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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이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시 한번 정책 판단을 그르쳤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제롬 파월 의장 비판과도 맥이 닿는다.
지난 8월 고용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일자리 2만 2000개만 추가했음을 보여줬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6월 수치는 순감소로 수정됐다. 실업률은 4.3%로 치솟아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엘 에리언은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이 또 잘못했고, 또 늦었다”며 “9월에는 금리를 인하하겠지만, 25bp(0.25%포인트)냐 50bp(0.5%포인트)냐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회복기에 물가가 급등했을 때 금리 인상에 늦었던 연준이, 이번에는 고용 둔화 국면에서 금리 인하에도 늦었다고 지적했다. 2022년 이후 단행한 40년 만의 초강력 긴축은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상 외로 침체를 피했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엘 에리언은 말했다. “연준은 7월에 금리를 인하했어야 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 겉만 보고 밑에서 진행되는 약화를 간과했다. 노동시장은 비선형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 늦게 대응하면 고용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연준의 이중 책무(물가 안정·고용 극대화)는 이번에도 딜레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는 공급망 전반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고, 이민 단속 강화로 노동력이 100만 명 이상 줄어든 탓에 고용 유지에 필요한 신규 일자리 규모도 낮아졌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뢰크는 “관세 영향을 받은 산업에서는 고용 증가율이 음수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엘 에리언은 연준이 여전히 만회할 시간은 있다고 본다. 다만 저소득층의 재정 상황이 악화된 만큼 위험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따라잡을 수는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연준이 실제로 경기 침체를 막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는 “인플레가 여전히 오르고 있어 연준이 과감한 완화로 경제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JP모건 애셋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켈리 역시 “금리 인하는 퇴직자의 이자소득을 줄이고, 기업은 더 낮은 금리를 기다리며 차입을 미룰 것”이라며 경기 자극 효과를 의심했다.
켈리는 “21세기 역사가 보여주듯 금리 인하는 성장 자극에 실패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도 그랬다. 연준이 경제를 구해줄 거라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또 큰 폭의 인하가 오히려 연준이 경기 침체를 앞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부가 부과하는 가장 큰 세금은 불확실성세”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관세·이민정책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채용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켈리는 “기업들이 대규모 해고를 하지 않고 그저 ‘지켜보자’며 멈춰선 상태다. 하지만 모두가 기다리기만 하면 결과는 나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