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Y?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거점 설립은 기대와 우려가 함께 존재한다.]
삼성전자가9조원의 미국 반도체 보조금을 쥐게 됐다. 지난해 3월 미국 정부에 투자의향서를 접수한 지 1년 만이다.
미국 정부는미국 반도체지원법에 따라삼성전자에 64억 달러(8조 9452억원)규모의 반도체 생산지원금을 지원하겠다고15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이는 대출금을 제외한 순수 보조금이다.
인텔(85억 달러)과 TSMC(66억 달러)보다 적지만,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은약 16%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텔은1000억 달러, TSMC는 650억 달러,삼성전자는 400억 달러대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로분석된다.
삼성전자는지난 2022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설립하고있는 2·4나노미터 첨단 파운드리공장과 함께HBM 패키징 공장, 연구개발 전용 공장 등 총 4개의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기존의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공장을 확장해 첨단 의료기기 반도체뿐 아니라 미국 국방부 등에 직접 수주받은 맞춤형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보조금을 통해 공장 건설 부담을 일부 줄이게 됐다.현재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건설 비용이 치솟아준공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삼성물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 공사진행률은 59.7% 수준이었다. 업계의 예상치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계약상 납품기한도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4월로 지연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5월 20일 경기 평택 바카라 나락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04/37126_27088_326.jpg)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보조금에 미국 정부의 각종 요구 사항이 줄사탕처럼달려 있기 때문이다.
먼저 예상을 초과하는 이익을 낼 시, 수령한 보조금의 최대 75%를 미국 정부에 공유해야 하는'초과이익 공유' 조건이 문제시된다. 이 때문에 미국 현지의 높은 재료비,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남는 게 거의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미국의반도체 생산원가가 국내 대비최대 30%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문제도 고민거리로 남았다. 보조금을 받는 조건으로미국 정부에영업 기밀에 준하는 자료를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웨이퍼 종류별 생산 능력과 가동률, 수율등 반도체 생산 관련 민감한 정보들이 대상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내에 구축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2·4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하게 될)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또한미국 내에서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라는 미국 정부의 기조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2나노미터 공정은 파운드리 업체 간 기술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인 만큼 기술 유출 우려가 크다.
중국 내 생산 거점을강화하는 것도힘들어졌다. 미국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하는기업들을 대상으로 중국 공장 증설에 제한을 두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쑤저우에서 반도체 후공정(패키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고심히 큰 상황이다.
하지만 제약만큼이나 실익도 클 전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미국 내 팹리스 기업들과의 연계성을 고려했을 때, 미국 내 공장 설립은 조건이 상당히 괜찮다. 국내 생산 라인에 미국 팹리스 기업들이 참여하기는 비교적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TSMC도 각종 제약을 감안하고도 미국에 투자했듯이)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분명한실익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또 현재 TSMC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고, 메모리 사업 만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 바카라 나락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