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FORTUNE KOREA)=홍승해 기자] 30여년 전 유행했던 브랜드가 고난의 기간을 딛고 재기에 성공해 MZ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주름잡았던 패션브랜드 톰보이와 마리떼프랑소와저버가 '신명품' 브랜드 홍수 속에위기를 이겨내고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톰보이는 국내 최장수 패션 브랜드다. 1977년 론칭한 여성 캐주얼 브랜드로, 셋업 스타일이 주를 이뤘던 시장에 보이시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는 색다른캐주얼 스타일을 제안했다.
![[사진=스튜디오톰슬롯사이트]](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202/21450_12295_849.jpg)
하지만 점차 트렌드에 밀려나며 지난 2011년 최종 부도 처리가 됐다. 그러다 톰보이의 진가를 알아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만나 다시한번 도약에 나섰다. 이 브랜드는 인수 2년만에 법정관리를졸업하고다시한번 국내 패션 브랜드의 판도를 바꾼 주역으로 우뚝 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톰보이에 공을 들인 시간은 약 10년이다. '톰보이시' 핏을 만들고 오버사이즈 룩을 유행시켰다. 매출도 1000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톰보이는 '스튜디오톰보이'로 이름을 바꾸며 스튜디오, 아뜰리에, 에센셜 등 라인을 세분화했다. 최근에는 남성복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톰보이 관계자는 "해외 유명 브랜드 대부분이 남녀 라인을 함께 전개하는데, 여성 패션으로 이미 1000억원대까지 외형을 키웠다"며 "남성 소비자까지 유입에 나서며 글로벌에서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로 나아가는 것이 톰보이의 목표"라고 전했다.
톰보이는 명품 브랜드가 매출을 주름잡고 있는 백화점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브랜드 매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현대백화점 무역점 등 주요 수도권 백화점 여성 캐주얼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지방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신세계센텀시티점 등 2개 지점에서도 매출 1위자리를 차지했다.
이번 톰보이의 실적은 45년이라는 연차가 무색하게 MZ세대들의 수요가 컸다는 점이다. 2030대에서 일어난 매출이 전체 40% 이상이 될 정도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명품 데님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리론칭 1년만에 100억
1990년대 인기 해외 브랜드 중에서 부활에 성공한 케이스로 마리떼프랑소와저버를 꼽을 수 있다.
톰보이만큼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로 한때 게스, 캘빈클라인과 어깨를 나란히 한 프랑스 명품 데님 브랜드다.
마리떼프랑소와저버는 마리떼로 이름을 바꾸고 지난 2019년 국내에 재진입했다.
마리떼와 비슷한 케이스로 리론칭한 브랜드로 스톰런던, 노티카, 트루릴리전, 안전지대 등이 있다.
이 중 2030대 선호도가 높고,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 상권까지 확장한 브랜드는 마리떼가 유일하다.
지금 마리떼는 인기 캐주얼 브랜드 LMC를 운영하는 레이어에서 맡고 있다. 이전에는 모던웍스라는 수입 유통 기업에서 마스터 라이선시 계약을 체결했다.레이어는 MZ세대의 입맛을 잘 아는 기업으로, 이들 손에 마리떼도 더 감각적으로 태어났다. 이 브랜드는 리론칭한지 1년만에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처음 이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온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매출은 800억원대를 넘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도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린 대형 브랜드로 꼽힌다.
그러다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 매출이 점점꺾였다. 이유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진출 때문. 한국 시장에 패스트패션이 자리를 잡고,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타면서 가격대가 높은 국내외 브랜드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당시 마리떼프랑소와저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톰보이와 비슷하게 마리떼도 당시 외형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가격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에 브랜드 가치를 지킬 수 있었고, 국내 리론칭을 추진할 수 있었다는 업계의 평도 이어진다.

마리떼는 서울 한남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고 현대백화점 신촌, 스타필드 고양 등 주요 수도권 유통에 매장을 열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천안점에도 새 매장을 열어 지방까지 사세를 확장했다.
홍승해 기자 hae@fortunekore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