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판매량 1위를 오랜 기간 유지해온 버드라이트를 소비자가 외면하고 있다. 최근 월간 판매량에서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연간 판매량에서도 타 브랜드에 추월당했다.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와 진행한 협업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결과다.

CNN은 시장조사기관 닐슨 수치를 언급하며 버드라이트가 12일(현지 시간) 기준8.28%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멕시코 맥주인 모델로 스페셜은 8.34%로1위에 올랐다. 연도 판매량 총합에서 버드라이트가 밀린 기록은 처음이다.

모델로는 이미 5월 월간 판매량에서 버드라이트를 앞서나간 바 있다. 당시 버드라이트 제조사 AB인베브는 사업 부진으로 4월~6월 동안 미국 매출은 10.5%, 미국 소매업체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14% 하락했다고 보고했다. 북미 지역에서 전년 대비 약 4억 달러 손해가 발생했다고 추정되는 수치다.

다른 주류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개빈 해터슬리 몰슨쿠어스 CEO는 레스토랑과 바에서 쿠어스 라이트와 밀러 라이트 맥주의 소비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위기는 미국에 국한된 모습이다. 버드라이트는 2분기 브라질, 중국, 콜롬비아에서 수익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캐나다 등 타국에서는 급격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미국 내 판매량 감소는 버드라이트가 소셜미디어 스타 딜런 멀바니와 함께한 홍보가 결정적이었다. 딜런 멀바니는 수백만 명의 팬을 보유한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이다. 주로 나이 든 미국인에 집중된 소비자를 젊은 세대까지 확장하기 위한 시도였으나미국 내 소비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브랜드를 멀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벤지 스타인만 비어 마케터 인사이트 대표는 CNN에 버드라이트의 연간 판매량 감소가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일찍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 바카라사이트 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