 텐데요.
과거엔 많은 금융사가 디지털을 ‘보조 수단’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절박했어요. 단순히 기존 비즈니스를 보완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사업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이후 모든 전략과 조직을 디지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대슬롯 잭팟는 차세대 AI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현대슬롯 잭팟는 차세대 AI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방향은 정했지만 그걸 지속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기술과 데이터 양쪽을 모두 경험한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슬롯 잭팟사처럼 일상 데이터를 가장 잘 가지고 있는 조직에 매력을 느꼈어요. 특히 현대슬롯 잭팟는 정 부회장님의 비전이 굉장히 명확했어요. 디지털은 끝까지 간다, 중간에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이 정도로 확고한 의지를 가진 리더와 함께할 기회가 흔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합류했고요.

내부 디지털 인력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은 전체 인력의 약 25%에 해당하는 500명 이상이 디지털 부서에서 일하고 있어요. 금융사 중에서는 단연 압도적인 규모입니다. 정태영 부회장님이 “지금까지 AI에만 1조 원을 투입했다”는 말을 은유로 여기는 사람도 있던데, 아닙니다. 진짜로 그만큼 쏟았어요.

다음 디지털 전략이 궁금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에게 완전히 개인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검색, 추천, 챗봇, 인사이트 제공 기능이 현재는 모두 분리돼 있는데요. 이를 하나의 ‘고객 스토리’로 통합하고 싶어요.

예를 든다면요.
가령 고객이 웹에서 제품을 검색하면, 과거 행동과 취향을 반영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 중단 시에도 이후의 행동 맥락에 맞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고객이 어떤 맥락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이해하고, 이에 반응하는 초개인화 서비스죠.

현대슬롯 잭팟처럼 디지털 혁신을 잘하고 싶은 기업에 조언한다면요.
기술만으로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기술과 비즈니스 간의 간극을 메우는 게 진짜 중요한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을 경영하다가 망한 경험이 있어요. 그때 깨닫게 된 게,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고객을 이해하지 못하면 실패한다는 겁니다. 비즈니스의 본질을 꿰뚫는 눈이 있어야 진짜 기술도 살아납니다.

배경화 대표가 꼽은 AWS 서비스

아마존 Q 디벨로퍼(Amazon Q Developer)| AWS 앱을 이해, 구축, 확장 및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성형 인공 지능(AI) 기반 대화형 어시스턴트. 새 코드를 생성하고, 코드에 보안 취약성이 있는지 스캔하고, 언어 업데이트, 디버깅 및 최적화와 같은 코드 업그레이드 및 개선을 수행할 수 있다.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 선도적인 AI 기업과 아마존의 고성능 파운데이션 모델(FM)을 통합 API를 통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 보안, 프라이버시 및 책임감 있는 AI를 갖춘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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