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슬롯사이트 지니는 포장일지 모른다. 많은 빅테크가 슬롯사이트 지니 대비를 구실로 감원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2년의 데이터는 증원을 말하고 있다.
Andrew Park(한국명 박상현), 스플렁크* 디렉터 엔지니어
(*스플렁크(Splunk)는 창업자 마이클 바움이 200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한 비정형·대규모 데이터 분석 회사다. 클라우드 환경이 확산하면서, 특히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입지를 다졌다. 2023년 시스코에서 280억 달러(약 37조 5천억 원)에 인수했다.)

“과학사에선, 과학자가 자신의 창조물을 보고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지?’라고 자문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_팟캐스트 ‘This Past Weekend’ 7월 24일 자
샘 올트먼은 오펜하이머가 된 듯 말했다. 그는 GPT-5를 ‘맨해튼 프로젝트’에 빗댔다. 지난 8월 7일(현지 시간) 그가 이끄는 오픈슬롯사이트 지니는 GPT-5를 냈다.
그는 “GPT-3는 고등학생과 대화하는 느낌이었다면 GPT-4는 대학생과 대화하는 느낌이었고, 이제 GPT-5는 박사급 전문가와 대화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는 그의 걱정 섞인 묵시록을 확대하고, 재생산해 왔다. 국내외 할 것 없이 그랬다. 특히 실리콘밸리에 적을 둔 빅테크의 감원 소식은 공포를 부추기는 기름 역할을 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가 9천 명을 감원한다고 밝힌 것도 그중 하나였다. 기술 업계 해고 현황을 집계하는 웹사이트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2022년 이후 빅테크의 감원 규모는 약 10만 명이었다.
이런 숫자들은 ‘이제 실리콘밸리 개발자의 시대는 끝났다’는 인상을 준다. 한국에서도 실리콘밸리발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음 구조조정 대상자는 우리가 될 것”이라는 불안이 번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급한 일반화다. 숫자 뒤의 맥락은 판이하게 다르다. 슬롯사이트 지니로 인한 인력 재배치는 실제로 있지만, 전체 채용 규모는 되레 늘고 있다.
메타, 20% 감원 24% 증원
‘레이오프’의 수치 뒤엔 팬데믹이 있다. 2020~2021년 재택근무가 크게 늘었고, 이커머스 업계가 호황을 누렸다. AWS, 메타, 구글 등 빅테크는 팬데믹 직전 대비 20~30% 인력을 늘렸다. 하지만 이후 시장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이들 기업도 감원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전체 임직원 수는 오히려 늘었다. 감원한 만큼 새로운 인력을 채용했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기술업계 채용 플랫폼인 ‘트루업(Trueup.io)’, 그리고 링크드인에서 이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트루업 데이터에 따르면, 소위 ‘매그니피센트 7’ 기업 중 지난 2년간 전체 임직원의 1% 이상을 해고한 기업은 구글(1%), 테슬라(10%), 그리고 메타(20%) 세 곳이었다(표1).

감원에도 불구, 전체 임직원 수는 늘어난 기업이 많았다. 특히 메타는 2년 전보다 전체 임직원 수가 24% 늘었다(링크드인 인사이트 집계, 그래프1~4 참조). 해고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을 채용한 것. 애당초 메타의 구조조정은 (슬롯사이트 지니와 무관하게) 팬데믹 시기 수요 예측에 실패한 탓이 컸다. 이 밖에 구글, 애플도 유의미하게 임직원 수가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임직원 수가 줄었지만, 엑스박스(Xbox) 게임 사업부 축소가 감원의 주요 배경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지난 7월 9천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하기 직전까지 신규채용 제안을 활발하게 했다는 증언이 많다.

즉, ‘슬롯사이트 지니 붐이 대량 해고를 촉발시켰다’는 주장은 과장됐다. 실제 많은 기업은 슬롯사이트 지니 인프라, 데이터센터, 모델 개발 등 신규 영역에서 채용을 늘리고 있다. 전체 규모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실리콘밸리 엑소더스’도 과장된 면이 크다. 엑소더스의 중심지로 꼽혔던 샌프란시스코에도 (오픈슬롯사이트 지니, 앤트로픽, 스케일슬롯사이트 지니 등) 신흥 슬롯사이트 지니 기업이 몰리고 있다. 여전히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면, 월세까지 오르고 있는 이 지역의 현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기술 전문매체인 악시오스(Axios)는 프롭테크 기업 ‘점퍼(Zumper)’의 데이터를 인용, 올 8월 초 기준 샌프란시스코의 원룸 월세가 전년보다 13.3% 오른 3415달러였다고 보도했다. 종전 최고치인 3500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악시오스는 기사에서 “슬롯사이트 지니 채용 열풍으로 이 지역 월세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슬롯사이트 지니가 더 많은 코드를 작성할수록 개발자는 덜 필요해진다”는 주장은 일견 그럴듯하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등도 슬롯사이트 지니가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말한 바 있다. 그들의 우려가 사실이 된다면, 미래에는 슬롯사이트 지니 대체가 본격화될지 모른다.
