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310/30933_22366_1653.jpg)
헨리 앨런 도이체방크 거시전략 담당자가 9일(현지 시간) 1970년대처럼 국제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불안정해진 국제정세로 원자재 공급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그는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며갈등이 격화되는 중동을 대표적 사례로 언급했다.
앨런은"지금 1970년대를 되돌아보면 오늘날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점이 많다"며 "주말 동안 이스라엘이 받은 공격은 지정학적 갈등이 어떻게 예기치 않게 터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50년 전 중동 지역에서 욤 키푸르 전쟁이 발발하면서 원유 가격이 상승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10년간 스태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1973년에서 1983년 동안 국제적 인플레이션 평균은 11.3%였다. 10년 전에 비해 3배가 넘는 수치다.
유가는 두 번에 걸쳐 급등하면서 국제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 첫 상승세는 1973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생산량을 감축하고 욤 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한 나라들에 원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시작되었다. 유가는 4개월 만에 배럴당 2.9달러에서 11.65달러로 300% 급등했다. 두 번째 유가 상승은 1979년 이란에서 혁명으로 석유 생산이 마비되면서 발생했다.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이 약 7% 줄어들었다. 1980년 이후 이란-이라크 전쟁까지 발생하면서 원유 생산은 더욱 줄어들었다. 1979년 초 배럴당 10달러 미만이던 원유 가격은 1981년 배럴당 34달러까지 올라갔다.
앨런은 "2020년과 1970년의 가장 명백한 유사점은 에너지, 특히 석유 가격의 급등이다"고 설명했다.
2020년대의 에너지 가격 상승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에서 원자재 수출을 제재했다. 2022년 초 배럴당 약 80달러에 머물던 유가는 3개월 만에 139달러 이상 상승했다. 이후 유가는 점차 하락하며 올해 6월 74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국제적인 수급 불균형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제2의 오일쇼크를 불러올 위험이 있다.
앨런은 "이런 원유 공급의 타격은 1970년대와 현대에서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는 동시에 성장을 늦추며 경제에 심각한 어려움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힘든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힘든 경제적 요건 속에서 긴축하며 인플레이션을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1970년대가반복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물가가 안정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앨런은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공급망 병목이 해소되는 모습도 언급했다. 뉴욕 연준의 글로벌 공급망 압박 지수(GSCPI)는 2021년 말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장기 지표의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낙관적인 조짐에도 불구하고 앨런은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중동에서 발생한 군사적 충돌을 언급하며 안심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안주할 때가 아니다"며 "1970년대는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 사설 바카라 육지훈 기자 jihun.yook@fortunekorea.co.kr