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FB는 정부 셧다운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부의 부채가 사상치에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미국 셧다운 사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미국 셧다운 사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셔터스톡]

워싱턴 D.C.의 초당파 예산 감시단체인 CRFB(Committee for a Responsible Federal Budget)가 최근의 연방정부 셧다운을 “무의미하고 낭비적”이라고 질타했다. 동시에 2025 회계연도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1조 800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공개했다. 수치는 미 의회예산처(CBO)의 월간 예산 검토에서 근거했다.

정쟁 장기화 속 재정 경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고성장과 관세 자극으로 37조 8000억 달러에 달한 국가부채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지만 다수 경제학자의 의견은 달랐다. 관세가 사실상 소비자나 자본에 대한 ‘세금’으로 작동한다는 거다.

CRFB의 마야 맥기너스(Maya MacGuineas) 회장은 “적자가 전년 대비 늘진 않았지만 줄지도 않았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과도하게 빚을 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국가채무는 미국 경제 규모와 맞먹는다. 2차대전 직후 기록했던 국내총생산 대비 최고치도 머지않아 넘어설 것이다. 미국은 앞으로 10년 동안 해마다 거의 2조 달러를 차입할 것이다. 이게 어떻게 지속 가능하다고 볼 수 있나.”

CRFB는 우선 ‘추가 차입’ 조건을 달지 않고 정부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지난 2년간 지출을 관리해 온 재량지출 상한 연장, ‘슈퍼 페이고(Super PAYGO)’ 규칙 도입을 제안했다. 새 지출이나 감세 1 달러당 2 달러의 상쇄를 의무화해 재정규율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맥기너스 회장은 중장기 사회보장제도 개혁의 시급성도 강조했다. 메디케어와 사회보장연금 신탁기금은 개혁이 없으면 약 7년 안에 고갈될 수 있다. CRFB는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를 3%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재정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현재의 부채 궤적을 고려하면 도전적이지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가 목도하는 통치 실패의 비극은, 정치 지도자들이 견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어려운 예산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변화가 없다면 미국은 초강대국의 지위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회계연도의 1조 8000억 달러 적자는 재정수입 대비 지출 균형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보건의료, 복지, 국방 비용이 늘고, 증세에 소극적인 세제 구조가 수입 확충을 제한한다. CRFB는 초당적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재정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적자 우려는 CRFB만의 목소리가 아니다. 금융권의 대표적 인사들도 정부가 재정을 정비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촉구해 왔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 설립자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록적 성장’ 주장에 회의적이었다. 성장만으로 37조 달러대의 부채를 벗어날 순 없다는 견해다.

달리오는 50건에 가까운 대규모 부채 사이클을 연구했다. 부채가 키운 번영은 늘 일시적이라는 게 결론이다. 2018년 저서 『거대 부채 위기를 헤쳐 나가는 원칙(Principles for Navigating Big Debt Crises)』에서 그는 번영을 면역력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소득은 꾸준히 이자비용을 앞질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CBO는 2035년에 ‘공공 보유 부채’가 GDP의 118%로 불어날 것으로 봤다. 순이자 비용 비중도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그는 2025년 내내 이어진 금(金) 값의 사상 최고 경신도 부채 환경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10월 그리니치 이코노믹 포럼에서 달리오는 포트폴리오의 약 15%를 금에 배분하라고 권했다. 금 가격 급등은 부채자산과 법정통화에서의 이탈을 보여 준다는 진단이다.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고도 했다. 미국의 37조 8000억 달러 부채를 포함한 글로벌 부채 급증, 각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 확대를 들어 ‘통화 질서의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거다.

/ 글 Nick Lichtenbe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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