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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8월장을 클로징하며…기대와 배신 사이

'코스피 5000' 약속은 증시를 달궜지만, 세제 개편의 배신감은 외국인 이탈과 함께 신뢰 균열을 불렀다.

  •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입력 2025.08.29 16:17
  • 기자명김타영 기자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뉴시스]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뉴시스]

지난 7월까지, 한국증시는 흥겨웠다.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던 폄훼 표현은 '국장 복귀는 지능순'이라는 찬양 표현으로 바뀌었다. 2021년 이후 줄곧 바라 마지않던 삼천피(코스피 지수 3000을 축약한 표현) 목표는 단번에 사천피, 오천피까지 치솟았다.

답이 없을 것 같았던 한국증시가 오랜 병상생활을 마치고 다시 일어선 덴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 이후 이어졌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140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하락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를 뽑자면,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코스피 5000시대'를 약속했고, 대선 직후 여당에서 이를 빠르게 실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증시를 들어 올렸다.

그 결과, 지난 7월엔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3000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권사들은 물론 JP모건, 골드만, 맥쿼리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한국 투자 예찬론을 펼쳤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예찬론은 낯이 뜨거울 정도였다. '사천피 도달은 정점이 아닌 시작'이라든가 '향후 오천피도 가능하다'는 내용은 '정작 국내에서도 잘 쓰지 않는 과도한 낙관론을 왜 너희가?' 같은 의문도 자아냈다.

다만,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정부의 증시 친화적 행보와 그 순조로운 진행'이었다.

이 조건은 생각보다 빨리 도전받았다. 7월 31일 이재명 정부 첫 세제개편안엔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기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뉴스가 시장에 반영된 8월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p(-3.88%) 급락했다.

주주 환원을 늘리는 데 특효로 여겨졌던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시장관계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리츠·사모·공모펀드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기관 투자자 유인가도 크게 떨어졌다.

이달 22일 발표된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코스피 5000시대가 언급되지 않은 것 역시 정부의 스탠스 변화로 '오해'할 수 있을 만한 대목이다. 정부는 "이번 발표는 성장률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그 외에 많은 정부 목표를 다 담을 수는 없었다"라며 확대해석을 금지했지만, 정책 추진 의지가 약화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시장이 심리에 크게 지배받는 것을 고려하면 역시나 악재라 할 만하다.

오늘부로 8월 장이 클로징했다. 7월 마지막 거래일에 3245.44p로 종료했던 코스피는 오늘 3186.01p로 마감했다. 지수 자체만 보면 나쁘지 않다. 7월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만큼 조정도 필요할 터이다.

하지만 외국인 이탈은 썩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지난 7월 6조 2620억 원에 달했던 외국인 순매수가 8월엔 1조 4860억 원 순매도 전환했다. 정부가 "코스피 5000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라며 매번 수습 중이지만, 외국인들의 정책 신뢰감이 이전만은 못해 보인다.

다행스러운 점은 정부와 같은 진영인 여당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당은 가장 논란이 된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에 대해서도 '기존 50억 원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취지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건, 이미 일은 벌어졌고 이에 따른 정책 신뢰감 균열은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원인이 되지 않을까염려스럽다.

따라서이재명 정부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며칠 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남긴 다음 말을 유념할 만하다. "기대감을 한 번 줬다가 실망을 주면, 그 실망한 분들이 다시 기대감을 갖고 돌아오게 하는 데엔 훨씬 더 많은 노력이 듭니다."

새로 시작하는 9월엔 정부의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듯싶다.

/ 슬롯사이트 소닉 추천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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