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달까지 가자” 빅딜 성공한 슬롯사이트 지니의 우려스러운 숙제

슬롯사이트 지니이 지트레저리를 인수했지만, 가치의 핵심 축인 XRP의 존재 이유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 기사입력 2025.10.21 06:00
  • 기자명Jeff John Roberts & 김다린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슬롯사이트 지니(Ripple)이 메이저 금융권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그런데도 이 회사의 가장 값비싼 자산인 XRP의 ‘용도’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슬롯사이트 지니은 어딘가 기묘한 사업체다.

10여 년 넘게 이 회사는 XRP라는 ‘마법의 콩’을 막대한 물량으로 쥐고 있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시장에 풀었다. 이 ‘마법의 콩’을 꼭 사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샀고, 그 덕에 슬롯사이트 지니은 큰돈을 벌었다. 덕분에 최근 재무관리 회사 지트레저리(GTreasury)를 10억 달러에 가볍게 사들였다. 슬롯사이트 지니은 지트레저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조 달러 규모의 기업 자금관리 시장에 진입할 방침이다. 문제는 이 ‘마법의 콩 공장’이 앞으로 얼마나 더 돌아갈 수 있느냐다.

슬롯사이트 지니의 앞날을 보기 전에, 먼저 과거부터 짚어보자. 이 회사는 2012년 오픈코인(OpenCoin)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곧바로 XRP를 만들었다. 당시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 같은 초기 가상화폐와 달랐다. 채굴로 토큰을 조금씩 찍어내는 대신, 창업자들은 ‘마법 지팡이’를 휘두르듯 한꺼번에 전량을 만들어냈다. 정확히 1000억 개였다.

XRP가 가치를 얻은 이유는 ‘초기 코인’이었던 점, 그리고 슬롯사이트 지니 초창기 팀이 블록체인 기술자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XRP의 존재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 이는 아직 없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다. 이더리움은 스마트 콘트랙트의 뼈대다. XRP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언제나 온라인에서 “달까지 간다(to the moon)”를 외치는 열성 팬덤이었다.

그렇다고 슬롯사이트 지니이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CEO는 매력적인 세일즈맨이다. 그는 10년 넘게 금융권을 상대로 구애해왔다. 2015년 무렵엔 대형 은행들로 하여금 XRP 원장(레저)을 시험하게 만들었다. 성능은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은행들은 슬롯사이트 지니의 인프라에 종속되는 걸 경계했다. 그러자 갈링하우스는 XRP를 ‘브리지 통화’로 포지셔닝했다. 마켓메이커의 도움을 받아 2차 금융 회선에서 송금을 매끄럽게 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했다. 다시 원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슬롯사이트 지니의 최근 승부수가 나온다. 지트레저리뿐 아니라, 올해 초에는 프라임 브로커리지와 스테이블코인 플랫폼도 사들였다. 합쳐 보면 메시지는 하나다. “기업 고객들이여, 전통금융(트래드파이)과 크립토가 만나는 경계에서 쓸 도구를 우리에게서 받아가라.”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다. 다만 인수합병을 해본 사람은 안다. 시너지는 말로는 쉬워도 실행은 어렵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외환과 전통 기업재무를 다루던 지트레저리 경영진이 슬롯사이트 지니의 크립토 문화에 잘 녹아들 수 있을까. 그리고 슬롯사이트 지니 경영진은, 굳이 XRP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서비스에 XRP를 억지로 끼워 넣고 싶은 충동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다. 슬롯사이트 지니에겐 시간을 벌어줄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현재 슬롯사이트 지니은 대략 400억 개 안팎의 XRP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은 개당 약 2.45 달러. 회사는 이를 정교하게 설계된 에스크로 시스템을 통해 매달 소량씩 푼다. 지금까진 특별한 문제가 없다. 이유야 어찌 됐든, 사람들은 계속 사주고 있어서다.

하지만 XRP 군단(XRP Army)의 응원을 등에 업었다 해도 “달까지 간다”는 서사는 오래가지 못한다. 이제 슬롯사이트 지니은 진짜 사업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 글 Jeff John Roberts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슬롯사이트 지니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