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943_43490_572.jpg)
“올해 금융시장은 이미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여왔지만, 최근 가격 변동은 특히 기묘하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로빈 브룩스(Robin Brooks)의지적이다.
그는 최근 자신의 서브스택 포스트 ‘잭슨홀 이후 이상한 시장(Super weird markets since Jackson Hole)’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중앙은행 심포지엄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이후 주요 자산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브룩스는 이렇게 썼다. “파월의 발언이 달러를 누르고, S&P500을 올리고, 원자재 전반의 가격을 밀어올렸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유일하게 움직인 건 금이었다. 거의 10%나 폭등했다.”
실제로 최근 주가는 인플레이션 완화 데이터가 나오면서 반등했고, 연준이 이번 주 FOMC에서 금리를 내릴 길을 열었다. 금값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금요일 온스당 3680.70달러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하지만 국채시장은 예상 밖의 흐름을 보였다. 브룩스는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파월 발언 직후 떨어지지 않았다”며 “2주 뒤 부진한 고용보고서가 나오고 나서야 내려갔는데, 이상하고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달러지수는 오르내림 끝에 파월 발언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 달러 약세가 보통인데, 이번엔 반대로 움직였다.
비트코인 역시 잭슨홀 직후 하락했다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과거 금리 인하 기대에 ‘위험자산’처럼 움직이던 흐름과 달랐다.
브룩스는 “최근 흐름은 금이 궁극의 안전자산임을 보여준다”면서 “비트코인은 지나치게 변동성이 크고 투기적이어서 결국 금으로 쏠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커지며 시장이 금으로 향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의 부채 우려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프랑스와 영국 국채금리가 뛰었고, 특히 프랑스의 정치적 교착이 재정적자 축소 기대를 꺾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금요일 저녁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내렸다. 유로존 2위 경제국이 받은 최저 등급이다.
브룩스는 “이 위기가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찾는 자금을 불러들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포스트 직후에도 지정학적 긴장이 더해졌다. 이스라엘이 카타르 내 하마스 지도부를 공격하면서 중동 역내 반발이 커졌고, 유가는 급등했다. 러시아 드론은 폴란드 영공에 진입해 나토가 전투기를 띄워 격추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브룩스는 “현재 시장에서 여러 현상이 서로 전혀 맞아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만 금값 급등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약화를 의미하는지는 회의적이라며 “결국 평균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봤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수석전략가도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시장 흐름은 분명 이상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달러가 연초 대비 10% 떨어진 점을 주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약화, 재정적자 확대, 글로벌 무역질서 재편이 배경”이라며 “이 모든 걸 감안하면 이번 시장 움직임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상관관계가 이상해 보이지만, 지금 거시경제 환경 자체가 비정상적이고, 정부 지출 확대와 미국 금리 인하, 여전한 인플레이션 리스크, 무역 불확실성 해소 이후 경기 재가속 가능성까지 겹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