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이 부작용 논란에 휩싸였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887_43429_1853.jpg)
소비자 건강제품 전문기업 켄뷰(Kenvue) 주가가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발단은 월스트리트저널보도였다.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온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태아 자폐증과 잠재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보도가 나오자 타이레놀을 만든 켄뷰 주가가 한때 15% 가까이 폭락했고, 장 마감 기준 약 9%가 시가총액에서 증발했다.
하지만 월가의 시각은 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큐리티, 캐너코드 제뉴이티 등 다수의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를 과잉 반응으로 규정하며 매수 기회로 해석했다. 두 기관은 고객 노트를 통해 “켄뷰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며 이번 매도세를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캐너코드는 “비슷한 주장을 담은 집단소송이 지난해 12월 사실상 기각됐다”며 법적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복지부가 “케네디 장관 관련 보도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밝힌 점도 언급했다. 캐너코드는 “신뢰할 만한 연구 중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성분) 복용과 자폐 위험 증가를 연결한 사례는 없다”며 이번 사태를 “중대한 과잉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피해가 있다 해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배상보다는 일부 소비자 이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론 분석도 나왔다. 캐너코드는 케네디 장관의 ‘메이크 아메리카 헬시 어게인(MAHA)’ 운동 지지층이 몰린 SNS까지 모니터링했다. 주류 채널에선 해당 주장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극단적 성향의 플랫폼에서도 “증거 없음”과 “백신이 자폐를 일으킨다”는 등 이미 입증되지 않은 음모론이 혼재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BNP파리바도 같은 날 보고서에서 “FDA는 아세트아미노펜과 발달 위험 사이에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산부인과 학회도 유사한 권고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다만 FDA는 임산부에게 복용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방 법원은 지금까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ADHD를 연결하는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여러 건의 소송을 기각했다.
켄뷰는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BBC에 보낸 성명에서 회사는 “과학적 근거를 지속적으로 검토했으며,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월가에선 소송 장기화 시 법률비용과 홍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월가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태도는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의료 이슈가 금융시장에 불러오는 충격은 크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정교한 해석이 빠른 시일 내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고 회복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지금까진 켄뷰의 ‘타이레놀 논란’은 소음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 글 Nick Lichtenbe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