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트럼프 슬롯사이트 꽁머니부와 설전을 벌였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862_43402_453.jpg)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부가 최근 X를 통해 “해가 지거나 바람이 불지 않을 때 태양광·풍력 발전 인프라는 본질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올렸다. 이는 석유·가스 업계 출신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의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생에너지가 전기요금을 올린다”는 주장을 옹호하면서도 실제 상황은 더 복잡하다고 인정했다. 다만 풍력·태양광은 간헐적 자원이어서 대규모 배터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했다.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실상 별도의 전력망을 만드는 것과 같아 비용을 높인다”는 것이다.
에너지부의 게시물은 수백만 회 조회되며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배터리로 저장할 수 있다”는 커뮤니티 노트가 달리기도 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건 머스크의 반응이었다. 그는 “Um… hello?”라는 짧은 댓글로 응수하며 테슬라의 대규모 배터리 사업을 언급했다.
테슬라는 최근 호주에서 370메가와트시 규모의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를 공개했으며, 이는 전력망 안정화와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목표로 한다. 그의 게시물은 50만 회 이상 조회됐다. 테슬라는 주택용 태양광 패널 사업도 운영 중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머스크가 지난해 대규모로 트럼프를 지원한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는 지난 선거 주기 동안 공화당 후보들에게 약 3억 달러를 후원했고, 트럼프가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뒤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머스크를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하며 밀착 행보를 보였다. 머스크는 올해 2월 “이성 간 우정으로 할 수 있는 한 가장 깊은 애정을 갖는다”며 트럼프와의 관계를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처음부터 재생에너지를 두고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생에너지 산업을 정면으로 압박하고 있다. 190억 달러 규모의 풍력·태양광 프로젝트를 무산시켰고, 앞으로 신규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풍력 발전기가 새를 죽이고 미관을 해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태양광 패널은 “농장을 파괴한다”는 주장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반면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기업을 이끄는 머스크는 오래전부터 태양광과 풍력을 지지해 왔다. 양측의 동맹은 올해 초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을 둘러싸고 갈라졌다.
이 법안은 바이든 정부 시절 도입된 재생에너지 세액공제를 폐지했고, 미국의 부채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머스크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머스크는 이후 삭제된 글에서 트럼프가 ‘엡스타인 파일’에 연루돼 세부 공개를 막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갈등을 더 키웠다. 그는 카타르 경제포럼에서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정치 자금 지원을 크게 줄이겠다”면서 “이미 충분히 했다”고 밝혔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