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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카라 프로그램는 뭐하는 조직인가요?

트럼프의 바카라 프로그램(DOGE)는 ‘게임 체인저’를 꿈꾸지만, 성과와 미래에 대한 전망은 아직 불확실하다.

  • 기사입력 2024.11.28 16:58
  • 기자명전유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실루엣이 미국 국기 앞에 있다. [이미지=셔터스톡]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실루엣이 미국 국기 앞에 있다. [이미지=셔터스톡]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덩달아 화제가 된 ‘신설 조직’이 있다. 바로 ‘바카라 프로그램(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다. 트럼프는 선거 승리 이후 신설 바카라 프로그램를 이끌 수장에 괴짜 천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를 낙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카라 프로그램는 잠재적으로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 외부에서 조언과 지침을 주고 백악관 및 관리예산국과 협력해 대규모 구조개혁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중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추진한 비밀 군사 프로젝트다. 전쟁의 양상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는데, 바카라 프로그램가 이와 비견될 만한 위력을 갖출 거란 거다.

실제로 바카라 프로그램의 두 수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인데도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엔 라마스와미가 SNS를 통해 반도체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집행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난리가 났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더불어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앞서 머스크는 미국의 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를 비판하며 국방 예산 대폭 삭감을 예고했는데, 방산업체 미국 록히드 마틴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렇듯 신설 조직의 두 수장의 말 한마디가 글로벌 산업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새로 생길 바카라 프로그램가 공공의 비효율성, 낭비, 부패를 척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외엔 정확히 어떤 위치에서 무슨 일을 할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많이 없다는 점이다.

외신들은 바카라 프로그램가 ‘부서’ 이름을 달았지만, 정식 정부 부처는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회 동의 없이도 설치가 가능하게끔 외부 자문기구의 형태로 세워질 거란 거다. 즉, 정부 내 낭비적 요소를 식별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트럼프에게 보고하는 시스템이다.

바카라 프로그램의 첫 번째 임무는 불필요한 공무원을 해고하는 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의 235년 역사 동안 누적된 낭비적 관행과 철밥통 공무원으로 인해 국민 세금이 지속적으로 소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이미 2023년 트위터 인수 시 직원 절반 이상을 해고한 적이 있다. 이와 유사한 접근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 조직의 두 번째 임무는 규제 철폐다. 바카라 프로그램는 기존의 불필요한 규제뿐 아니라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만든 제도까지도 검토할 예정이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오바마 정부의 ‘망중립성’ 규제를 뒤집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정부의 개입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단 거다.

바카라 프로그램의 또 다른 핵심 업무는 연방 인력 감축이다. 불필요한 규제가 사라지면, 해당 업무를 맡던 공무원들을 해고하고 이들의 경력에 따라 민간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바이든 정부는 세금 부패 단속을 이유로 대규모 국세청 인력을 채용했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중산층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과도한 세금조사로 이어졌었다. 바카라 프로그램는 이런 구조를 정리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정부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카라 프로그램가 ‘임시 기구’란 점도 눈에 띈다. 2026년 7월 4일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일까지 활동을 마무리하고 해산할 예정이다.

다만 바카라 프로그램가 실제로 뚜렷한 개혁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가령 바카라 프로그램에서 결정한 예산 삭감 정책은 의회를 통과해야 실제 예산을 줄일 수 있다. 정치적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신설 조직의 예산과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다. 유력 기업인인 머스크가 정부에서 역할을 맡게 되면 이해 상충 우려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부서를 과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의 ‘그레이스 위원회’와 견주고 있다. 그레이스 위원회는 연방 지출 통제와 관료제 개혁을 목적으로 2500개 이상의 권고안을 제출했다. 다만 대부분 채택되지 못했다. 과연 바카라 프로그램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트럼프가 공언한대로 ‘맨해튼 프로젝트’일까, 아니면 말만 앞섰던 ‘그레이스 위원회’일까.

/ 바카라 프로그램 전유원 기자 yuwonchun@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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