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슬롯사이트 업카지노) 의장.[워싱턴=AP/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0/50347_43977_164.jpg)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례적 난관에 봉착했다. 다음 주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지만, 의존하는 경제 통계가 거의 없다.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미국의 공식 통계 발표가 멈췄기 때문이다. 월별 고용보고서도 지연됐다. 설상가상, 연준이 보조지표로 써온 민간 데이터도 끊겼다.
급여정산 대기업 ADP(Automatic Data Processing)가 8월 말 조용히 연준과의 데이터 공유를 중단했다. ADP의 내부 급여·임금 정보는 미국 민간 노동자의 약 5분의 1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왔다. 수년간 BLS(Bureau of Labor Statistics·노동통계국) 월간 보고 사이를 메워 주는 검증수단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이 처음 보도한 이 단절로 연준이 계기판 없이 비행(flying blind)할 수 있다고 에리카 그로션 전 BLS 국장은 말했다.
그로션은 BLS와 연준 안팎에서 오랜 기간 일한 경제학자다. 그는 포춘(Fortune)에 “통화정책에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미 취약한 국면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여러 차례 “경기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을 확실히 피할 ‘무위험 경로’는 없다”고 밝혔다. 데이터 ‘블랙아웃’은 정책 실수의 위험을 키운다. 그로션은 말했다. “연준은 과도 긴축이나 과소 긴축을 할 수 있다. 그런 결정은 대체로 ‘너무 적고 너무 늦게’ 이뤄지곤 한다. 정보가 더 부족하면 이런 오류 가능성은 더 커진다.”
ADP는 적어도 2018년부터 익명화한 급여·임금 데이터를 무상으로 제공해 왔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를 바탕으로 주간 고용 지표를 만들었다. 협업은 연준 내부는 물론 시장에도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런데 아메리칸 프로스펙트(The American Prospect)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8월 28일 연설에서 노동시장 냉각을 설명하며 해당 데이터를 언급한 직후 ADP가 접근을 중단했다. 파월 의장은 이후 ADP에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DP는 포춘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연준도 코멘트를 거부했다.
그로션은 ADP의 결정 배경으로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째, 데이터 방법론에 문제가 발견돼 수정이 필요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오히려 책임 있는 선택”이라는 평가다. 민간기업은 정부기관보다 오류 공개 의무가 약하다.
둘째, 내부·평판 리스크다. 월러가 공개적으로 협업을 언급하면서 ADP가 고객이나 주주 시선을 의식했을 수 있다. “왜 이걸 공짜로 주느냐. 연준은 돈이 있지 않느냐”는 투자자들의 문제 제기를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환경에서 중앙은행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도 꺼렸을 수 있다.
동기가 무엇이든, 이번 사태는 공공-민간 데이터 협력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장기 계약이나 명확한 프레임워크가 없으면, 기업은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다. 그는 “정책당국이 ‘하룻밤 새 사라질 수 있는’ 데이터에 시스템을 얹는다면 경제 거버넌스의 취약점이 된다”라고 말했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지난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고, 추가 인하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그런데 BLS는 셧다운 비상계획에 따라 대부분의 통계를 멈췄다. 고용, 실업, 임금의 공식 수치가 지연된다. 9월 보고서부터 시작해 10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당분간 임시방편에 기대야 한다. 주(州)별 실업수당 청구, 지역 연준 설문, 기업인·현장 네트워크의 구술 증언 등이다. 그로션은 “유용하지만 불완전하다”고 평가했다. 통계적 기준선이 일관되지 않아 통화정책의 오차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회에 BLS ‘다년 예산’ 부여를 촉구했다. 셧다운 때도 문을 닫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이번 어려움의 한 줄기 반전이 있다면, 의회와 국민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우리의 통계 시스템이 지금 ‘돌봄이 필요한 필수 인프라’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일일 것이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