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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사이트시장에 부는 ESG열풍… ‘그린워싱’ 방지책 마련돼야

  • 기사입력 2021.11.23 08:52
  • 최종수정 2021.11.23 10:15
  • 기자명김동현 기자
슬롯사이트

<이 콘텐츠는 슬롯사이트(FORTUNE KOREA) 2021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슬롯사이트(FORTUNE KOREA)=김동현 기자] 채권시장에도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열풍이 거세다. 기업과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발행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채권 발행규모가 커지면서 ‘그린워싱’이라는 위장환경주의(거짓환경주의) 부작용도 속출해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워싱(세탁)없이 깨끗하고 맑은 ESG채권 발행은 안되는 걸까.

친환경 이슈에 힘입어 급성장한 ESG슬롯사이트시장

ESG슬롯사이트은 환경·사회·지배구조개선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슬롯사이트이다. 녹색슬롯사이트(Green Bond)과 사회적 슬롯사이트(Social Bond), 그리고 이 둘을 결합한 지속가능슬롯사이트(Sustainability Bond) 등 세 종류로 나뉜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파리기후협약’ 이후 각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탄소배출 제로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비재무적 요소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공정개선과 대체에너지 사용을 통한 ‘친환경’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한 결과다. 기업들은 친환경과 관련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고, 이와 관련된 사업자금 조달 수단으로 ESG슬롯사이트을 발행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발표된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을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전세계 투자·금융시장의 기후 재정, 친환경 사업, 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쏠림현상 등으로 현재 ESG슬롯사이트 발행과 시장 규모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ESG슬롯사이트 발행액이 올해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 2893억달러 수준이던 ESG슬롯사이트 발행액이 2년 새 3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국내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내년까지 전체 운용자산의 절반을 ESG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2조원에 불과했던 ESG투자액이 400조원 수준으로 커지는 것이다. 기관투자자들 역시 ESG슬롯사이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개인투자자들도 ESG슬롯사이트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래픽=슬롯사이트]
[그래픽=슬롯사이트]

업종 불문 ESG슬롯사이트 발행, 흥행 돌풍 이어질까?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슬롯사이트시장에서 ESG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산업전반에 걸쳐 다양한 기업들이 ESG슬롯사이트을 발행하고 있으며, 발행하면 모집 목표액 보다 몇 배 이상의 투자금이 유입되는 등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ESG슬롯사이트 발행에 나섰다. 수요예측서 1.5년물 400억원 모집에 1450억원, 2년물 900억원 모집에 2890억원, 3년물 700억원 모집에 1450억원을 받아 총 2000억원 모집에 5790억원의 자금을 모아 목표치를 상회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회사채 차환과 친환경 항공기 도입 등에 사용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달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하며 녹색슬롯사이트 발행을 선택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수요예측에서 총 1조2200억원에 달하는 기관투자자 매수 주문이 들어와 목표치인 3000억원의 4배를 넘기며 흥행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자금을 파주 공장 친환경 OLED 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와 클린룸, 유틸리티에 투자할 계획이다.

식품업계에선 CJ제일제당이 ESG슬롯사이트을 발행했다. 2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1조1800억원에 달하는 기관투자자 자금이 모집됐다. 사회적 슬롯사이트으로 조달한 자금은 동반성장펀드 조성으로 중소협력사 대상으로 금융지원에 나서고, 대금지급주기 단축에도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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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서 가장 먼저 ESG슬롯사이트시장의 문을 두드린 곳은 포스코건설이다. 작년 7월 지속가능슬롯사이트을 발행한데 이어 올해 3월에도 14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슬롯사이트을 시장에 내놨다.

포스코건설은 당초 ESG슬롯사이트 800억원, 회사채 300억원 등 총 11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수요예측에 6300억원이 몰리자 ESG슬롯사이트 1400억원, 회사채 400억원 등 총 1800억원 규모로 확대하며 자금조달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월 건설사 최초로 국내에서 공모하는 녹색슬롯사이트을 발행했다. 1500억원 규모를 모집하는 수요예측에서 1조원 가량의 자금이 몰리자 최대 3000억원 규모로 증액했다.

공기업 중 ESG슬롯사이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국전력공사다. 한국전력공사는 2019년 첫 달러화 그린본드 발행 이후 매년 국내외 시장에서 ESG자금 조달을 이어오고 있다. 그린본드에 대한 친숙도가 높은 해외시장에서는 녹색슬롯사이트을 찍고, 국내에서는 지속가능슬롯사이트 발행을 이어왔다.

최근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녹색슬롯사이트을 발행해 청약에서 4대1이 넘는 경쟁률을 거두며 금리 절감에도 성공했다. 모집액은 3억달러(약 3500억원)였으며, 청약 결과 모집액 대비 7배 가량 많은 21억달러가 주문됐다.

한국전력공사는 확보한 자금을 국내외 신재생 사업 추진, 신재생 에너지 계통 연계, 친환경 운송수단 확충 등에 쓰기로 했다.

