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의장.[워싱턴=AP/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818_43356_372.jpg)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부진했다. 9월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컷’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이유로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연준 기준금리 선물시장은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11.7%로 반영했는데,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0%였다.
문제는 고용이다. 8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2만 2000명 증가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 7만 5000명에 크게 못 미쳤고, 지난달 수치도 하향 수정됐다. 6월에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순감소가 기록됐다. 최근 3개월 평균 고용 증가폭은 2만 9000명으로 둔화됐다. 실업률은 4.3%로 뛰어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제 50bp(0.5%포인트) 인하도 고려 대상에 들어왔다.” 해리스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는 메모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이 연준의 ‘자유통행권’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은 “시장 기대는 25bp 인하지만, 더 큰 폭의 인하 가능성도 논의될 것”이라면서도 “실제로 단행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신중한 시각도 많다. 다이와캐피털마켓의 래리 워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지표는 50bp를 정당화할 만큼 약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RSM의 조지프 브루수엘라스도 “생산자·소비자물가지수가 크게 하락해야 50bp 인하가 가능하다”며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반면 ING의 제임스 나이트리는 “일부 투자자는 연준이 9월에 50bp를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2~3명의 연준 위원이 50bp에 표를 던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체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17일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후 12월과 2026년까지 추가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경기 둔화 조짐이 짙어지는 만큼 ‘보험 성격의 빅컷’ 가능성도 시장은 점점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인하 기대에 9.2bp 떨어져 4.084%를 기록했다.
만약 0.5%포인트 인하가 현실화하면 정치적 파장은 적지 않다. 지난 1년간 ‘성급한 인하를 경계해야 한다’던 제롬 파월 의장이 오히려 너무 늦었다는 평가를 자인하는 셈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파월을 “너무 늦는 사람(Mr. Too Late)”이라며 압박해왔다. 빅컷은 그의 비판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비칠 수 있다.
다만 연준은 여전히 딜레마에 갇혀 있다.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이중 책무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관세는 물가를 예상보다 끈적거리게 만들었고, 일부 위원들은 큰 폭의 인하가 오히려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브루수엘라스는 “줄타기 상황”이라며 “노동시장은 약해지고 있지만, 물가는 아직 목표에 닿지 않았다. 연준의 임무는 쉬워지지 않고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은 다음 주 발표될 고용지표 수정치가 좌우할 수 있다. 지난해 고용 창출이 기존 발표보다 수십만 명 적게 드러난다면, 9월 회의에서 0.5%포인트 ‘빅컷’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