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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돌 프로젝트⑤] 서점에도 대학에도 보건소에도, 여기어때가 있었다

좋은 폰트는 기업의 브랜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여기어때의 ‘잘난체’는 모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 토토 계좌입력 2023.10.11 13:20
  • 최종수정 2023.10.11 13:54
  • 기자명문상덕 기자
권송이 토토 계좌 브랜드디자인팀장(왼쪽)과 이유빈 산돌 타입디자인그룹 소속 디자이너.
권송이 여기어때 브랜드디자인팀장(왼쪽)과 이유빈 산돌 타입디자인그룹 소속 디자이너.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부회장은 토토 계좌 10월호 인터뷰에서 “(2003년 ‘유앤아이체’ 출시 이후) 많은 기업에서 전용 서체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브랜드 전략은 없었던 것 아닌가 싶다”며 “그렇다면 굳이 폰트는 안 만들어도 되지 않나, 활용하지 않으니까”라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여기어때는 모범 사례에 가깝다. 단순한 숙박 플랫폼에서 ‘모든 사람들의 삶에 놀라운 경험이 끊이지 않도록’이라는 미션을 중심에 두고 계절별 ‘여기어때 송’, 팬데믹 시기 여행지의 현재 모습을 소개하는 ‘지금, 여기’ 시리즈 등 콘텐츠를 제작했다.

전용 폰트 ‘잘난체’도 그중 하나였다. 2018년 한글날을 하루 앞두고 무료로 공개했다. 여기어때 BI를 모티브로 획의 시작은 둥글게, 끝은 각 지게 디자인해서 친숙함과 안정감을 함께 담고자 했다. 또 ‘ㅅ’ ‘ㅈ’ ‘ㅊ’처럼 두 획이 교차하는 자음은 뛰는 사람의 형상을 표현해 역동성을 줬다.

이후 5년간 잘난체는 여기어때 모바일 앱을 넘어, 대학과 공공기관, 서점 등 사회 곳곳에서 폭넓게 쓰였다. 권송이 여기어때 브랜드디자인팀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선별진료소 배너, 키트 설명이 잘난체로 쓰인 것을 보고 활용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여기어때는 2023년 한글날을 맞아 잘난체의 두 번째 버전인 ‘잘난체 고딕’을 냈다. 5년 전과 같이 산돌과 함께 기획하고 제작했다. 좋은 폰트는 기업의 브랜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프로젝트를 이끈 권송이 팀장과 산돌 측 담당자인 이유빈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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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기어때의 브랜드 전략에서 ‘잘난체’의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권송이여기어때의 경우 온라인여행플랫폼(OTA) 시장을 해외 업체가 선점하고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브랜드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마침 우리는 한국어로 된 이름을 갖고 있었죠. 한글로 브랜딩을 한다면 좀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한글로 브랜딩을 한 업체는 저희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카피도 한글을 주로 활용해서 고안하고, 마케팅 용어에서도 한글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Q 잘난체를 출시하고 반응이 어땠습니까?

권송이지난 5년간 잘난체가 어떻게 쓰였는지 조사했습니다.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활발하게 쓰고 있었어요. 이번에 교보문고 강남점에 오프라인 공간을 설치하면서 서점 안에도 잘난체가 상당히 많이 보였습니다. 책 표지부터 광고에 다양하게 쓰고 있었어요. 또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선별진료소 배너, 키트 설명이 잘난체로 쓰인 것을 보고 활용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잘난체를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대학교 학기 때마다 검색량이 뛰는 경향을 확인했습니다. 유추하기로는 대학생들이 PPT 폰트로 활발하게 쓰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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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는 한국어로 된 이름을 갖고 있었죠. 한글로 브랜딩을 한다면 좀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_권송이 여기어때 브랜드디자인팀장

Q 어떤 특징이 주효했다고 보십니까?

이유빈유쾌하고 역동적인 느낌이 있어요. 그리고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고요. (Q 역동성을 말씀하셨지만, 공공기관에서 쓴다는 건 신뢰감이 있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친절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할 때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권송이잘난체는 라운드로 획을 시작해서 직선으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부드럽고 귀엽고 즐거운 느낌을 연출하지만, 동시에 정리된 느낌을 전달한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Q 고딕 버전에서 어떤 변화를 주고 싶었나요?

이유빈기존 잘난체는 둥글고 두껍게 디자인해서 귀여운 느낌이 강했어요. 대신 사용성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특정한 분위기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이죠. 그런 특징을 조금 덜어냈을 때 조금 더 다양하게 쓸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둥근 부분을 없애고 두께를 줄이는 방향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권송이잘난체와 성격이 달랐으면 좋겠다는 것이 첫 번째였고, 잘난체의 정체성을 계승하자는 것이 두 번째였어요. 구체적으로는 기존 폰트보다 가독성을 높이는 형태로 기획했습니다. 곡선과 직선이 함께 사용된 서체다 보니 글자가 많거나 여러 줄에 걸쳐 쓸 때 읽히는 맛이 깔끔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이유빈 (Q폰트의 가독성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글자의 형태를 인지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그리고 획들이 너무 뭉쳐 있거나 세세하게 쪼개져 있으면 다른 글자와 헷갈릴 수 있고요.

권송이이번에 나온 서체는 글의 양이 많아져도 읽는 데 어려움이 없고, 모바일 버전에서 더 작게 쓸 때 덩어리 감이 덜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획과 획이 만났을 때 읽기 어려웠던 부분을 분리시켰고, 예전에는 한글과 라틴, 숫자 폰트의 크기 차이가 있었는데 그걸 균일하게 했습니다. 지원하는 문자의 양 자체를 대폭 늘리기도 했고요(2730자에서 1만1172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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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폰트가 기업을 바꾸지 못할 순 있어도, 기업을 바꾸는 덴 좋은 폰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_이유빈 산돌 디자이너

Q FORTUNE 한글판 로고 작업에만 두 달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기어때는 어땠습니까?

권송이한글날 오픈을 염두에 두고 지난 3월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가독성을 높이자’는 목표를 갖고 시작했는데, 산돌 측에서 피드백을 무척 잘해줬습니다.

이유빈폰트 디자인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가독성을 선택할지, 좀더 특징적인 포인트를 반영할 것인지도 그중 하나인데요. 여기어때 측은 빠르게 결정하곤 했습니다. ‘가독성을 더 높인 폰트를 만들어야겠다’는 방향성이 분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Q 처음 산돌 프로젝트 기획의 콘셉트는 ‘좋은 폰트가 기업을 바꾼다’였습니다. 하지만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 부회장의 말처럼, 좋은 폰트를 만들어도 브랜드 전략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좋은 폰트의 쓸모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유빈폰트에는 회사의 정체성을 담습니다. 한 고객사 담당자가 ‘회사의 나아갈 방향을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싶어 폰트를 제작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네요. 전체 브랜드 전략에서 폰트는 한 부분이지만, 회사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좋은 폰트가 기업을 바꾸지 못할 순 있어도, 기업을 바꾸는 덴 좋은 폰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상덕 기자mosadu@fortunekorea.co.kr 사진강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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