한 투자운용사 슬롯사이트관계자는 “최근 세계적으로 녹색슬롯사이트 열풍이 이어지면서 ESG슬롯사이트은 시장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을 펼치기 위해 관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ESG슬롯사이트을 더욱 많이 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진=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진=한국전력공사]

ESG 열풍 마냥 좋을까… 문제로 떠오른 ‘그린워싱’

ESG슬롯사이트 발행이 마냥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ESG슬롯사이트으로 조달한 자금은 친환경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ESG슬롯사이트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와 4대 회계법인(삼일, 삼정, 한영, 안진)을 중심으로 인증과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각 기관의 인증과 평가기준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는지 확실치 않다.

이런 탓에 실제 조달 목적과 다른 곳에 자금을 사용하는 이른바 ‘그린워싱’이 발생하는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그린워싱은 소비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에게 신뢰를 떨어뜨리고, 기업의 이미지와 위상 하락으로 이어진다.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중시 경향이 높아지고, ESG경영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그린워싱 행위는 부도덕이라는 오명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규모가 큰 자금이 움직이는 탓에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ESG슬롯사이트의 그린워싱은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글로벌 슬롯사이트시장에서 그린워싱이 일어날 경우 기업이미지뿐만 아니라 기업이 소속된 국가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 에너지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는 해외 슬롯사이트시장에서 ESG슬롯사이트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탄소배출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 투자해 투자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글로벌 녹색슬롯사이트은 세계금융시장을 대상으로 발행되며 조달한 자금을 국내외 재생사업, 신재생 에너지 효율화 등 친환경 투자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슬롯사이트이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는 녹색슬롯사이트 발행 이후 탄소배출산업으로 투자 제한대상인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와 베트남 ‘붕앙2호기’ 석탄화력발전소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ESG슬롯사이트 투자자들은 한국전력공사를 가짜 친환경기업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해외 신용평가사들로부터 AA급 수준의 높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한국전력공사에 각각 Aa2, AA, AA-를 부여하고 있다. 공기업 지위에 힘입어 높은 정부 지원가능성 등을 인정받은 결과다.

사실상 정부와 비슷한 수준의 높은 신용평가를 받는 공기업의 그린워싱 사례는 단순한 기업의 이미지 훼손을 넘어 국가 이미지에도 타격을 줬다는 것이 투자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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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소노미, 그린워싱 방지책 될까?

시장은 커지는데 반해 ‘그린워싱’ 방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그린워싱은 전세계적으로 ESG슬롯사이트 규모가 커지는 만큼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문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세계 각국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빠르게 대응에 나선 곳은 바로 EU이다. EU는 녹색산업 분류체계인 ‘택소노미(Taxonomy)’를 마련해 그린워싱 방지에 나섰다.

EU 택소노미는 기후변화 완화와 오염물질 배출 방지 및 관리 등을 위한 환경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EU는 택소노미를 도입하기 위해 20개월 간의 긴 작업을 거쳤고,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그린워싱 필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U는 지속가능한 금융전문가 그룹(TEG)을 통해 지난해 3월 택소노미 개발을 위한 보고서와 심사 기준을 포함한 부속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18년 12월 기술심사 기준을 만든 뒤 200명 이상의 전문가와 두 번의 공청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담았고, 내년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U 택소노미는 총 4단계에 걸쳐 기업이 탄소중립의무 이행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이 발행하는 ESG슬롯사이트이 워싱(세탁)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것이다. 기업의 활동을 감시하고 평가를 내려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내에서도 환경부는 작년 8월 환경부와 금융당국,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녹색금융 추진 협의체’를 발족했다.

이어 지난 4월 12일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개정안을 공포해 환경책임 투자의 지원과 활성화를 위해 지속가능한 녹색경제 활동 여부를 판단하는 ‘녹색 분류체계’를 마련했다. 또 기업의 환경적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표준 평가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외 슬롯사이트시장과 비교해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이다. 해외 투자자들 역시 국내 ESG슬롯사이트 사용처의 불확실성과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현실에 맞는 ‘K-택소노미’와 관련법제화 필요

국내 ESG슬롯사이트시장 규모가 날로 성장하면서 국내시장에 맞는 ‘K-택소노미’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 ESG슬롯사이트으로 분류되는 녹색금융슬롯사이트·사회적슬롯사이트·지속가능슬롯사이트 중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은 녹색금융슬롯사이트 뿐이다.

사회적슬롯사이트이나 지속가능슬롯사이트은 별도의 국내 가이드라인이 없어 얼마든지 일반슬롯사이트이 ESG슬롯사이트으로 둔갑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ESG슬롯사이트 구분을 위한 투명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슬롯사이트시장 한 관계자는 “ESG슬롯사이트은 일반채보다 금리가 낮아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보다 환경성이나 사회적 가치 보장에 집중하는 투자처”라며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에 사후검증 관련 분류 체계가 없는 것에 주목하고 있어 명확한 기준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대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녹색투자지원실장은 “녹색금융슬롯사이트 이외의 슬롯사이트에는 규제·감시 등의 가이드라인이 없어 일반슬롯사이트에 ‘사회적·지속가능슬롯사이트’이라는 이름만 붙이면 ESG슬롯사이트이 될 수 있는 게 현실”이라며 “사회적인 합의를 통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더불어 관련 법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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