‘슬롯사이트 지니’라는 포장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지난 4월 열린 메타의 슬롯사이트 지니 콘퍼런스 ‘라마콘(Llamacon) 2025’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785_43320_4720.png)
예를 들어 GPT-5는 이제 웹페이지를 단숨에 만들어낸다. 웹페이지처럼 외부 시스템 연동이 적고 구조가 단순한 경우, 슬롯사이트 지니가 쉽게 개발하고 유지보수까지 할 수 있다. 이미 인터넷에는 방대한 양의 HTML·CSS·JavaScript 예시 코드가 축적돼 있다. 이제는 퍼즐이나 테트리스 같은 간단한 게임 코드 역시 LLM이 쉽게 재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 슬롯사이트 지니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본 엔지니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슬롯사이트 지니가 코드를 쓰는 속도는 놀랍지만, 그 코드가 안전하고 유지보수 가능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슬롯사이트 지니가 만든 코드를 보면, 보안 취약점, 예외처리 누락이 자주 보인다. 또 프로젝트 특유의 비즈니스 로직, 비기능 요구사항을 완벽히 반영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슬롯사이트 지니 도입 이후 코드 리뷰와 품질 검증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물론 슬롯사이트 지니 코딩 도구의 강점은 분명하다. 반복적이고, 규칙을 바탕으로 하는 작업에서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API 요청 코드, 데이터 포맷 변환, 단순 알고리즘 구현, 기본 테스트 케이스 작성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문제 정의, 시스템 아키텍처 설계, 복잡한 버그 해결, 다양한 환경에서의 성능 최적화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또 슬롯사이트 지니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관련한 분야도 함께 덩치를 키우고 있다. 말미에 설명할 보안 시장도 그중 하나다. 이런 분야로 개발 인력이 재배치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지금도 빅테크는 임직원을 늘리고 있다. 또 슬롯사이트 지니 기술이 더 고도화해도 사람의 몫은 있다. 그렇다면 슬롯사이트 지니는 해고의 직접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의 명분으로 슬롯사이트 지니를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2000년대 초반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은 “우리는 매년 2~5%의 해고를 통해 더 뛰어난 인재로 팀을 재구성한다”고 말했다. 그의 오랜 인사 전략이 이제는 슬롯사이트 지니라는 새로운 포장지를 두르고 있는 격이라고 생각한다.
‘UC버클리 출신도 실업?’
![2025년 7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슬롯사이트 지니 서밋’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림자가 배경에 드리워져 있다. [사진=AP/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785_43321_4722.png)
물론 인력 재배치는 일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을 자르고, 또 다른 사람을 뽑고 있다. 슬롯사이트 지니 경쟁을 위해서다. 그렇다면, 슬롯사이트 지니 시대가 왔으니 채용 방식도 슬롯사이트 지니 중심으로 바뀌었을까?
아니다. 실리콘밸리 채용 방식의 큰 틀은 여전하다. 코딩 테스트, 자료구조·알고리즘 문제 풀이, 화이트보드 시스템 설계 면접 등 기본 구조는 1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기본기가 중요하단 것이다.
세부적으로 변화가 없진 않다.
첫째, ‘슬롯사이트 지니 활용 능력’을 별도로 묻지 않는다. 워드·엑셀처럼 기본 역량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둘째, 신입 채용은 줄고 경력직 비중이 커졌다. 특히 ‘경력 있는 신입’을 선호한다. 인턴십, 오픈소스 기여, 스타트업 경험 등 실무 감각을 갖춘 지원자가 훨씬 경쟁력이 높다.
