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는 ‘순환 탄소 경제(circular carbon economy)’라고 부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을 줄이는 대신 새로운 용도와 처리 과정을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포집된 가스로 만드는 청색 수소(blue hydrogen) 개발과 석유 채굴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와 메탄을 포집하고 저장하는 작업 확대가 그중 하나이다. 연구자들은 이 두 기술에 대해 유망한 진전을 보고했으나, 아직 비용 부문에서 효과적인 단계는 아니며 널리 확산되지도 않았다.

나세르는 또한 회사가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 큰 투자를 할 뜻을 밝혔다. 선진국들은 LNG를 석탄이나 원유에 비해 깨끗하게 전력을 만들어내고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방법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람코는 국내 LNG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몇 년 안에는 이를 수출하겠다는 목표이다.

2023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LNG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미드오션 에너지(MidOcean Energy)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들은 석유가 더 이상 글로벌 경제의 미래가 아님을 인식하고 있으며, 가스 분야로의 전환을 통해 자신들의 베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PIF의 리브는 말한다.

나아가 아람코는 녹색 에너지 계획의 다른 부분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아람코 파워는 현재 홍해 연안에서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 예상되는 태양광 발전소에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아람코는 PIF의 5000억 달러 규모의 미래 도시 네옴(Neom)에서 첫 번째 녹색 수소 실험장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녹색 수소는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여 물을 전기분해해 만들어진다.

해당 전략은 환경적으로 제한적인 부분이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재정적 이익이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자국에서 소비하는 석유를 줄일수록,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석유를 팔아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사우디는 수많은 약속 끝에 드디어 녹색 에너지에 투자하기 시작했다”라고 휴스턴 라이스 대학(Rice University)의 걸프 에너지 전문가 짐 크레인(Jim Krane)이 말했다. 그는 또 “과거 사우디는 큰 목표를 세웠지만 10%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장대한 포부는 최근 칸에서 열린 부동산 박람회에서 생생하게 드러났다. 전시된 것은 리야드의 두 새로운 지역을 포함한 새롭게 건설 중인 도시 모형들이다. 이곳의 마스터플랜은 리야드 인구를 2030년까지 두 배로 늘려 대략 1500만 명의 대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시품들은 마치 무한한 자금으로 무엇이든 실현할 수 있는 환상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한 듯한 모습이었다. 리야드 중심부에는 처음부터 만들어진 뉴 무라바(New Murabba)가 있다. 중심에는 각 변이 4분의 1마일에 달하는 거대한 큐브가 자리한다. 이 큐브는 세계에서 부피로 가장 큰 단일 건물이 될 예정이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20개를 담을 수 있을 만큼 크다”고 VR 헤드셋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이 건물은 사무공간, 호텔, 주거 공간을 혼합한 형태로 2030년에 개장할 예정이다. 건물 중앙에는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Sphere)’를 연상시키는 거대 홀로그램이 설치될 예정이며 그 크기는 약 20배에 이른다. 프로젝트의 규모를 실감하기 어렵다. “2020년까지 40만 채의 주택 개발을 추진 중이다”라고 PIF의 부동산 부문 ROSHN의 전략 디렉터 발렌틴 투베오(Valentin Toubeau)가 칸에서 설명했다. 그는 필요한 자재를 열거하며, 400만 개의 문과 지구 몇 바퀴는 쉽게 돌 수 있는 양의 강철 케이블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전시 공간에는 PIF의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인 네옴(Neom)의 모형이 있었다. 홍해에 위치한 이 곳은 마치 과학소설에서 볼 법한 곳으로 900만 명이 살게 될 새 도시가 예상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에서 다소 놀랍게도 모든 화석연료 교통수단을 금지할 계획이며, 여기에는 자동차도 포함된다. 이곳은 거주자들을 ‘라인(The Line)’이라는 110마일 길이의 좁은 지대에 건설되는 일련의 연결된 고층 빌딩들에 수용할 예정이다.

이 모든 건물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땅 위에 세워진다. 험준한 사막 풍경 가운데 ‘트로제나(Trojena)’라는 이름의 고급 스키 리조트도 들어선다. “가장 큰 도전은 물류다.” 스키 지역 개발 책임자인 벨기에 엔지니어 장 필립 파테송(Jean-Philippe Patesson)이 프랑스 칸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얘기했다. “물도 도로도 교통수단도 없다.” 그는 말을 이어갔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그다음에 다시 열 가지 문제가 쏟아진다.”

프로젝트를 감독하는 이들은 인터뷰에서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ad bin Salman, MBS)이 그들의 계획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알려줄 것을 요구하고, 지연을 용납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 신경 쓰고 모든 구상을 승인한다고 한다.” 스포츠, 소매점, 대학, 사무공간이 역사적인 왕실 장소 기반으로 옛날 아도베 스타일로 건설되는 ‘디리야(Diriyah)’ 프로젝트의 수장인 제리 인제릴로(Jerry Inzerillo)가 말했다.

2018년 뉴욕에서 리야드로 건너온 인제릴로는 밤을 새워가며 모하메드 빈 살만과 회의를 가졌다며, 새벽 3시에 디리야의 대로에 계획 중인 큰 아치의 위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대로는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와 크기가 똑같다.

하지만 왕세자와 알루마얀은 건축 디테일 이상의 급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 모든 값비싼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이 왕국은 예산을 맞추기 위해 배럴당 80달러의 석유가 필요했다. 이것이 작년에 왕세자가 석유 생산을 줄이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다. 그 대신에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석유를 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실제로 석유 분석가들은 네옴(Neom), 디리야(Diriyah) 및 기타 화려한 계획된 도시들을 완벽하게 지원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세 자리 수의 가격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RBC의 크로프트(Croft)는 말한다. 기가 프로젝트들이 없는 경우, 현재 석유 가격으로 일부 추산에 의하면 왕국의 예산은 소폭의 흑자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미국 및 가이아나로부터의 석유 공급 증가를 고려할 때, 배럴당 100달러는 가까운 시일 내에 현실화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이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본 시장에서 돈을 빌려 그들의 야망을 실현해야 할 상황이다. CEIC Data에 의하면 정부 부채는 2014년 이후 약 20배 상승해 2536억 달러에 이른다.

이것은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가 단기적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타협이다. 먼저 이 화려한 건물들, 공원들, 엔터테인먼트 장소들이 수백만 명의 방문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을 준다. 정부는 지난해 관광수입이 약 660억 달러였으며, 리야드의 금융 회사 자드와투자(Jadwa Investment)의 2월 추정치에 따르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건설하는 비용은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에서 온 건설 작업자들에 대한 경쟁이 치열한데, 그쪽에도 건설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이다. 구리, 철근, 유리와 같은 건축 자재도 수요가 높아 비용이 오르고 있어 자드와투자는 비용 초과가 불가피하다.

칸에서 만난 건설업자, 건축가, 엔지니어들은 석유 시장과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의 성적을 잘 인지하고 있다. 인제릴로(Inzerillo)는 “우리가 추진 중인 모든 대형 프로젝트에는 계획이 있다. 만약 배럴당 가격이 80달러 이상이라면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다. 석유 가격이 하락하면 프로젝트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 다단계로 진행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인제릴로가 디리야(Diriyah)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받게 될지, 900만 사우디인들이 네옴(Neom)에서 전기 기차를 타고 다닐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아람코가 석유를 계속 생산하는 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거대한 아이디어를 이끄는 재정적, 정치적 힘은 앞으로도 계속 충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