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과 웹표준 전환 흐름 속에 잠시 주목받았던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가 증권사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최근 뒤늦게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관련 ‘과열된 분위기’를 전하는 카더라 통신이 확산하기도 했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미지=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345_42796_1858.jpg)
지난해까지 증권업계를 뜨겁게 달군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Web Trading System) 구축·업그레이드 열풍이 최근 빠르게 식고 있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브라우저 기반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주식 매매 시스템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영향으로 증권사들 역시 한동안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론칭과 리뉴얼 등에 많은 공을 들였다.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뒤늦게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관련 과열된 분위기를 전하는 ‘카더라’ 통신이 확산했다. 증권사 실명과 비용, 시기까지 적시된 그럴듯한 이야기들이 알음알음 떠돌았다. 이들 카더라를 종합하면, 증권사들이 곧 HTS를 버리고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로 전환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루머에 등장한 증권사는 물론, 대부분 증권사는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가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오히려 관심이 줄어든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MTS(Mobile Trading System) 독주 체제가 굳어지는 가운데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로 분산됐던 PC트레이딩 수요가 HTS(Home Trading System)로 회귀 중”이라고 현재 상황을 정리했다.

◆HTS의 벽 뚫지 못한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일반 인식과는 다르게,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다. 2000년대 초반 코스콤이 ActiveX 기반의 웹브라우저 거래 시스템을 일부 증권사에 제공한 것이 최초이다. 코스콤은 한국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서 금융업계의 각종 전산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구축·운용하는 전산전문회사이다.
하지만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초기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1997년부터 출시된 HTS가 이미 개인투자자들의 PC를 장악하고 있었던 까닭이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기능과 속도 면에서 HTS에 크게 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출시 20여년 만인 2020년 이후부터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 500만 명의 MZ세대가 유입됐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HTS는 너무 복잡하고 어려웠어요. 그러다 보니 보다 간편한 대안인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가 주목받게 된 겁니다. PC에서도 MTS처럼 간편하고 심플하게 거래할 수 있으니까요.”
2020년 이후 금융당국이 HTML5 웹 표준 기반 시스템 전환을 권장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이전까지는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개발에 ActiveX, Java Applet, Flash 등의 비표준 기술이 사용돼 보안 취약성이나 브라우저 호환성, 모바일 미지원 문제가 따랐다. 하지만 웹 표준인 HTML5 사용으로 이들 문제가 해소되면서 ‘설치 필요 없이 즉시 접속해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더욱 뚜렷해졌다.
HTML5 전환은 기능과 속도 면에서도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의 진일보를 이끌었다. 실시간 차트와 실시간 주문 창 같은 고성능 UI를 가능케 했고, 속도도 과거 대비 HTS에 많이 근접했다. 특히 UI 유연성이 크게 확대돼 MZ들이 선호하는 SNS형 인터페이스 구현이 용이해지고 채팅·게시판·소셜 피드 등 기능도 쉽게 넣을 수 있었다.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었다. 이전엔 유지·보수 자체가 복잡했고 브라우저마다 별도 대응이 필요했지만, 웹 표준인 HTML5 도입 후로는 이들 난도(難度)가 크게 낮아졌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유지 비용 및 노력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추가된 셈이다.
