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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새로운 석유…"지배력을 의미"

칩이 국방·경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주요 자원으로 취급받고 있다. 한국과 대만 위상 역시 커졌다.

  • 슬롯사이트입력 2024.08.19 14:30
  • 최종수정 2024.08.19 17:45
  • 기자명Geoff Colvin & 문상덕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다니엘 예긴이 퓰리처상 수상작 '프라이즈'에서 보여주었듯이,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상품은 석유였다. 그는 20세기 초부터 "석유는 지배력을 의미했다"고 썼다. 석유를 가진 자나 구할 수 있는 자가 세계를 지배했다. 이제 21세기의 자원은 반도체라는 것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석유가 20세기의 중대한 사건들에 영향을 미쳤듯이, 반도체도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022년 10월, 연방정부가 중국에 대한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칩과 칩 제조 장비 수출 통제를 실시한 지 며칠 후 새로운 시대를 선언했다. 그는 "냉전 이후의 세계는 끝났다"며 "다음에 올 것을 형성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며, 그 경쟁의 핵심에는 기술이 있다"고 말했다.

넓은 기술 세계 내에서 칩의 우위를 확인하려면 8월 5일의 주식 시장 패닉을 살펴보면 된다. 투자자들은 기술주에서 이탈했고 여러 경제지표를 끌어내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기업 기술주식들(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이 그날 수천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잃었지만, 다른 종류의 기술주들은 자신만의 길을 갔다.

대부분의 주요 칩 제조 산업 기업들(엔비디아와 같이 칩을 설계하지만 제조하지 않는 기업들이 아닌)은 거의 눈에 띄지 않게 패닉을 무시하고 상승했다. 대만 반도체 제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ASML,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브로드컴은 상승세로 마감했고, 인텔은 보합,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소폭 하락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날 미국보다 낙폭이 컸던 한국 시장의 폭락세에 동반하락했다.

대형 기술기업에만 집중하는투자자들은 기회를 놓치고 있을 수 있다. 기술 섹터의 붕괴 속에서도 시장은 칩 제조업체들의 가치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어떤 자원이세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때전세계적으로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된다. 지금 컴퓨터 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20세기 석유에서 일어났던 일과 같다.

일상생활은 핵심자원없이상상할 수 없다. 20세기에(그리고 지금도) 세계 경제는 가솔린, 천연가스, 석유화학 제품으로 만든 플라스틱 없이는 멈춰 설 것이다. 21세기에는 칩이 단순히 우리의 휴대폰과 컴퓨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냉장고, 토스터기, 난방기, 에어컨에도 들어있다. 존 노이퍼 반도체산업협회회장은 포춘에 "칩은 전류가 흐르는 거의 모든 것에 들어있다"고 말했다.

작은 국가들이 갑자기 세계 지정학의 주요 플레이어가 된다. 석유 시대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생각해보라. 반도체 시대에는 대만과 한국이 첨단 반도체칩의 100%를 생산한다.

또한 석유처럼 정부가 핵심산업에 개입한다. 20세기에는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라틴 아메리카의 12개 이상의 국가들이 국영 석유 회사의 소유권이나 통제권을 가져갔고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미국 및 기타 국가들은 자국의 칩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동시에 핵심 자원에 관한 산업은 국가간 전쟁과 전쟁 계획의 핵심 요소다. 석유와 그 부산물에 대한 접근은 20세기의 모든 중요한 전쟁에서 결정적인 요소였다. 오늘날 거의 모든 무기에는 칩이 포함되어 있다.군사용 칩에 대한 접근은 최고 수준의 국가 안보 문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측은 수백 개의 칩이 포함된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다.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미사일에 들어있는 많은 칩들이 미국 기업들의 제품이다.

칩 주식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석유가 20세기에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창출했지만 길은 험난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0세기 후반에만 해도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에서 25달러 사이를 오갔다. 칩 제조업체들, 특히 미국 칩 제조업체들에게도 국제적 정세로 인해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주로 중국 군대와 경제의 일부를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만이 이 게임의 유일한 플레이어는 아니다. 칩 제조에는 다른 국가들, 특히 독일, 일본, 네덜란드, 한국, 대만이 공급할 수 있는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이들 국가가 자국의 구성 기술을 중국에 판매한다면 미국의 제재는 무효화될 수 있다. 그레고리 앨런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은 엄청난 시장 점유율과 수익 손실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들이 더 이상 최고의 기술을 중국에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며"그 대가로 얻는 것은 일시적인 국가 안보 이익뿐"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칩은 성공적인 투자자들이 이해해야 할 독특한 상품이자 독특한 시장이 되고 있다.

다니엘 예긴은 이를 예견했다. 2008년 그는 "앞으로 나아갈 때, 지배력은 분명히 석유 한 배럴만큼이나 컴퓨터 칩에서 나올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전 세기와 마찬가지로 이번 세기에도 세계 지정학은 핵심 자원을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 글 Geoff Colvin편집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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