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머신 일러스트 사옥 건너편 카페. 팬들이 보이그룹 '트레저'의 퇴근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포춘코리아]](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02/33792_24565_1111.jpg)
슬롯 머신 일러스트 사옥 건너편 카페. 보이그룹 '트레저'의 퇴근길을기다리는 팬들이열 명 남짓 모여 있었다. 과거 매일 장사진을 이뤘던 것에 비하면 매우 조촐한 모습이었다. 기자는 무엇이 이 같은 변화를 초래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들에게슬롯 머신 일러스트에 대한 진솔한 평가를 부탁해봤다.
팬들은소위 '대중 픽(PICK)'이던슬롯 머신 일러스트가특유의 신비주의와 폐쇄성이 최근 더 짙어지며'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됐다고 입을 모았다.한 팬은"과거 빅뱅, 아이콘이 활동할 때는 '대중이 주목하는기획사'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은 팬들만 찾아듣는 기획사로 바꼈다"고 말했다. 폐쇄적인태도로일관해 대중을 등 돌리게 했다는 설명이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가 '그들만의 리그'가 돼버렸다는 신호는굿즈샵에서도 알 수 있었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공식 오프라인굿즈샵은 이곳과 인사동점 두 곳이다. 지하라서방문객의 발길이 적은 이곳과 달리, 인사동점은복합문화건물에 위치해유동인구가 비교적 많다. 하지만 두 곳을 번갈아가며 자주방문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현장 판매량으로 보면 이곳(지하)이 더 많이 팔리는 것 같다. 인사동점은 방문객은 많으나, 구경만 하고 실제 구매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특수한 목적을 갖고 방문하는 '소수의팬 장사'만 이루어지는 이곳이 유동인구가 많은 인사동점보다 체감 실적이 좋다는 것.
◆ '신비주의', '폐쇄성'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폐쇄적 태도가 대중을 등 돌리게 하고 있다. 폐쇄적 태도는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메인 콘셉트이자 그간 빅뱅, 블랙핑크 등 메가 IP의 성공을 이끌어 온 주동력이다. 대중에게 아티스트정보를 자주 노출하지않고, 컴백을 앞두고도 자잘한 프로모션을 생략해호기심을 증폭시키는전략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성공정점을 찍은 사례가 바로 블랙핑크다. 투애니원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임에도 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철저히 베일에 감췄다.
블랙핑크는 2016년 첫 데뷔 쇼케이스에서도 무대는커녕 목소리도 거의 들어볼 수 없었다. 멤버들에게 쏟아진 질문 세례를양현석 프로듀서가 대신 답변해'걸그룹 쇼케이스가 아니라 양현석의 기자회견이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스케줄도매우 제한적이었다. 데뷔 무대의 경우 SBS '인기가요'에 두 차례 출연한 것 외에는 전무했다. 또 데뷔 후 1년이나 자리를 비우는 등공백이 잦았으나,'전체 숫자는 적지만 질적인 곡들'이 주목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절대적인 '테디 의존도'
그 배경에는 프로듀서 '테디'가 있다.테디는 빅뱅, 투애니원 등 슬롯 머신 일러스트 대표 아티스트의 성공을 이끈 주역이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신비주의 콘셉트로 팬들을 분통터지게 했지만, 테디가 역할을 하며 성공을 이끌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대중음악은 특정 인물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 (업계 특성상) 최고의 실력 내지는 트렌드 구획력을 오래토록 보여주기 힘들다"며 "이에 비하면테디의 영향력은 이례적으로 굉장히 오래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손대는 곡마다 대히트를 기록하니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테디 의존도'는거의 절대적이었다. 테디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십수 년간 슬롯 머신 일러스트 주요 아티스트의 프로듀싱을 맡으며 자신의 색깔을 흠뻑 묻혔다. 하지만 테디가 (자신이 이끄는) 더블랙레이블에 집중하면서슬롯 머신 일러스트는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놓이게 됐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전망은 '물음표'
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흥행수표인 테디가 빠진 상황에서도 신비주의 콘셉트를 유지하며 악화일로에 빠져든 모습이다.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신비주의는비단 아티스트에게만해당되는 것이 아닌, 회사 전체의 고질적인 특성이다. 수장인 양현석 프로듀서부터가 과거부터폐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한 엔터계 관계자는 "양 프로듀서는 그간 재판 과정도 그렇고,방송·언론사를 대하는 태도가 유연하지 않다. '우리는 아티스트다'식의태도로 일관하며섣불리 먼저 나서거나 협조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이어 "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외부와 접촉을 많이 하는 편인) 하이브나 JYP에 비해소통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 때의 방식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과거부터 민감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했다. '게이트'라 불릴 정도로 사안이 중대했던 버닝썬 사건에 대해서도 '슬롯 머신 일러스트와무관하다'는 꼬리자르기식 대응으로 무마했다.이 관계자는 "이 같은 폐쇄성이과거에는 미덕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계속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양 프로듀서가 키를 잡은 베이비몬스터의 흥행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베이비몬스터는 현재 '올드한 연출'로 혹평을 듣고 있다. 이 관계자는 "소통을 꺼리는 폐쇄적인 사고 체계가 낳은 결과"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전망을'물음표'라 칭했다. 시대를 역행하는 태도로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설명이다.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