본질은 그대로인데, 미스 매치는 커졌다. 교육 왜곡 현상 때문이다. 2015년 전후로 전 세계 대학들이 데이터사이언스, 슬롯사이트 지니 관련 과목을 대거 확충했다. 그런데 이런 방침이 코어 역량인 프로그래밍 능력을 약화시킨 측면이 있다. 슬롯사이트 지니나 데이터사이언스와 무관한 자리인데도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보면 이런 수업들로 채워져 있을 정도. 실리콘밸리 채용 담당자들은 “기본 코딩을 잘하는 경력자를 뽑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미디어에서는 ‘UC버클리 컴퓨터공학 전공에 GPA 4.0을 맞았는데, 1년간 취업 못했다’라고 하는 기사를 종종 낸다.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대학 수업만 열심히 듣고, 실무 역량 계발에는 소홀했다면 말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교육 왜곡 현상이 나타난다.
바뀌지 않는 본질은 하나 더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역설적으로 기업은 기술 그 자체보다 ‘태도’를 더 중시한다. 미국과 한국의 HR 네트워크 조사에서도 “기술과 태도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질문에 다수가 태도를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배우려는 자세·협업 태도·문제 해결 마인드는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채용 담당자들은 최근 지원자 중 일부에서 기본 역량 부족과 함께 이러한 ‘학습 태도’ 결핍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자주 낸다.
동시에 멀티 롤(Multi-role) 인재의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디자인과 개발을 모두 이해하고 개발할 수 있는 ‘Devigner’(개자이너) ▲기획·UI 설계·개발까지 아우르는 PM형 엔지니어 ▲프런트엔드·백엔드·클라우드·보안·슬롯사이트 지니를 모두 다루는 풀스택 엔지니어 등이 그렇다.
스타트업은 물론, 큰 기업이라도 신사업 부문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소화하면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프로젝트 리스크가 크게 줄어든다. 초기 슬롯사이트 지니 스타트업은 5~10명 규모 팀에서도 제품 출시까지 전 과정을 커버해야 하므로, 단일 기술 전문성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슬롯사이트 지니 시대에 신입 개발자가 경쟁력을 갖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개발 외에 기획, 데이터, UX까지 넓힌 경험.
둘째,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배움을 지속하는 태도. 슬롯사이트 지니는 코드를 대체할 수 있지만, 문제 정의와 솔루션 선택, 팀워크를 통한 실행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다. 결국 태도와 멀티 롤 역량이 결합된 인재가 채용 시장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는다.
한국의 낡은 보안

슬롯사이트 지니 확산은 필연적으로 데이터 보안 수요를 폭증시킨다. (공개된 가상 공간인) 클라우드 위에 데이터를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슬롯사이트 지니 모델이 다루는 데이터 자체의 민감성이 더 커지는 탓도 있다. 다시 말해 클라우드 시장이 커질수록 사이버 보안 시장도 비례해서 성장한다.
실제로 과거 5년간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의 주가는 2~5배 올랐다.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730억 달러에서, 2030년 293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들은 사이버 보안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하고 있다.
▲구글은 2022년 만디언트(Mandiant)를 54억 달러에, 2025년에는 위즈(Wiz)를 320억 달러에 인수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3억 2천만 달러에 아달롬(Adallom)을 인수, 현재 ‘Microsoft Defender for Cloud Apps’로 키웠다. ▲AWS는 2021년 위커(Wickr)를 인수, 암호화된 메시징 기능을 추가했다.
이 외에보안 전문 기업들 간 인수합병도 활발하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2025년 사이버아크(CyberArk)를 25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시스코는 2024년 스플렁크(Splunk)를 280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탈레스는 2023년 임퍼바(Imperva)를 36억 달러에 인수하며 애플리케이션 및 데이터 보안 능력을 확보했다.
슬롯사이트 지니 시대에 보안 산업은 단순한 비용 섹터가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 슬롯사이트 지니 비즈니스의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성장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보안·프라이버시·규제대응 역량은 슬롯사이트 지니 시대에 새롭게 부상하는 가장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다.
슬롯사이트 지니 발전과 더불어 한국에서 보안 산업의 구조를 봤을 때, 글로벌 기업들, 특히 이스라엘과 미국 기업 수준의 글로벌 역량을 갖춘 기술개발이 시급해 보인다. 그 차이는 최소 5년 그 이상의 격차를 보인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시장에서는 생각하고 있다.
슬롯사이트 지니 시대 채용 시장은 분명 변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가 곧 종말은 아니다. 슬롯사이트 지니는 개발자·기술자의 역할을 재정의한다. 이를 빠르게 흡수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기회를 갖는다. 흡수의 속도는 기본기와 태도가 결정한다. 결국 슬롯사이트 지니 시대에도 채용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슬롯사이트 지니 시대에도 빅테크가 사람을 덜 쓰지 않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