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업이 후계 구도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535_43003_4847.jpg)
2014년 브라이언 코넬이 타깃(Target) CEO 자리에 올랐을 때, 유통 공룡은 대형 데이터 유출, 캐나다 시장 진출 실패, 투자자 신뢰 흔들림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후 10년 동안 그는 회사를 안정시키고 꾸준한 실적을 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시켰다. 그러나 2022년 합의한 3년 임기 연장이 2025년 말로 끝나면서, 미네아폴리스 본사와 월가의 관심은 ‘차기 리더는 누구냐’로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 인물은 최고운영책임자(COO) 마이클 피델케다. 그는 20년 넘게 타깃의 재무, 인사, 상품 기획, 매장 운영 등 거의 모든 영역을 거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COO에 올랐다. 지난 5월에는 ‘기업 가속화 오피스(Enterprise Acceleration Office)’라는 신설 조직을 이끌게 되며 전사적 효율화와 성장 전략을 총괄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 인사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CEO ‘리허설 무대’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코넬 CEO가 공개적으로 그의 다재다능함과 조직 이해도를 치켜세운 점 역시 후계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
다른 후보군으로는 전 최고전략·성장책임자 크리스티나 헨닝턴 등이 거론됐으나, 그녀가 올해 초 회사를 떠나면서 사실상 피델케의 길이 열렸다. 타깃의 경영진 풀은 두텁지만, 여러 부문을 두루 경험하며 승계 구도를 명확히 밟아온 인물은 피델케가 거의 유일하다.
다만 이사회가 ‘연속성’만을 기준으로 삼을지는 미지수다. 매출 부진과 월마트·아마존·달러스토어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파격적 리더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자상거래, 체험형 리테일, 헬스케어 등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려면 외부 인사가 적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결국 선택지는 뚜렷하다. 피델케 체제로의 승계는 안정성과 조직 결속,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내부 인사가 회사를 ‘안전지대’에만 머무르게 할 수 있다는 비판도 따른다. 반대로 외부 CEO 영입은 신선한 전략과 변화를 약속하지만, 문화적 충돌과 조직 기억의 손실이라는 위험을 안게 된다.
10년 넘게 타깃의 얼굴이 되어온 코넬에게 이번 승계는 전략만큼이나 ‘유산(legacy)’의 문제다. 차기 CEO가 그의 플레이북을 이어갈지, 아니면 전면 수정할지가 향후 타깃의 향방을 가를 것이다.
/ 글 Ruth Umoh & 편집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