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 토토랜드 준법감시위원회 위원. [토토랜드 준법감시위원회 보고서 캡처]](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308/30024_21531_1323.png)
김우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 위원이 준감위가 가장 잘한 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4세 승계 포기 발언을 이끌어낸 것"을 꼽았다.
삼성 준감위는 29일 삼성7개 주요 계열사(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 삼성화재)의지난해 준법감시활동을 정리한 '2022년 연간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서 가장 화제가 된내용은 김우진 위원의 '심층' 인터뷰이다. 준감위는 표지 포함 전체 3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가운데 3페이지를 김 위원의 인터뷰에 할애했다. 김 위원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2020년 준감위 출범 이후 현재까지 활동하며 가장 오랜 기간 삼성 준감위 위원 자리를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은 이재용 회장의 4세 승계 포기 발언이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재벌 그룹의 승계 이슈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관심이나 감시의 정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이 회장이 허투루 발언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취지로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용 회장은 2020년 5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준법의무 위반 행위를 사과하며 4세 승계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이 회장은 자신과 삼성을 둘러싼 논란이 근본적으로 승계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린다"라며 "이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김우진 위원은 승계 포기의 '현실적인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총수일가 개인에서 회사로 동일인이 바뀐 전례가 몇몇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고는 없을 정도로 동일인 지정은 총수의 아들로 계속 이뤄져 왔다는 점, 회사가 총수의 지배력 없이도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현실적인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실제로 살펴볼 쟁점들이 많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 위원은 승계 포기에 따른 정경유착 문제에 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포스코나 KT 사례를 보듯이, 회사를 지배하는 총수일가가없는 경우 현실적으로 정치권 입김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는 점도 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우진 위원의 이번 발언은 바뀐 삼성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이어지는 인터뷰 내용처럼 삼성에서는 '총수일가에 누가 될 수 있는 발언'은 이야기하지 않는 내부 분위기가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민감한 주제들도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 토토랜드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