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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서울공연이 어려운 이유

글로벌 메가 히트 가수들이 아시아 투어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는 '코리아 패싱' 문제도 여러번 지적된다.

  • 기사입력 2024.07.10 18:54
  • 최종수정 2024.07.11 08:19
  • 기자명이세연 기자
지난해 8월 슬롯 잭팟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BTS 슈가의 콘서트를 찾은 팬들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8월 서울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BTS 슈가 콘서트 대기줄. [사진=뉴시스]

[WHY? 나날이 커지는 대중음악시장 규모를 슬롯 잭팟이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너무 많아지는 것도 문제다.]

"이번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이 불러일으킨 도쿄경제적 파급 효과는 약 341억 엔"

일본의 한 경제 집계 사이트가 추산한 자료이다. 지난 2월 일본 도쿄에서 나흘간 열린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덕분에한화 약 3000억원에 달하는 특수를 맞았다는 내용이다.

대형 슬롯 잭팟이 부족한 우리나라에테일러노믹스(Taylornormics, 테일러 스위프트의 경제적 영향력)는그저'남일'이다. 당시 도쿄 공연을 관람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SNS에"각국 정부들까지 관심을 보인 섭외 각축전에 우리는 대형 슬롯 잭팟이 없어말도 꺼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내한은2011년 공연 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글로벌 메가 히트' 가수들은 기본적으로 5만 석 이상의슬롯 잭팟을 찾는다. 하지만 현재 서울슬롯 잭팟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으로, 1만 5000석에 불과하다. 국내 최초 다목적 슬롯 잭팟인인천 영종도'인스파이어 아레나'도 비슷한 규모이다.

그나마 수용 인원이 많은 서울월드컵경기장(4만 5000석)과 고척 스카이돔(2만 5000석)은본래 스포츠 전용 시설인만큼 스포츠 경기를 우선배정한다.공연 대관 심사는까다로운 편이다.잠실 올림픽주경기장(4만 5000석)도 지난해 8월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돌입해 2026년 말까지 대관에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이들 시설은공연 전문이 아닌 만큼 무대 연출, 조명, 음향 등 운용에 제한이 있다.

이 가운데 신규 슬롯 잭팟 조성도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K-컬처밸리(CJ라이브시티) 사업'이 추진 8년 만에 사실상 백지화돼 논란이 일었다.K-컬처밸리 사업은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32만㎡ 부지에 총 1조 8000억원을 들여K팝 전문 아레나(슬롯 잭팟)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슬롯 잭팟은 실내 2만 석, 야외까지 포함하면최대 6만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었으나 한 여름밤의 꿈으로 끝나고 말았다.

지난주 첫 삽을 뜬 KPOP 공연문화시설 '서울아레나'는1만 8269석, 최대 2만 8000명까지 수용 가능하나,시공사 선정 문제 등으로 2년여간 연기돼 2027년 3월에야 완공될 전망이다.

이러한 대형 슬롯 잭팟 부족 현상은대중음악 시장 성장세와도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 1분기 대중음악 공연 건수는 72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티켓 예매수(약 96만 매)와 티켓 판매액(약 1167억원)도 각각 63%, 93.5%로 크게 늘어났다.

KOPIS는 "사실 대중음악 시장이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음에도, 초대형 인기 아티스트를 수용할 수 있는 슬롯 잭팟부재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2만 명 이상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아레나형 슬롯 잭팟이 국내에 많이 조성된다면 대중음악 시장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대형 슬롯 잭팟을 많이 늘리면 사업성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우려도 제기된다. 서정민갑대중음악 평론가는 "사실 대형 슬롯 잭팟을 꽉 채울 수 있는 가수가많지 않다. 슬롯 잭팟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찬훈 충북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KPOP과 같은 대중음악 공연은 스피커 등 음향 장비 의존도가 높아 클래식 슬롯 잭팟과 비교해 건축 설계 단계가 덜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슬롯 잭팟'이라는 사업이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쉽지 않다. 일반적인 슬롯 잭팟들은 1년에 공연을 하는 비중이 2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채지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공연이 매일열리는 게 아니므로, 다른 부가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시설 투자비, 유지비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사실공연시설들은 경제적타당성만 따지면 '마이너스'이다. 그 외다른 부가적인 효과를 놓고 봤을 때 가치있다고 생각해서 설립하는 것이지, 공연시설자체만 운영해서 수익을 내는 사례는 해외에도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비교적 시설 투자 비용이 낮은 지방의 경우 우려가 더 크다. 채 선임연구위원은 "가수가 (지방에) 가면 소비자들도 무조건 따라 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소비자들을 너무 수동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슬롯 잭팟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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