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과학자들은 인간 뇌 속에 미세슬롯사이트이 슬롯사이트 숟가락 하나 분량만큼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2월 ‘네이처 메디신’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5밀리미터 미만의 미세슬롯사이트 농도는 2016년에서 2024년 사이 약 50% 증가했다. 뇌 조직의 미세슬롯사이트 농도는 간이나 신장보다 높았고,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비(非)치매인 사람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

이제 과학자들은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UPF)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UPF가 미세슬롯사이트 주요 공급원 중 하나라는 점을 조사하고 있다. ‘브레인 메디신’에 발표된 4편의 논문에서 연구진은 UPF에서 유래한 미세슬롯사이트 축적이 전 세계 치매·우울증·정신건강 장애 증가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종합했다.

오타와대 니콜라스 파비아노(Nicholas Fabiano) 박사는 “우리 모두가 우려해야 할 수렴하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같은 고소득국에서는 UPF가 열량 섭취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UPF는 자연식품보다 훨씬 높은 미세슬롯사이트 농도를 지닌다”면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입자들은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경고할 만한 수준으로 축적된다”고 경고했다.

미세슬롯사이트과 초가공식품의 복합 영향

연구진은 UPF 섭취와 정신건강 악화 사이의 연관 연구를 정리하고, 이를 미세슬롯사이트 뇌 축적과 연결시킨다. 예컨대 2024년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종합 리뷰에 따르면, UPF를 많이 섭취한 사람은 우울증 위험이 22%, 불안 위험이 48%, 수면장애 위험이 41% 높았다.

논문에서는 미세슬롯사이트이 UPF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누락된 연결고리’일 수 있다고 가정한다. 가령 치킨너겟에는 닭가슴살보다 그램당 미세슬롯사이트이 30배 더 많아, 가공 과정이 슬롯사이트 입자 함량을 급증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호주 디킨대 식품·기분 센터의 울프강 마르크스(Wolfgang Marx)는 “UPF는 염증, 산화 스트레스, 후성유전학,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신경전달물질 시스템 교란을 통해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면서 “미세슬롯사이트도 놀라울 만큼 유사한 경로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3년 설치류 연구는 미세슬롯사이트이 혈액뇌장벽을 통과하며 뇌 염증을 일으켜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뉴욕 업스테이트메디컬대학 신경과학 교수 마리-리 웡(Ma-Li Wong)은 “이 연구가 경고가 아니라, 엄정한 현실 인식(reckoning)을 촉구한다”며 “미세슬롯사이트이 혈액뇌장벽을 통과한다면, 과연 무엇이 ‘신성’하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고 우려했다.

대응 방안 없을까

연구진은 UPF가 뇌 건강에 유발하는 부정적 결과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대책을 모색 중이다. 논문 저자들은 식품 섭취를 통한 미세슬롯사이트 노출도를 수치화하는 ‘식이 미세슬롯사이트 지수(Dietary Microplastic Index)’ 개발을 제안했다.

스테판 본스타인(Stefan Bornstein) 박사는 “미세슬롯사이트 노출을 줄이려면 더 나은 식품 선택과 포장 대안을 도입해야 하지만, 인체 내 입자를 제거할 방법 연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방안 중 하나로 혈액을 체외로 빼내 슬롯사이트 입자를 걸러내는 ‘아페레시스(apheresis)’를 제안했으나, 추가 연구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파비아노는 “UPF·미세슬롯사이트·정신건강 악화가 동시에 증가하는 현상을 고려할 때, 이 연관성을 더 면밀히 조사하는 것이 절실하다”면서 “결국 ‘당신은 당신이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 글 Ani Freedman & 편집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