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921_43468_1327.jpg)
미국의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회사 트윌리오(Twilio) CEO 코제마 쉽찬들러(Khozema Shipchandler)는 새벽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한다. 이메일과 슬랙을 확인하고, 밤사이 생긴 이슈를 처리한다. 저녁 9시까지 일하고, 회의 사이엔 집을 돌며 달린다. 일과를 잠시 비우는 시간은 토요일 6~8시간뿐이다. 그는 “희생이 리더를 다른 이들과 구분 짓는다”고 말했다.
쉽찬들러는 올해 51세. 평일엔 늘 아침형이다. “남들이 자는 시간에 시작했기에 빨리 앞서갈 수 있었다.” 인도 뭄바이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더 나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 “열심히 일하고, 또 열심히 즐기라”는 철학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1996년 인디애나대 졸업 후 GE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31세에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 GE 사업부의 CFO에 올랐다. “노력할 준비가 돼 있으면 기회를 줬다. 덕분에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유연근무와 자기 시간을 중시한다. 하지만 X세대인 그는 다르다. “C레벨에 오르려면 긴 시간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들의 테니스 경기를 다 보지 못했다”는 고백도 했다. 그는 덧붙였다. “8시부터 5시까지만 일하고, 아이 스포츠 코치를 하고, 저녁과 취미를 즐기고 싶다면 훌륭하다. 다만 내 또래 중 이런 생활을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의 하루는 새벽 4시 30분에 시작된다. 기상과 동시에 슬랙, 이메일,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며 밤사이 쌓인 긴급 사안을 점검한다. 이어지는 아침 루틴은 늘 같다. 커피를 마시고, 스무디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뒤, 뉴스 헤드라인을 훑는다. 그리고 곧장 운동에 들어간다. 그는 “운동을 하면서 아침에 본 뉴스와 이메일 내용을 곱씹는다”고 설명한다.
7시 30분이면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이 9시에 출근하는 것과 비교하면 두 시간 빠른 셈이다. 하루 일과는 저녁까지 이어진다. 오후 6시 30분에는 저녁 시간을 갖는데, 가족과 함께할 때도 있지만 출장 중이면 고객이나 임원과의 만찬 자리가 대부분이다. 출장 일정이 전체의 75%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저녁 이후에도 일정은 끝나지 않는다. 그는 오후 8시부터 약 한 시간가량 추가 업무를 본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는 짧은 휴식을 갖는다. 스포츠센터를 20~30분 시청하거나, 집에서는 아내가 가장 빨리 잠드는 프로그램을 함께 본다며 농담을 곁들이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은 밤 9시 30분. 그의 일상은 철저한 루틴과 규율 위에 놓여 있다. 주말에도 6시 30분 기상. 토요일 일부 시간만 일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일요일은 대부분 다시 업무다.
“최고 경영자에게 워라밸은 없다”고 말하는 그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똑똑하게 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캘린더를 엄격히 관리한다.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회의는 잡지 않는다. 30분 회의는 25분만, 1시간 회의는 50분만. 남는 시간엔 집을 한 바퀴 돈다. 점심 후에는 러닝머신에서 10분 걷는다. 오후 졸음을 막기 위해서다. SNS는 하지 않는다. 집중력을 지키는 습관이다. “습관이 중요하다. 습관이 있으면 의도적으로 일할 수 있고, 잡음이 끼어들지 않는다.”
쉽찬들러의 일상은 희생과 규율, 습관으로 짜여 있다. 그는 강조했다. “누구나 선택을 한다. 내 선택은 이런 삶이다.”
/ 글 Orianna Rosa Royle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