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5/48175_41330_529.jpg)
지난주 20년물 국채 경매에 대한 미흡한 수요는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달러 가치를 폭락시켰다. 의회가 수조 달러의 추가 감세안을 논의하며 재정 적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 외환 리서치 책임자 조지 사라벨로스는 이를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매수 거부 권리(buyer’s strike)” 신호로 해석했다.
사라벨로스는 투자자 대상 노트에서 “이번 20년물 국채 경매에 대한 저조한 반응은 국채 매도 물량을 촉발해 금리를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달러 가치가 동시에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의 재정·경상수지 이중 적자를 현 수준의 가격에선 더 이상 감당하지 않겠다는 뚜렷한 신호”라고 썼다.
이 같은 채권 시장 불안은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 해의 감세 연장 및 팁·초과근무 수당 비과세 등 새 감세안을 통과시킨 직후 일어났다. 일부 지출 삭감 조항도 포함됐지만, 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와 국방비 증가 등 다른 지출 확대가 이를 상쇄해 향후 10년간 적자가 수조 달러 늘어날 전망이다. 상원은 수정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지만, 감세 강행은 트럼프와 공화당의 핵심 과제다.
사라벨로스는 외국인 투자자가 미국 자산 매력을 회복하려면 두 가지 길뿐이라고 제안했다. “첫째, 의회가 현재 상정된 조정법안을 대폭 수정해 신뢰할 만한 재정 긴축 정책을 채택하거나, 둘째, 미국 부채의 달러 외 가치가 외국인 투자자가 매력적으로 여길 만큼 실질적으로 하락해야 한다.”
또 다른 변수는 일본 채권 시장의 충격이다. 막대한 국채 부담에도 경제 성장 둔화 조짐이 있는 일본은 “그리스보다 심각하다”고 총리가 공개 발언할 만큼 재정 위기 신뢰가 흔들리고, 40년물 금리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사라벨로스는 “일본 국채 금리 급등은 도쿄 정부의 재정 우려 때문이 아니다”라며 “국채 보유자들의 매도가 달러 대비 엔화 강세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미국 국채 시장에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즉, 일본 자산이 매력적인 대안이 되면 현지 투자자들은 미국 채권에서 자금을 빼 현물 매입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 집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일본의 미국 채권 보유액은 1조 1,300억 달러로 GDP의 약 25%에 이른다. 반면 중국은 3월 말 보유액이 전월 7,840억 달러에서 7,650억 달러로 줄어 3위에서 영국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사라벨로스는 “향후 시장은 외국 자산 포지션에 의해 점점 더 주도될 것이며, 이는 미국 채권 시장과 달러에 동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 글 Jason Ma &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