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박인우의 작품 세계는 인간과 대지 사이의 관계와 본질성을 파헤치기 위한 여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작가는 대지 위에서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이라는 거대 주제의 단편들을 캔버스에 소화해낸다.
민중미술과 극사실주의가 쌍벽을 이루던 1980년대, 어느 하나의 사조에 얽매이지 않고 아방가르드한 작품을 선보이려 했던 동인(同人) ‘S파’를 시작으로 박인우의 작품 세계는 문을 열었다. 박인우는 작품을 통해 현대 문명이 야기한 파괴와 오염, 또 그 속에 사는 현대인의 불온한 정체성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환기하면서도, 이를 따듯하고 경쾌한 화풍으로 번역해 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대중에게 위로를 건네면서도 반성의 계기를 마련하는 성숙함을 보여준다.
박인우 작가의 작품 <숲속초대는 대지와 인간 사이에 대한 서사를 중심으로 한다. 대지는 자신을 딛고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다. 대지 위에 자신만의 은밀한 숲이 있음을 긍정한다. 이는 작가의 상상력과 삶이 투영된 숲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숲으로 관객들을 기꺼이 초대한 작가로 인해, 우리는 한 예술가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처럼 뒤엉킨 세상 속 누군가의 숲을 내밀히 살펴보는 하나의 시선을 통해 작가는 자연의 거대하고 관용적인 면모,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 ‘이달의 작가’는 온라인 미술품 지분거래 플랫폼아트스탁과 함께하는 코너입니다. 이 글은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1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