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수당을 미리 정해 임금에 포함하는 현행 무료 슬롯 사이트를 두고 기업들은 '유지' 입장에 좀 더 힘을 실었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무료 슬롯 사이트를 사용 중인 300여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현행 무료 슬롯 사이트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74.7%는 현행 무료 슬롯 사이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4.3%에 그쳤다.

무료 슬롯 사이트는 '정해진 근로시간 이외의 수당을 미리 정해 기본급과 함께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한 달 동안 일정시간 연장근로를 하는 것으로 수당을 사전에 책정, 월급에 선반영하는 방식이다.

무료 슬롯 사이트를 반대하는 입장은 주로 노동계에서 나온다. 회사에서 미리 반영한 연장근로시간보다 더 많이 일하는 사례가 나온다는 것이다. 공짜야근과 장시간 근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상의 조사에서처럼, 찬성하는 입장은 주로 경영계에서 많이 나온다. 조사에 따르면, 기존처럼 무료 슬롯 사이트를 허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기업들은 '근로시간 관리·산정이 쉽지 않아서(51.6%)'를 들었다. 이외에 '실질 임금감소로 근로자 불만(31.6%)', '시간외수당 등 인건비 증가 우려(28.9%)', '엄격한 근로시간 관리에 대한 근로자 불만(28.4%)', '포괄되었던 시간외수당을 기본급화 요구(16.4%)' 등 순이었다.

경영계는 노동계가 주장하는 '공짜야근과 장시간 근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반박한다. 무료 슬롯 사이트 하에서는 초과근로 유인이 없어 불필요한 야근을 막을 수 있고, 또 정시 퇴근이 많아 실제로는 일한 시간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는다는 반박이다.

무료 슬롯 사이트를 도입한 기업들은 52.5%가 기본급과 별도로 일정 초과근로시간을 예정하고 그에 대한 정액수당을 지급하는 '고정OT'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이어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해 시간외수당과 구분하되 구체적 내역은 명시 않은 '정액수당제'가 29.2%였고,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 않고 시간외수당까지 합쳐 월급을 지급하는 '정액급제'가 18.3%였다.

무료 슬롯 사이트 적용 대상은'전체 직원'(43.9%) 또는 '사무직'(42.5%)이 가장 많았으며, '생산·현장직'(21.3%), '영업·외근직'(19.3%), '연구개발직'(16.3%), 'IT직'(4.3%)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무료 슬롯 사이트도는 사업주에게는 관리의 편리함을, 근로자에게는 일정 부문 임금보전 수단을 제공하는제도로 이를 완전히 금지하기 보단 임금체불 여지가 있는 기업에 대해 법을 준수하도록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무료 슬롯 사이트는 노사합의로 산업현장에서 오랜 기간 유용하게 활용되어 온 임금산정 방식"이라고 강조하며, "무료 슬롯 사이트 폐지를 논하기 전에 경직적인 근로시간제도를 노사의 자율적 선택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며 이를 통해 기업경쟁력 향상과 근로자 삶의 질 향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 무료 슬롯 사이트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