![일부 증권사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네이버페이와도 연동돼 편의성을 더한다. [사진=네이버페이 모바일 화면 캡처]](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345_42799_472.jpg)
◆팬데믹과 웹표준이 불 지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열풍
‘곧 증권사들이 HTS를 버리고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에 전념할 것’이란 루머는 위 내용들을 근거로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루머 상 가장 적극적으로 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신증권을 비롯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이슈로 주목받은 다른 증권사들 역시 이구동성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완전히 반대입니다. 저희는 ‘모바일 거래는 MTS, PC 거래는 HTS로 간다’는 입장이에요. 현재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거래 기능을 대부분 덜어내고 커뮤니케이션 기능 정도만 남겨놓은 상황입니다. (병행 운용하는) 다른 증권사들을 봐도 HTS 대신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를 지배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곳은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토스증권이 2024년 7월 PC트레이딩 시스템으로 HTS가 아닌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를 출시하면서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주목도가 올라갔습니다. 토스증권의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출시 앞뒤로 저희를 비롯한 몇몇 증권사들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를 신규 출시하거나 리뉴얼했는데, 일부에서 여기에 의미부여를 크게 해 그런 루머가 돈 것 같습니다. 저희도 현재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거의 접다시피 하지만, HTS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토스증권은 2024년 가장 주목받는 증권사였다. MTS만으로 해외주식 리테일 점유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토스증권 MTS가 간편함을 무기로 신흥 투자자 집단인 MZ유저들의 큰 호응을 받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같은해 토스증권이 PC트레이딩 시스템으로 HTS 대신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를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유저 친화적인 서비스를 가장 우선시하는 저희 입장에서 볼 때, HTS는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대비 더 무겁고 (설치를 따로 해야 하는 등의) 불편 사항이 많은 서비스라 생각했습니다”라고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시기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를 신규 출시하거나 리뉴얼한 증권사들이 홍보 과정에서 거품을 만들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높은 리테일 점유율을 자랑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를 띄우려는 노력은 있었습니다. 프로모션 링크도 걸고 해서 반짝 유입량이 늘었지만 그게 다였어요. 유의미하게 거래가 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밖에다 그렇게 얘기할 순 없으니 (말을 교묘하게 바꿔) ‘사용자가 늘었다’, ‘커뮤니티 이용자가 늘었다’고 홍보한 거죠. 프로모션 때문이든 커뮤니티 기능 때문이든 뭐든 늘긴 했으니까요. 얼핏 보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가 대세가 된 것처럼 오해할 만했습니다.”

◆대세는 MTS, PC거래는 다시 HTS로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거래가 크게 늘어이 영향으로 증권사들이 PC트레이딩 서비스는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에 집중할 것”이란 증권사 동향은 사실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증권업계에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출시 및 업그레이드 열풍이 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당시 리테일 경쟁이 워낙 심했던 탓이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가 앞으로 대세가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한 관계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부스러기라도 다 줍고 가자”는 생각이 배경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PC트레이딩 시스템으로 여전히 HTS를 더 선호한다. 이 같은 생각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 확고해졌다.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어중간한 포지션입니다. 팬데믹 때 주식투자 입문하시는 분들 위주로 사용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편의를 추구하는 분들은 MTS로, 전문적인 기능을 원하는 분들은 HTS로 대부분 이동하시더라고요. HTS가 사용자 기능 조정을 통해 (설치하는 것만 빼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수준의 간편성을 구현할 수 있는 데 반해 반대로는 안 되니 실제 편의성 측면에서 더 앞서 있는 것도 같습니다.”
대부분 증권사는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를 주식투자 입문자 유치와 커뮤니케이션 기능 유지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HTS에서도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구현할 수는 있지만,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대비 UI 유연성이 떨어져 추가 설치와 패치가 필요, 손이 많이 가는 까닭이다. 현재 각 증권사의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가 거래보다는 커뮤니케이션에 기능이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토스증권은 예외이다. 토스증권은 ‘모바일 태생’ 영향으로 PC트레이딩 서비스에서도 일반 증권사와 구별되는 행보를 보인다. 토스증권은 앞으로도 별도 HTS 론칭 없이 모바일 호환이 가능한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원툴로 밀고 가겠다는 계획이다.
토스증권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아직 본게임도 해보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해 7월 론칭하자마자 이슈(KB증권이 토스의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UI/UX가 자사 것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며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법원은 올해 1월 가처분 신청을 기각)가 생겨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하반기부터 부스트하려 계획 중입니다. 저희는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유저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토스증권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거래량및 MTS/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거래 비중 변화 등 관련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HTS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를 함께 제공하는 증권사들을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대비 HTS 디자인이 매우 올드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HTS 유지·보수 인력이 부족하다든가 기술적인 어려움이 지적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복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존 사용자들의 저항이 어마어마합니다. 작은 변화에도 정말 많은 클레임이 들어와요. 기존 사용자 연령대가 높다 보니 ‘익숙한 것이 편한 것보다 좋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중소형사들도 IT 인력들이 기본적으로 세자릿수는 돼 유지·보수 인력이 부족한 곳은 정말 드물 것 같고요, 같은 이유로 기술적인 어려움도 아주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변화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기존 사용자들 설득이 쉽지 않다는 게 (전체 디자인 개편의) 가장 큰 난관이에요.”
/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