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 에볼루션 바카라탐사선 로잘린드 프랭클린의 상상도. [사진=ESA]](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05/38653_28681_3359.png)
유럽우주국(ESA)은 유럽연합(EU)의 첫 번째 화성 탐사선 ‘로잘린드 프랭클린(이하 프랭클린’을 개발 중이다. 발사 예정 시기는 2028년. 프랭클린이 활동할 화성 지역은 기온이 섭씨 영하 100도까지 내려가는 극한 환경이다. 이런 극저온에선 설령 기계장치라도 난방 없이는 활동이 불가능하다. 개발진은 그 프랭클린에 방사성 히터를 장착할 예정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ESA는 화성탐사 임무 엑소마스(ExoMars) 시행하고 있으며, ‘방사성 동위원소 히터장치(RHU)’를 프랭클린에 장착해 사용할 계획이다. 우주 탐사선에 주로 장착되는 태양광 패널 전력 대신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것이다. RHU와 유사한 시스템을 일명 ‘핵전지’라고 불린다.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할 때 생기는 열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때 자주 사용하는데, 플랭클린은 이 열을 난방에 쓸 수 있도록 제작된다.
프랭클린에 장착되는 RHU는 사용 연료도 독특하다. 대부분의 핵전지는 ‘플루토늄-238(U-235에서 얻어진 핵물질)’를 사용하는데 비해, ‘아메리슘-241(P-239에서 얻어진 핵물질)’을 쓸 계획이다. 아메리슘-241은 플루토늄-238에 비해 강력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구하기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
프랭클린에 장착되는 RHU는 화성 착륙 미션을 시작하는 동시에 가동에 들어간다. 착륙선이 행성 표면에 내리기 전 가열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이 RHU는 임시 에너지원 역할도 맡는다. 프랭클린이 착륙선 밖으로 나와 태양 전지판을 펼칠 때까지 예비 비상전력이 필요한데, 이때열을 전기로 변환해 공급한다.
그동안 ESA는 원자력 연료 수급을 미국과 러시아에 의존했다. 엑소마스 임무 초기엔 러시아 우주국 로스 코스모스와 협력해 화성 탐사선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ESA는 러시아 우주국과 협력관계를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이로 인해 프랭클린을 다시 재설계해야 했다. ESA는 새로운 개발 협력 대상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선정했다. NASA는 ESA에 RHU 개발 기술, 발사 로켓, 착륙선에 장착될 제동 엔진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에 프랭클린에 장착될 RHU는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 연구를 시작한 ‘엔듀어(ENDUR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ESA는 앞으로 아메리슘-241을 이용하는 실용성 있는 핵전지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네이처에 따르면 ESA는 2028년 엑소마스 임무 개시 전까지 필요한 모든 준비물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성에 도착한 후 프랭클린을 이용해 지층 탐사에 나선다. 약 2m 크기 드릴로 화성 지표면을 뚫고 생명체의 흔적을 발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